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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1'에 해당되는 글 1건
2019. 5. 1. 09:34


어제는 일기를 건너 뛰었다. 소피아에서 부크레시티까지 밤 버스를 타고 이동했기 때문이다. 가급적 대낮에 이동하려 하지만 다른 수단이 마땅치 않아 그리했다. 역시 새벽에 버스를 내리고 나니 술취한 것 처럼 머리가 띵하다. 다행히 숙소에서 아침부터 머물도록 허락해 방에 들어가서 쉬면서 아침을 보내다.
어제 머문 소피아의 호스텔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는데 그중 타이완에서 온 까무잡잡하고 키 작은 젊은 여성이 인상 깊다. 그녀는 칠 개월째 여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할지 모르겠단다. 태국에서 시작해 말레이지아 미얀마 방글리데시 인도 이런 식으로 하여 불가리아 까지 온 것이다. 돈은 별로 안들었단다. workaway 라는 사이트에서 일하면서 여행하는 자리를 찾아 한 곳에서 몇 주씩 머물며 지냈단다. 이 호스텔은 하루에 5시간 일주에 5일을 일하면 숙식을 제공한다. 지금 까지 국가간 이동은 주로 비행기로 하고 국내 이동은 히치 하이킹으로 했다. 앞으로 유럽의 쉥겐 지역으로 들어가면 모두 히치 하이킹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히치 하이킹을 하면 운전사와 대화를 하면서 문화와 삶의 방식을 잘 알 수 있어서 좋단다.
Dumpster Diving 라는 말을 들어 봤냐고 묻는다. 쓰레기 통을 뒤져서 먹을 것을 찾는 것이다. 그녀의 주장인즉 먹을 만하지만 유효기간이 약간지나서 혹은 야채가 일부 상해서 버리는 것이 엄청 많은데 이 것을 재활용하는 것은 지구 환경을 지키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스쿠버다이빙을 전공하고 3년을 마치고 휴학을 했는데 학적이 말소되는 2년 안에 복귀할 생각이지만 지금으로서는 현재 생활에 만족하기에 어찌 될지 모른단다. 그녀는 눈이 빚나고 활발하고 말도 많이하고 발발거리며 일도 잘한다. 어디 가서나 환영 받을 거다.
 그곳에서 직업이 항공기 승무원이라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도 만났다. 그녀는 조금 나이가 들었는데 사람들을 안내하고 의사소통 하는 기술이 돋보인다. 서비스 기술이 몸에 배어 있어서이겠지만 워낙이 친절한 심성인 것 같다. 그녀도 그곳에서 두주간 일하며 머물고 있는데 이제 너무 오래 머문 느낌이라 집에 돌아가려고 한다. 항시 이동하는 직업인데 따로 여행이 필요 하냐니까 일과 여행은 다르단다. 그녀와 이야기가 통하는 것 같아 좀더 대화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일하느라 바쁘고 무엇보다 그녀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자제했다. 남자와는 달리 여성과 이야기 할 때는 좀더 조심하게 된다. 그녀는 삶이 심드렁 한 나이에 접어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어딜 가도 신날게 없다.
부쿠레시티 숙소에서 드문 경험을 했다. 방을 함께 쓰는 시칠리아에서 왔다는 젊은 남자가 뉴질랜드에서 온 건장한 남자의 돈을 훔쳐서 도망친 것이다. 그들은 이곳이 유럽 여행에 첫날이라는데. 나는 그 시칠리아에서 온 남자와 조금 이야기 해보고 신뢰가 가지 않아 오후에 시내 산책을 가며 귀중품을 모두 가지고 나가서 피해를 면했다. 어제 이야기 한 타이완에서 왔다는 여성은 텔레비에서 그리는 것 처럼 세상이 그리 험하지 않고 사람들은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모두 친절하고 주장하지만 나는 사람이란 기회만 나면 거짓과 도둑질을 하는 심성을 타고난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주장이 맞다면 그 많은 독재자와 부패는 생겨나지 않고 오늘과 같은 일은 없을 것이기에 그녀의 주장은 틀렸다.
불가리아와 이웃 인 루마니아는 퍽 달랐다. 부쿠레시티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흡사하다. 사람들의 발 걸음이 빠르고 시가가 붐비며 사람들이 긴장되 있다. 반면 소피아는 모든 것이. 느리다. 이렇다할 일거리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느릿느릿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느낌이다. 공산국가라 그런지 공원이 많고 공공 조각상이 곳곳에 눈에 띤다. 반면 루마니아는 공산주의를 오래 전에 졸업하고 자본주의 경쟁으로 깊숙이 발을 들인 것 같다. 그들을 보며 일단 자본주의 경쟁의 빠른 리듬에 들어서면 다시는 되돌아 갈 수 없는데 하고 생각했다. 루마니아 사람들이 불가리아 사람보다 훨씬 세련되고 잘 살지만 웬지 불가리아 사람들의 삶에 정감이 간다. 물론 당사자는 그리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합리성의 댓가는 스트레스와 외로움이다. 모두가 따뜻하게 함께 사는 사회는 지구상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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