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와프닉. (김보미 옮김). 2017. 모든 것이 되는 법: 꿈이 너무 많은 당신을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 웅진 지식하우스. 231쪽.
저자는 커리어 코치이자 강연가이며, 이 책은 한가지 전문 직업에 종사하기보다 여러 가지 다른 성격의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논의한다.
사람은 어릴 때부터 시작하여 성인이 되어서까지, 무엇을 하면서 살지에 관해 생각할 때, 한가지 전문 분야에 자신을 몰입하여 사는 삶을 바람직하게 여긴다. 그러나 일부 사람은, 천성적으로 한가지에 관심을 고정하지 못하고, 다양한 관심을 동시에 혹은 시차를 두고 전전하도록 생겨먹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한가지 관심, 한가지 직업에 일생을 매몰하라는 사회적 요구는 큰 심리적 육체적 갈등을 유발한다.
다양한 관심과 일을 하면서 살도록 생겨먹은 사람은, 그러한 자신을 인정하고, 그에 맞게 사는 것이 좋다. 여러가지 관심을 가진 사람은 한가지도 제대로 못한다는 사회적 통념이 있지만, 그러한 사회적 통념을 무시해야 한다. 다양한 관심과 일을 하는 것은 한가지 전문 분야에 매진하는 것과 비교해 강점이 있다. 한 분야의 아이디어를 다른 분야에 적용하면서 새로운 창의적 방법을 만들 수 있으며, 여러 가지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새로운 분야를 더 빨리 배우며, 변화하는 상황에 더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 물론 다양한 관심을 가지고 여러가지를 하는 사람은 일생 한가지에 몰두하는 사람보다 전문성이 덜하며, 특정 분야에서 최고의 지위에 오르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최고의 전문가로 살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다양한 관심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기질에 따라 사는 대신에 깊이있는 전문성을 희생해야 한다.
다양한 관심을 살리면서 여러가지 일을 하려고 한다면 유의해야 할 점이 세가지 있다. 첫째는, 어떻게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을 만큼 돈을 벌 것인가이다. 자신이 관여한 여러가지 일 모두에서 돈을 벌기를 기대하기보다, 돈을 버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혼합된 것이 좋다.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할 돈을 벌 수 없다면, 다양한 관심을 살리면서 사는 것은 일단 보류해야 한다. 둘째, 여러가지 관심을 가지고 여러 일을 하는 것은 자신이 좋아서 그리하는 것일텐데, 자신이 하는 일이 자신의 삶에 의미를 가져다 주어야 한다. 자신의 삶 전체로 볼 때 의미를 갖지 못한다면, 아무리 일시적으로 흥미를 유발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 단계에 도달할 때까지 특정한 일에 자신을 헌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관심의 다양성을 확보한다고 해도, 여러가지 일을 하는 것이 자신을 압도하여 지치게 하지 않도록, 다양성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다양한 관심을 살리면서 일을 하는 몇가지 패턴이 있다. 첫째는 여러가지 관심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일을 하는 것이다. 둘째는 서로 다른 성격의 몇가지 일을 스위치하면서 동시에 관여하는 방식이다. 셋째는 한가지 일을 주로 하되, 다른 관심은 부차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일부 할애하여 간여하는 방식이다. 넷째는, 매번 한가지 일에 전적으로 몰두하되, 순차적으로 새로운 일로 갈아타는 방식이다. 다양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도, 이 네가지 중 어느 방식이 자신에게 맞는지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찾아 나아가야 한다.
이 책은 낭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꾸준히 참고 일을 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특정한 사람의 기질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의심스럽다. 다양한 관심을 추구하면서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칼 맑스가, 아침에 일하고 오후에 낛시하고 저녁에 독서하는 삶을 가장 인간적인 삶으로 그리지 않았던가. 일의 복잡성이 높아질수록, 일에 숙달하는 데 많은 지식과 오랜 훈련이 필요하고, 일을 제대로 하려면 큰 헌신을 필요로 한다. 우리가 사는 도시 산업사회는 전문화와 분업의 결과 높은 생산성을 거두고 지금의 풍요 도달했다. 자신의 관심이 흘러가는 대로 재미와 의미를 찾으면서 사는 삶을 지향한다면, 엄청나게 능력이 출중한 사람이 아니라면, 풍요하게 살기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 다기능인의 예로 든 사람들은 대체로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다.
'복숭아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행동경제학인가 (0) | 2025.06.18 |
---|---|
제2의 성 (0) | 2025.06.05 |
뇌과학은 인간의 이해를 어떻게 돕는가 (0) | 2025.05.26 |
사람들은 왜 음모론에 빠지는가 (0) | 2025.05.14 |
사람들은 왜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가 (0) | 2025.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