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Bloom. 2016. Against empathy: the case for rational compassion. HarperCollins. 241 pages.
저자는 사회심리학자이며, 감정이입보다는 이성적 접근이 세상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타인이 느끼는 것을 내가 느끼는 감정이입 emphy 은 일견 긍정적일 것 같지만, 부정적 측면이 더 많다. 감정이입은 서치라이트와 같아서 좁은 촛점에 관심을 집중하기때문에, 편견을 낳으며, 문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방해한다. 감정이입은 현재 이곳에서의 상황에 집중하게 함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발전할지에 대해 이성적인 추론과 이러한 추론에 바탕을 둔 이성적인 대응을 어렵게 한다. 감정이입은 내편과 남의 편을 구분하게 만들며, 공평한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
인간은 원래 공평하지 않다. 만일 어떤 사람이 나와 가까운 것과 나와 먼 것을 둘다 공평하게 취급한다면, 나와 가까운 것을 편애하여 불공평하게 행하는 사람과의 경쟁에서 밀려나, 결국 진화의 과정에서 소멸할 것이다. 감정이입은 나와 가까운 것을 편애하는 진화 과정의 산물이다. 나의 가족, 나의 친구, 나의 공동체의 사람들의 감정이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데, 이러한 편협한 감정에 휘둘린다면 크게 볼 때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만들 뿐이다.
사람들이 감정이입에 의존하여 공적인 문제를 다룬다면 정의란 존재할 수없다. 감정이입을 억제하고, 상대의 사정을 이해하는 이성적 접근을 통해서만 전체적으로 정의롭고 효율적인 사회가 될 수있다. 상대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감정이입 emphasy 대신에 공감 compassion 으로 충분하다. 상대가 겪는 고통을 나도 느끼는 감정이입이 아니라, 상대가 겪는 고통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공감능력으로 충분하다.
인류의 역사에서 감정이입 때문에 타인에 대해 폭력과 잔인함이 행사된 경우가 많다. 나 및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 가해진 고통은 나와 먼 타인에게 가해진 고통보다 훨씬 크게 느껴지며, 나 및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 가해진 부정의는 타인에게 가해진 부정의보다 훨씬 심각하게 보인다. 그 결과 나와 가까운 사람의 감정을 나도 느끼는 감정이입은 사태의 정확한 파악과 효율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이책은 한 주제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연습한 결과물 처럼 보인다. 인간의 심리 작용이 감정에 의해 좌우된다는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인간 심리의 기본은 이성에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글이 마치 대화하듯이 술술 읽히는 장점은 있으나, 가벼운 심리학 저술이 그러하듯이, 그리 큰 통찰력을 주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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