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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 19. 14:41

Edmund Russell. 2011. Evolutionary History: Uniting History and Biology to understand life on earth. Cambridge Univ. Press. 165 pages.

저자는 환경역사학자이며,  이 책은 인간이 자연 세계에 영향을 미쳐 자연세계가 진화해왔으며, 거꾸로 자연 세계가 인간의 진화를 이끌었다는 주장을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인간이 유발시킨 진화는 anthropogenic evolution 은 인간이 아닌 자연세계는 물론 인간 자신의 역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인간은 의도적으로 intentionally, 혹은 인간이 의도하지 않는 와중에 자연세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동물과 식물의 진화를 가져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동물을 길들이고, 인간을 위해서 유용한 형질의 식물을 발전시킨 것이다. 또한 인간은 많은 동식물을 멸종시켰다. 인간이 길들인 동식물은 거꾸로 인간사에 영향을 미쳤다. 식물을 길들임으로서 가능해진 농업은 이후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끌었다.

어업과 수렵은 주로 몸집이 큰 규모의 생물체를 잡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은 몸체의 생물들만이 선택적으로 살아남아 후손을 남겼다. 그 결과 시간이 흐르면서 같은 종 내에서도 몸체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는 진화를 가져왔다. 아프리카에서 상아채취를 위해 코끼리를 대량으로 살육한 결과, 현존 코끼리 중에는 상아가 없는 형질이 지배종으로 자리잡았다.

인간과 병충해간 영향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함께 진화하는 과정 coevolution 이 전개되었다. 인간이 만든 항생제와 농약에 대응하여 병원균과 해충은 이것에 저항성을 갖는 새로운 형질을 진화시켰으며, 인간은 이것들의 출현에 대응하여 새로운 약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면역 형질을 발전시켰다. 병원균 및 해충과 인간 사이의 상호적인 진화의 과정은 앞으로도 계속 전개될 것이다.

서구에서 18세기에 시작된 산업혁명에는, 그 이전 오랫동안 아메리카 대륙에서 원주민들이 선택적 교배 selective breeding 를 통해 만들어낸 장섬유 면화종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전까지 구대륙에는 인도와 이집트에서 재배된 단섬유의 면화종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생산되는 단섬유는 기계화에 적합치 않았다. 요컨대 아메리카 대륙에서 수입된 장섬유는 산업혁명을 가능케 한 필요조건이었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인간과 인간 이외의 자연세계 사이에 공진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주장한다. 진화역사학 evolutionary history 이라는 환경 역사학의 한 하위 영역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인간이 아닌 자연세계에 미친 인간의 진화적인 영향은 사례가 많으나, 거꾸로 자연세계에 의해 인간이 진화한 부분에서는 근래에 전개된 사례가 적다. 특정 형질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후손을 남겨야 인간의 진화가 전개될 텐데, 근대에 들어 집단간 출생율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인간의 진화는 어떻게 전개될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