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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에 해당되는 글 3건
2024. 4. 17. 17:44

Leonard Mlodinow. 2018. Elastic, Unlocking your brain's ability to embrace change. Vintage books. 220 pages.

저자는 물리학자이면서 과학저술, 과학저널리즘, SF 드라마 극작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이 책은 인간의 비체계적인, 유연한 사고 작용에 촛점을 맞추어 인간의 사고, 즉 생각하는 활동에 관해 이야기한다.

인간은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생각한다. 하나는 체계적, 논리적, 분석적 사고 작용으로 하향 top-down 방식으로 전개된다. 다른 하나는 비체계적, 종합적, 즉흥적, 창조적인 사고 작용으로 상향 bottom-up 방식으로 전개된다. 전자는 당면한 주제에 촛점을 맞추고 엄격히 통제된 방식의 사고인 반면, 후자는 비통제적이고 산반한 방식의 사고이다. 정확히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전자의 방식이 유용한 반면, 전에 없던 새로운 상황과 문제에 대처하는 데에는 후자의 방식이 유용하다.

인간 두뇌의 좌반구와 우반구는 작동 방식이 다르다. 좌반구는 논리적 분석적 사고에 능한 반면, 우반구는 비체계적 즉흥적 사고에 능하다. 우반구는 감정과 동기화를 담당하는데, 어떤 행위를 왜 하고 싶고 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를 제공한다. 좌반구는 어떤 문제에 대해 합리적이고 전형적인 답을 제시하는 반면, 우반구는 비논리적이고 비실용적이지만 다양하고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 인간의 두뇌는 좌반구와 우반구가 제시하는 다른 성격의 답들 중에서 취사선택, 종합하여 최종적인 답을 의식에 떠오르게 한다. 이 과정에서 우반구가 만들어 내는 비논리적이고 상식과 규범에서 벗어나는 답들은 거른다. 유연한 사고, 창조적인 사고는, 바로 이러한 두뇌의 거르는 과정 filtering 을 억제하는 데 있다.

유연한 사고는 구체적인 문제에 집중하지 않고 이완된 상태에서만 작동한다. 이완된 상태에서 작동하는 사고 작용은 인간의 두뇌의 기본 작동 양식 default mode of thinking 이다. 릴랙스하고 있을 때에도 우리 뇌는 활발하게 움직이는데, 구체적인 문제에 촛점을 맞추어 생각할 때와 작동 방식이 다른 것이다. 산보를 할 때, 샤워를 할 때, 꿀잠을 잘 때, 음악을 듣거나 바깥 경치를 보면서 편안히 휴식을 하고 있을 때가 바로 이 디폴트 모드가 작동할 때이다. 이렇게 이완된 상태에서 문득 그동안 집중적으로 생각했으나 풀리지 않던 문제에 대한 해답이 떠오른다. 우뇌에 대한 좌뇌의 filtering 기제가 약화되고, 우뇌의 유연한 사고가 자유롭게 작동하고, 관점의 전환이나 지금까지 생각지 못한 다양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유연한 사고를 촉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명상하기, 자신을 새로운 환경에 처하도록 해보기, 다른 의견의 사람과 토론하기, 마음을 이완시키는 약물, 술 등을 섭취하기, 등을 통해, 유연한 사고를 기를 수 있다. 유연한 사고를 촉진하려면, 엉뚱한 발상을 억압하거나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엉뚱한 발상과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 속에서만, 성공적인 아이디어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과학 저널리즘에 가까운 책이다. 다양한 기존 연구를 꿰어 맞추고 유머를 곁들이면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술술 읽어 내려간다. 평이한 내용이다.

2023. 12. 12. 20:06

김주환. 2023. 내면소통: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마음근력 훈련. 인플루엔셜. 713쪽.

