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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21. 13:02




아침 나절을 라인강변에서 지내다 오후에 다섯 시간을 달려 하이델베르크 에 도착하다. 버스에서 어린 아이 셋을 데리고 씨름하는 흑인 엄마를 만나다. 위에 애는 다섯살이나 됬을까 막내는 두살이 못되보인다. 문제는 그 막내녀석이다. 안아달라고 계속 보채며 조금이라도 내려 놓으면 무지하게 울어댄다. 운전사가 여러번 그녀에게 아이를 울지 않게  달 래라고 주의를 주고. 이층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강하게 요구해도 그녀는 어찌어찌  버티며 자리를 지킨다. 어디서 탔는지  모르지만 애가 잠든 잠시의 시간을 제외하고 내리 애가 우는 소리를 들으며 지냈다.
버스 여행은 좋은 점이 있다.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좋은 기회다. 좁은 공간에서 긴시간을 함께 있으면 그들이 남에게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차창으로 지나치는 풍광과 때때로 정차를 위해 들르는 도시의 모습을 훑어 보는 것도 매력이고.
중간에 버스안이 한가해져서 이층으로 자리를 옮겼더니 그곳은 딴세상이다. 아래층에는 증노년에 아이를 동반한 유색인들이 많은데 위층은 이십대의 백인 젊은이들 천지다. 훨씬 자유롭고 애정 행각이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곳이다. 아마 내가 이층 사람들 중 에 가장 나이가 많았을 거다.
 아래층 흑인엄 마는 주위의 눈총과 압력속에서 굴 욕을 삼키며 꾿꾿이 버텼지만 힘든 표정 이 역력하다. 운전수에게  당신은 아이들을. 모른다. 당신도 어린 때가 있지 않았느냐고 항변하지만.

이번 여행 은 사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지난 이년 동안 힘들었던 시간을. 뒤로할 생각에서 감행했다. 치매로 고생하던 어머니와 함께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바람을 거슬 려. 모질게 굴은 나의 옹졸함을 후회하며 그간 많은 밤을 뒤척였다. 어머니는 나에게 독특한 방법으로 지혜를 남겨 주었다. 유물을 정리하며 나에게 보여주지 않은 어머니의 일면을 알게 된거나 남긴 돈을 정리하면서 사람들 간에 이익갈등 은 적당히 좋게는  해겴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한단계 깊어지는 순간이다. 그걸 깨닫고 나니 내가 얼 마나 좁게 세상 을 보고 순진하게 살 아왔는지 내가 얼 마나 어리석은지 뼈속으로 절감한다. 그러고나니 세상 사는데 자신감이 조금더 든다.
어머니의 젊을  때. 모습은 여리게 보이는 데 어려운 환경 에서. 우리를  키우느라 강인하였다. 굴욕적인 순간  고민하고 주저하고 안타까워한 시간들이. 얼 마나. 많았을까. 어머니의 기대를 내동댕이친 기억이나 어머니를 배반한 일을. 떠올 리며 안타까와 한다.
그렇게 또한 세대가 지나가는 것이다. 엄 마를 그렇게 고생시키는 그 아이도 그런 사실 을 알 지. 못할. 것이다. 제가 잘났다고 생각하겠지. 내가 그랬던 것 처럼. 어머니가 없는 나는 이제 고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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