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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23. 22:06

최근에 필자가 학술발표를 한 글을 간단히 소개한다. 아직 진행되고 있는 연구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정도이다. 



 요즈음 한국인에게 “미국을 좋아하는가?” 혹은 “미국을 좋게 생각하는가?” 하고 물으면 한마디로 간단하게 답을 얻기 어렵다. 아마도 1970년대에 이런 질문을 했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별 주저 없이 긍정적으로 대답했을 것이다. 학자들은 1980년 광주항쟁 이래 한국인의 미국에 대한 태도가 점차 변하여 이제 전적으로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데 동의한다.

그렇다고 “미국을 싫어하는가?” 혹은 “미국을 나쁘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한국인은 많지 않다. 요컨대 요즈음 대다수 한국인은 미국에 대해 ‘그렇게 좋지도 싫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과거에 흔히 거론되던 ‘친미․반미’의 인식틀은 더 이상 한국인에게 쓸모가 없어졌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인은 미국과 여러 면에서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한국의 언론은 항시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따라서 한국인은 미국에 대해 자기 나름의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

친미 아니면 반미라는 흑백의 일차원적인 잣대 대신에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생각을 반영하는 다섯 가지의 차원을 생각해 보았다. 얼마나 미국을 좋아하는지, 얼마나 미국을 신뢰하는지, 얼마나 미국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얼마나 미국을 경험하였으며 알고 있는지, 미국의 전반적인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이다. 각각의 차원에 대해 별도로 측정해 본 결과 놀랍게도, 한국인은 미국을 어느 정도는 좋아하지만 그리 신뢰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실 한국인이 미국을 좋아하는 정도도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전체의 4분의 1에 달한다. 미국의 수준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그리 높이 평가하지는 않는다. 반면 한국인의 대부분은 미국이 우리에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인은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인은 그들의 주장에 별로 동조하지 않는다.

한국인의 미국에 대한 생각은 복합적이다. 미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존재이지만 그리 신뢰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대체로 한국 사람들의 생각이다. 한국인은 미국이나 미국인에 대해서도 그리 크게 감정적으로 끌리지 않는다. 미국의 풍요가 부럽기는 하지만 미국의 체제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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