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gory Mankew. 2021. Principles of Economics. 9th ed. Centgage. 789 page.
이 책은 세계에서 아마 가장 많이 팔리는 교과서일 것이다. 오랜만에 경제학 원론 교과서를 읽으니 대학 시절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잘 쓴 책이란 것을 실감하다. 이론에 대한 설명이 쉽고 친절하며, 근래에 벌어지는 현상을 풍부한 사례로 제시하여, 추상화된 이론을 공부하면서도 현실감각을 익히게 된다. 거의 모든 이론의 설명을 구체적인 예로 설명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이 책은 경제 현상에 대한 기초 지식을 제공하는데 충실하며,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이론과 사례는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갖추어야 필수 지식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약간의 아쉬움을 느낀다. 첫째는, 전반부에 미시 경제학 분야는 친절하고 사례도 풍부해서 읽는 것이 즐거웠으나, 후반에 거시 경제학 분야는 이론을 추상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많으며 사례가 풍부하지 않아, 이것만을 읽어서는 한계가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는 거시 경제 분야가 미시 이론보다 어렵고, 이론적으로도 덜 정치하고 논란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거시경제 부분의 뒤로 갈수록 경제학자들 사이에 논쟁을 소개하는 데 많이 할애하는데, 이는 아마 현재 이 분야에 관한 지식의 한계 때문일 것이다. 둘째는, 신고전 경제학의 교과서 답게 경제의 기본 현상이나 기본 변수를 설명하는 데에는 능하지만, 일반 사람들의 경제 경험과는 약간 유리되어 있다는 느낌이 어딘지 모르게 들었다. 신고전 경제학 이론의 성격상 분배에 대한 논의는 거의 빠져 있는데, 이는 경제 활동에서 벌어지는 사람들 사이에 갈등을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균형으로만 설명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맑스의 갈등론이 여전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추상적인 이론이 사람들의 실제 경제 활동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한계를 느낀다. 이것은 주로 단순화한 이론 모델로 경제 현상을 접근하는 것의 한계이고, 인간의 심리적 비합리성을 반영하는 행동 경제학이 나타난 이유이다. 셋째는, 우리나라와 같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를 이해하는데에는, 이 교과서에서 가정하는 폐쇄 경제 closed economy 모델의 지식만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느낌이다. 거시경제 부분에서 개방 경제 분야를 설명하지만, 간략히 설명하여 부족한 느낌이다. 경제학 기본 이론을 소개하는 개론서이고, 미국 경제가 대외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개방 경제에 대해는 많은 설명과 사례를 추가하지 않은 것 같다.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면서 한계를 느꼈지만, 그럼에도 정말 잘 쓴 교과서라는 감탄을 거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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