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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에 해당되는 글 3건
2024. 10. 23. 15:26

키트 예이츠. 2019. 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웅진 지식하우스. 356쪽.

저자는 수학자이며,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수학적으로 생각할 때 잘 못된 경우를 여러 사례들을 인용하면서 풀어낸다.몇개의 독립적인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기하급수적 증가와 감소, 통계적 판단의 오류, 우연의 확율에 대한 이해, 사실을 의도적으로 외곡하는 수치 표현, 전염병에 대응하는 수학적 모델, 등이다.

인구 전체로 볼 때 특정 질병의 발생 확율이 매우 낮다면, 선별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해도, 실제 질병에 걸렸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양성 판정자 중에 false positive 경우가 true positive 경우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만일 진짜로 그 질병에 걸렸다면, 두번 연속 false positive 를 받을 확율은 크게 낮아지므로, 처음 진료한 곳과 다른 의료기관에서 독립적 검사를 통해 이차 의견을 받는 것이 좋다.

어떤 집단에서 두 사람의 생일이 일치할 확율은 생각보다 높다. 예컨대 23명이 모인 집단에서 생일이 일치할 확율은 50%를 넘어선다. 이는 사람수가 증가하면 구성원 사이에 랜덤한 두사람의 조합의 경우의 수가 매우 빨리 증가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두 사건간의 관계에 대해 흔히 인과적 연관을 상상하는데, 실제는 우연히 두 사건의 특징이 일치할 가능성이 크다. 사건이 우연히 발생할 가능성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다.

사람들은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드물게 일어나는 특질의 변화에 대해서는 비율로 표기하여 변화의 크기를 과장하는 반면,  자신이 숨기고 싶은 드물게 일어나는 특질의 변화에 대해서는 절대수치의 차이로 표기하여 변화의 크기를 축소하려 한다. 의도적으로 한쪽편은 비율로 표기하고, 다른 쪽 편은 절대 수치로 표기한다면, 이는 거짓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자를 속이는 행위이다. 숫자를 제시하면 주장에 권위가 더해지는 듯 하지만, 이렇게 숫자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외곡되게 표현하는 행위는 미디어나 정치권은 물론 학계에서 흔히 저지르는 잘못이다.

최적화를 행할 때, 모든 가능한 사안을 검토한 후 최선을 선택하는 것은 비용대비 수익이 적다. 첫 세 사건에서는 기준을 정한 후, 이후에 마주치는 사건 중, 이 기준보다 더 좋은 것이 나타나면 더이상의 탐색을 중단하는 것이 수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최적화 전략이다. 식당을 고르거나, 상품을 고르거나, 등, 다수의 사건 중에서 결정을 하려할 때, 이 수학적 지혜를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은 수학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오용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로 풀어낸다. 이러한 종류의 책은 문제가 복잡해지면 수학이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도와주는지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수학적 논증에 합당한 다양한 사례를 찿아내고 이야기로 풀어내는 저자의 능력이 돋보인다. 다만, 법적인 다툼에서 수치를 해석하는 부분에서는 번역에 문제가 있는지 여러번을 읽어도 이해하지 못했다. 여하간 흥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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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0. 18. 13:00

 

전봉근. 2023. 한반도 국제정치의 비극: 동북아 패권경쟁과 한국의 선택. 박영사.444쪽.

저자는 국제정치 학자이며, 이 책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 상황을 분석하고, 한국이 어떤 외교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인가에 관해 논의한다.

한국의 외교 전략을 고민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의 정체성과 국익을 확실히 해야 한다. 한국은 크게 네가지의 정체성을 가진다. 첫째, 한국은 미국,중국, 일본, 소련이라는 강대국에 둘러싸여 중간에 끼인 국가이다. 둘째 한국은 경제적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통상 국가이다. 셋째, 한국은 북한의 위협이 상존하는 분단 국가이다. 넷째, 한국은 인구과 경제규모에서 세계에서 강대국은 아니나 그렇다고 약소국도 아닌 중간의 위치의 국가이다. 한국의 존립과 번영을 위해 이 네가지 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은 외교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의 안보는 원칙적으로 부단한 자강 노력과 함께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해야 한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으므로, 중국을 자극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미국의 요구를 따르되 중국의 심기를 크게 거슬릴 행동은 삼가야 한다.  중국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원칙 내에서,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여 중국의 대척점에 서거나 혹은, 중국에 따르면서 미국과 척을 지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어느 쪽도 잃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가 중국이 밀어붙이는 국제질서보다는 우리의 안보를 위해 더 의지할만 하기 때문에, 미국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

한국은 우리와 비슷한 입장의 나라들과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호주, 터키, 인도, 유럽연합,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의 나라들과 연대를 맺으면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공동의 힘을 구축해야 한다. 물론 이 나라들은 각자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통일된 대오를 형성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미중의 갈등 속에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함께 목소리를 낸다면 중간자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 한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한국이 핵무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한다. 한국이 핵무장을 시도한다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엄청난 압박과 제제를 받을 것인데, 한국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으므로 이를 감당할 수 없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한국의 압도적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도움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 하에 있으므로, 비록 이것의 신뢰성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겠지만,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미국 또한 핵을 사용하여 응징하리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북한이 핵을 사용하기는 어렵다. 북한 정권의 붕괴를 각오하지 않는 한, 핵무기는 사용하지 못한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위협에 대응하여 정권의 생존을 위해 핵을 보유하는 것이지, 남한을 침공할 의도로 핵을 보유하는 것은 아니다. 즉, 북한의 핵 위협은 그렇게 생각만큼 현실적인 위협은 아니다. 한국이 핵재처리 능력을 확보하여, 핵무기는 보유하지 않아도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는 방안, 즉 일본의 현재 지위와 같은 수준에 도달하는 목표 또한, 미국의 반대로 추진이 쉽지 않다.