저자는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학자이며, 이 책은 크게 두부분을 나누어진다. 첫째는 뇌과학의 연구결과 소개이며, 둘째는 명상의 효용과 실천방법을 설명하는 것이다. 저자는 명상의 효용이 뇌과학의 연구 성과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뇌의 능력을 인지적 능력과 비인지적 능력으로 구분할 때,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건 인지적 능력 못지 않게 비인지적 능력이 중요하다. 비인지적 능력은 자기 통제력, 대인관계 통제력, 동기부여의 세개로 구성된다. 학습을 통해 인지적 능력을 향상하듯이, 비인지적 능력 역시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저자는 명상이 그 방법이라고 역설한다. 

인간의 자아는 외부로부터의 감각 뿐만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감각을 처리한다. 이러한 감각이 쌓여서 이야기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자아라고 지칭하는 '기억자아'이다. 한편 순간순간 발생하는 내외부로부터의 감각과 정보를 처리하는 자아는 '실천자아'이다. 이러한 정보를 처리하려면 이러한 작업의 준거를 제공하는 배경이 필요한데, 이를 '배경자아'라 한다. 배경 자아는 의식 수준에 떠오르지 않지만, 항시 그때그때의 정보와 감각에 의미를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명상은 이 배경자아를 살피는 작업이다.

자신의 내부 감각을 스스로 거리를 두고 관조하는 훈련, 즉 자세를 바로하고 앉아, 호흡을 통제하면서, 의식의 집착을 멈추고 자신을 성찰하는 방식으로 명상을 하면, 앞에 언급한 비인지적 능력이 향상된다. 불교의 명상, 인도의 요가, 태극권 등은 방법만 약간씩 다를 뿐, 모두 동일한 원리에 따르는 것이다. 자신의 내부의 감정을 관조하는 가운데, 자기 자신과 외부에 대한 통제력이 생기며, 자신의 감정의 굴곡이나 외부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명상 실천에 적용하여 큰 성공을 거둔 듯하다. 그는 유튜브로 자신의 이론을 설파하여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의 유튜브를 보면, 저자는 확신에 차있으며, 이렇게 좋은 것, 이렇게 분명한 것을 보다 많은 사람이 누리도록 힘쓰는 사명감에 불타는 듯하다.  그러나 이 책 자체는 산만하고 반복이 많아 읽기 매우 어렵다. 여러 유명한 사람들이 그의 책을 추천하고 있는데, 그들이 과연 책을 읽고 추천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솔직히 나는 그의 설법에 별반 감동되지 않았다. 자기 확신에 찬 사람의 말을 믿지 않는 삐딱한 성향의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혹은 그의 설득력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어떻든 저자가 많은 연구와 실천을 축적한 사람임은 분명하다. 그의 뇌과학 지식은 꽤 깊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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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14. 21:07

David Linden. 2011. The Compass of Pleasure: How our brains make fatty foods, orgasm, exercise, marijuana, generosity, vodka, learning, and gambling feel so good. Penguin books. 195 pages.

저자는 신경생리학자이며, 인간의 쾌락이 작동하는 신경생리학적 기제를 설명한다. 쾌락을 유발하는 메뉴는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인간의 뇌 속에 존재하는 신경생리학적으로 유사한 장치를 통해 작동된다.

인간을 포함한 척추동물은 뇌 속 깊숙이에 쾌락을 관장하는 중추가 있다. 쥐의 뇌의 쾌락 중추에 전극을 박고, 이곳을 자극하는 전기 자극을 스스로 발생시킬 수 있도록 하면, 쥐는 식음을 전폐하고 쾌락을 유발하는 행위에 전념한다. 쾌락을 느끼는 것은 생물의 생존과 후손 번식을 위해 진화한 능력이다. 

