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 2023. 내면소통: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마음근력 훈련. 인플루엔셜. 713쪽.
저자는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학자이며, 이 책은 크게 두부분을 나누어진다. 첫째는 뇌과학의 연구결과 소개이며, 둘째는 명상의 효용과 실천방법을 설명하는 것이다. 저자는 명상의 효용이 뇌과학의 연구 성과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뇌의 능력을 인지적 능력과 비인지적 능력으로 구분할 때,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건 인지적 능력 못지 않게 비인지적 능력이 중요하다. 비인지적 능력은 자기 통제력, 대인관계 통제력, 동기부여의 세개로 구성된다. 학습을 통해 인지적 능력을 향상하듯이, 비인지적 능력 역시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저자는 명상이 그 방법이라고 역설한다.
인간의 자아는 외부로부터의 감각 뿐만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감각을 처리한다. 이러한 감각이 쌓여서 이야기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자아라고 지칭하는 '기억자아'이다. 한편 순간순간 발생하는 내외부로부터의 감각과 정보를 처리하는 자아는 '실천자아'이다. 이러한 정보를 처리하려면 이러한 작업의 준거를 제공하는 배경이 필요한데, 이를 '배경자아'라 한다. 배경 자아는 의식 수준에 떠오르지 않지만, 항시 그때그때의 정보와 감각에 의미를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명상은 이 배경자아를 살피는 작업이다.
자신의 내부 감각을 스스로 거리를 두고 관조하는 훈련, 즉 자세를 바로하고 앉아, 호흡을 통제하면서, 의식의 집착을 멈추고 자신을 성찰하는 방식으로 명상을 하면, 앞에 언급한 비인지적 능력이 향상된다. 불교의 명상, 인도의 요가, 태극권 등은 방법만 약간씩 다를 뿐, 모두 동일한 원리에 따르는 것이다. 자신의 내부의 감정을 관조하는 가운데, 자기 자신과 외부에 대한 통제력이 생기며, 자신의 감정의 굴곡이나 외부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명상 실천에 적용하여 큰 성공을 거둔 듯하다. 그는 유튜브로 자신의 이론을 설파하여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의 유튜브를 보면, 저자는 확신에 차있으며, 이렇게 좋은 것, 이렇게 분명한 것을 보다 많은 사람이 누리도록 힘쓰는 사명감에 불타는 듯하다. 그러나 이 책 자체는 산만하고 반복이 많아 읽기 매우 어렵다. 여러 유명한 사람들이 그의 책을 추천하고 있는데, 그들이 과연 책을 읽고 추천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솔직히 나는 그의 설법에 별반 감동되지 않았다. 자기 확신에 찬 사람의 말을 믿지 않는 삐딱한 성향의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혹은 그의 설득력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어떻든 저자가 많은 연구와 실천을 축적한 사람임은 분명하다. 그의 뇌과학 지식은 꽤 깊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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