저자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상 때문에, 선진국들의 눈치를 보면서 그들 모두와 잘 지내야 할 운명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주변 강대국들이 쉽게 잡아먹을 수 없는 능력을 키우고, 국내적으로 통일된 대오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교 정책의 방향을 크게 바꾸고,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임기응변적으로 대응하는 한국의 외교는 개선해야 한다. 한국의 정체성과 국익을 명백히하고, 국제사회의 원칙에 따르면서, 지혜롭게 처신해야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정부와 국책연구소에서 오랜 외교 정책연구 활동을 한 결과를 집약한 것이다. 분석과 주장은 현실적합성이 높으며 설득력이 크다. 다만 저자의 여러 보고서와 논문들을 짜깁기하여 단행본을 만들었기 때문에, 중복이 매우 많다. 저자가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집약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호흡으로 새로 책을 썼다면 훌륭한 작품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2024. 10. 14. 20:54

Daniel Levitin. 2014. The Organized Mind; thinking straight in the age of information overload. Dutton. 383 pages. 

저자는 뇌과학자이며, 이 책은 조직적으로 사고하고 생활하는 방법을 뇌과학의 연구에 기초해서 설명한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은 정보 과부하 상태에서 살고 있다. TV, 이메일, SNS, 유튜브, 인터넷 검색, 등의 경로를 통해 매일 엄청난 규모의 정보에 사람들의 의식이 노출된다. 쇼핑을 가서도 단일 품목에 대해 선택지가 매우 많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들을 비교하여 선택하는 과정에서 뇌의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이러한 정보들은 우리의 주의력과 기억력 및 뇌의 정보 처리 능력을 조금씩 갉아먹기 때문에, 사람들의 뇌는 지쳐 있다. 현대인은 정말 중요한 주제에 뇌의 능력을 집중적으로 쓰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근래에 사람들은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모드, multi-tasking mode, 속에서 살아간다. 뇌과학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없다.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 우리 뇌는 한가지 일에 조금 에너지를 쓰고, 다른 일로 이전하여 또 조금 에너지를 쓰고, 다시 다른 일로 이전하는 일을 반복한다. 우리의 뇌는 이렇게 일과 일 사이에 의식을 이전할 때마다 뇌의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멀티태스킹 모드에서는 어느 한가지 일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며 쉽게 뇌가 지친다. 한가지 일에 집중하고, 그 일이 끝나면 다른 일로 이전하는 방식 mono-tasking mode 으로 일해야만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뇌는 여러가지 생각을 동시에 담고 있으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정보를 외부 수단에 기탁하는 것이 enteralize, 우리 뇌의 부하를 줄이고 중요한 일을 위해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길이다. 우리의 뇌는 일단 입력된 정보는 의식의 수면 위 혹은 아래에서 머물면서 뇌의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을 때에는 의식에 그 정보가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정보를 불러내서 뇌가 처리하도록 하기 위해서, 현재 사용하지 않는 많은 정보를 외부에 기탁하고 필요할 때만 불러오도록 해야 한다. 정보를 외부에 기탁하는 방법으로는, 종이에 메모하기, 비서나 다른 사람에게 넘기기, 꼭 필요한 시점에 뇌가 필요한 정보를 상기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기, 등이 있다. 5분 이내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은 바로 처리하여 머리를 비우는 것도 유용하다. 성공한 사람들은 당장 해야 할 일에 뇌의 에너지를 온전히 집중하도록 하여, 최고의 뇌 효율성을 거두면서 일한다.

뇌는 두가지 모드로 작동한다; '실행 모드' executive mode 와, '이완 모드' day-dreaming mode. 이완 모드가 기본 상태 default 이며, 실행모드가 끝나면 이완 모드로 복귀한다. 실행모드는 특정 주제에 의식을 집중하여 focused 정보를 처리하는 모드인 반면, 이완 모드는 특정한 주제에 의식이 투사되지 않고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상태이다. 이완 모드일 때, 전에는 연관되어 있지 않던 정보의 조각이 연결되며, 창의적인 생각,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떠오른다. 뇌에 과도하게 많은 다양한 정보가 입력되면, 이완모드에 들어가기 어렵다. 뇌는 휴식을 취할 때 이완 모드에 들어가기 때문에,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행 모드의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해야 한다. 휴가를 가고, 쉬는 시간을 갖고, 등으로, 실행 모드로부터 의식을 벗어나게 해야만, 뇌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수리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정보의 가치를 구분하고, 중요성과 가능성을 비교 분석해야만 가장 효과적인 정보 처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베이지안 이론 Basian theory 에 입각해서 사고할 것을 제안한다. 기초 확율 base 을 먼저 정하고, 추가적인 정보를 이것에 차례로 더하면서, 조금씩 진실에 근접하게 확율을 다듬는 것이  최선의 정보 처리 방법이다.

인터넷의 시대에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보의 가치를 평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정보 출처의 권위, 다양한 정보의 상호간 비교,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정보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가짜 혹은 외곡된 정보를 진실된 정보와 구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러한 기술은 학교 교육에서부터 단련되어야 한다.

이 책은 저자의 뇌과학 연구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지나치게 다양한 주제를 다루느라 촛점이 흐려졌다. 집안을 조직하고, 사회관계를 조직하고, 시간을 조직하고, 비즈니스를 조직하고, 의료 정보를 조직하는 등, 일상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다. 뒤로 갈수록 연구 결과에 근거한 논의는 줄어들고, 자기 개발서의 냄세가 난다. 그가 언급하는 많은 정보 조직과 뇌의 효율적 사용 방법을 적용하여 살아 왔음을 느낀다. 그가 언급하는 많은 지적들은 상식과 생활의 지혜에 속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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