헤로인, 코카인, 등 향정신성 약물은 모두 이 쾌락 중추의 작동 기제에 영향을 미친다. 약물을 계속 복용하면, 두뇌의 쾌락 중추의 회로를 변화시켜 의존성을 만들어낸다. 투약 회수가 늘어날 수록 쾌락을 얻으려면 더 많은 양을 복용해야 하며, 갈수록 투약이 가져오는 쾌락보다 복용하지 않았을 때의 갈망이 더 커진다. 일반인과 비교할 때 약물 중독자가 약물에 의한 쾌락을 더 느끼기 때문에 약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약물을 복용하지 않을 때의 괴로움을 더욱 심하게 느끼기 때문에 약물을 찾는다. 복용하지 않으면 약물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져서, 복용으로 빠져드는 유혹을 이기기 힘들게 된다. 한동안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약물 사용을 연상시키는 상황을 마주치거나, 삶의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다시 약물 복용으로 빠져들게 된다. 약물 사용은 본인의 의지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이 일반에 퍼져 있는데, 사실 약물 중독은 생리적인 문제이므로 의지로 중단하기 어렵다. 금단 현상을 개인의 의지로 극복하기는 힘들다.

두뇌의 쾌락 중추의 회로 변화를 가져와서 의존성을 만들어 내는 약물은 법으로 금하는 마약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담배와 알콜은 모두 쾌락 중추의 회로 변화를 가져와서 의존성을 만들어 낸다. 담배의 니코틴이 주는 쾌락의 강도는 크지 않지만, 담배를 피는 사람은 담배를 자주 피기 때문에,  잦은 자극으로 인하여 쾌락 중추의 회로가 서서히 변화한다. 니코틴의 약물 의존성은 다른 마약과 다르지 않다. 담배는 폐암, 고혈압, 등을 유발하여 건강에 매우 해로움이 과학적으로 확인되었음에도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반면, 건강에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인 대마초를 규제한다는 것은 비과학적이다. 여러 나라에서 엄격하게 법으로 금지하는 대마초나 엑스타시 등은 쾌락 중추의 회로 변화를 가져 오지 않으므로, 심각한 약물 의존성을 낳지 않는다. 

음식 역시 쾌락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병적으로 비만한 사람은 지방의 과도한 섭취를 제한하는 호르몬이 두뇌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 몸 속의 지방은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비만한 사람의 뇌는 이 호르몬에 대해 둔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섹스, 도박 등도 뇌의 쾌락 중추의 작용으로 쾌락을 느낀다. 도박 중독자에게 불확실한 미래의 보상은 확실한 보상보다 더 큰 쾌락을 가져다 준다. 잦은 섹스나 도박 또한 약물과 마찬가지로 쾌락 중추의 회로 변화를 유발하여 의존성이 만들어질까? 다시말하면 섹스 중독, 도박 중독은 약물 중독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생리적인 문제인가, 아니면 의지로 조절 가능한 행동의 문제인가? 약물 중독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쾌락 중추의 회로 변화로 인한 문제로 추정된다. 다만 이러한 의존성에 쉽게 빠져드는 유전적 기질이 있다. 쌍둥이 연구에 따르면 중독자의 중독의 원인의 30~50%는 유전적 기질 때문이다.

인간은 구체적인 물질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관념에 의해 쾌락을 느끼고, 다른 쾌락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믿는 이념이나 종교에 헌신할 때 쾌락을 느끼고, 이러한 이념을 위해 먹고 섹스하는 등 생리적 쾌락 유발 행위를 억제하는 능력이 그것이다.

현재의 뇌생리학의 연구는 뇌의 작용을 이해하는데 초보적인 수준에 있다. 그러나 저자는 궁극적으로 인간이 뇌의 작용을 완전히 이해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인간이 미래에 두뇌의 쾌락 중추를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쾌락을 스스로 조작할 수있다면, 실험실의 쥐가 보여주듯이, 인간이 힘들게 노력을 하려고 하지 않기에 인류의 문명이 멸망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전문 지식을 풀어썼다. 전문 학술 용어가 매우 많이 등장하여 읽기 불편하다. 전문용어를 조금 가지치기한다면 좋았을텐데, 읽은 수고의 상당부분을 발음도 힘든 긴 전문용어를 눈으로 쫓아가는 데 낭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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