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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 20. 12:38

Christopher Steiner. 2012. Automate This: How Algorithms took over our markets, our jobs, and the world. Penguin Group. 220 pages.

포브스의 탐사보도 전문기자가 그동안 쓴 글을 모아서 편집한 책이다. 흥미를 북돋우는 사례 중심으로 서술한다. 기존에 인간이 하던 분야에 알고리즘이 적용되어 변화되는 과정을 서술한다. 증권 시장에 관한 이야기가 책의 중심을 차지하며, 기타 분야는 서술의 양이나 깊이가 얕다.

헝가리 이민자인 토마스 피터피가 1960년대부터 시작하여 증권 거래에 알고리즘 거래 방식을 도입하여 엄청나게 큰 돈을 번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한다. 그는 알고리즘 거래 전문회사를 설립하여 미국 증권가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데, 그의 회사는 특이하게도 엔지니어와 수학자를 주로 고용하여 알고리즘을 고도화시키는데 전문인 회사이다. 알고리즘 거래와 연관된 이야기로, 시카고에서 뉴욕에 걸쳐 직선거리의 광통신을 깔아 속도를 매우 중요시하는 알고리즘 거래 회사를 상대로 크게 돈을 번 이야기를 한다.

두번째 사례로는 알고리즘으로 음악을 분석하는 이야기이다. 새로운 작품이 시장에서 성공할지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성공한 이야기와, 알고리즘으로 고전 음악을 작곡하여 인간이 만든 작품 못지 않은 호평을 받았으나 비판에 직면한 이야기를 한다.

세번째 사례로는 게임 이론을 적용한 알고리즘의 세계를 소개한다. 국제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알고리즘으로 예측하여 미국의 정보기관에서 유용하게 활용하는 이야기, 포커게임을 개발하거나, 신장이식 기부자와 수용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개발한 이야기를 한다.

네번째 사례로 알고리즘으로 사람들의 성격을 분석하는 세계를 소개한다. 심리 검사와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 자료를 이용해 NASA에서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우주여행이나 업무에 적합한 성격의 사람을 가려내고 갈등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모델을 활용한다. 알고리즘으로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는 방식은 사람들이 쓰는 언어를 자료로 활용하는데 콜센터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데 적용하며, 고객을 분류하고 그에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데 사용한다. 사람들의 이메일이나 전화 통화에서 쓰는 언어를 분석하여 고객이나 직원의 성격을 파악하고 문제의 가능성을 차단하거나 적절한 세일즈 전략을 선택하는데 사용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례를 언급하고 있는데, 의료 영역에서 환자를 진단을 하고 투약을 하는데 활용하며, 스포츠에서 선수를 선발하는데 사용하며, 법률회사에서 적절한 법규나 판례를 찾아내는 데 활용하는 등등.

마지막으로 월스트리트와 실리콘 밸리가 우수한 엔지니어와 수학자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양상을 서술한다. 1990년대 알고리즘 거래가 붐을 이룰때 월스트리트로 인재가 몰렸으나,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실리콘 밸리로 인재가 몰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 알고리즘을 정교화하는 일은 돈은 많이 받지만 그들의 재능이 사회를 바꾸는 데 활용되는 것이 아니기에 유감이라고 서술한다.

이 책에 나온 사례는 저자가 탐사보도 기사를 쓰기 위해 직접 인터뷰한 것에 바탕을 두었다.그래서 현장 감각이 살아 있으며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논의의 깊이는 깊지 않으며,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열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 알고리즘이 얼마나 어떻게 활용되며, 알고리즘 적용에서 어떤 문제를 노출하며, 어떻게 인간과 협업을 하고 있는지에 관해 증권 거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깊이가 있으나 다른 분야는 인상적인 서술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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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val Noah Harari. 2017. Homo Deus: a brief history of tomorrow. HarperCollins. 402 pages.

인간은 진화의 과정을 통해 지구상에서 가장 지능이 높은 동물의 위치에 올라섰다. 인간은 개체로 보면 어느 동물보다  뛰어난 존재가 아니지만, 협동과 조직을 통해 집단으로서 개체의 능력을 뛰어 넘는 문명을 이룩하였으며, 생물계를 지배하고 급기에 자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되었다.

인간은 자연 그대로의 세계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부여한 세계에서 살아간다. 인간이 만들어낸 종교는 바로 세계에 의미를 부여한다. 사실의 세계는 인간이 왜 그리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는다. 반면 종교는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나쁜 것인지, 왜 해야 하는지, 혹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 무엇을 목표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능력이 확장되면서 신의 존재는 과거와 같은 중요성을 갖지 못하게 되었다. 과학 기술 문명이 발전하고 인간의 권능이 높아지면서 신에 의지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대신 인간 자신을 모든 가치의 중심으로 놓는 인본주의 Humanism 가 지배하게 되었다. 인본주의는 모든 옳고 그름, 좋고 나쁨, 해야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 판단의 중심에 인간의 생존과 감정과 체험과 행복을 두는 세계관이다.

인간의 능력이 점점 더 발전하면서 영생과 행복과 자연과 세계에 대해 더 큰 영향력 혹은 권력을 추구한다. 저자는 유전자 조작 기술이 발전하고 기계적 능력과 생물학적 기능을 결합하는 기술이 발전하면, 결국 인간의 능력이 업그레이드된 초능력 인간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더 에너지 넘치고, 더 건강하고, 더 오래살고, 더 지능이 높고, 더 집중을 잘하고, 환경으로부터 새로운 종류의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더 많은 복잡한 정보를 신속히 처리하고, 더 추상화된 생각을 할 수있는 사람이 나타나는 것이다.

유기체란 진화의 과정을 통해 점차 고도화된 알고리즘의 덩어리이며, 삶이란 정보처리 과정이다. 우리의 삶이란 정보를 처리하고 판단하는 과정이다. 더 많은 정보를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수록 고등동물이 되는 것이고, 인간의 두뇌는 생물계에서 정보처리를 가장 잘 하는, 다른 말로 하면 지능이 높은 존재이다. 생물체의 감정이란 것은 매우 효율적인 알고리즘이다. 예컨대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은 생존에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반응하도록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정보처리에서 컴퓨터가 인간을 능가하는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컴퓨터가 더 많은 정보를 더 정확히 처리하게 된다면 인간은 자신의 의사결정을 컴퓨터에게 점점 더 맡기게 될 것이다. 인간의 정보처리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인간은 모순된 욕구와 그릇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컴퓨터로 구축된 정보처리 시스템이 더 정확히 나에 대해 알고 나의 복리를 위해 판단을 하는 경향이 높아질 것이다.

엄청난 양과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는 컴퓨더 시스템이 인간의 삶을 지배하게 되면 인본주의는 붕괴하게 된다. 그 시스템이 여전히 인간의 복리를 위해 일한다는 점에서 인본주의 이념에 따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은 모순된 존재이므로 컴퓨터의 판단이 인간의 어떤 부분에 봉사하는가가 불분명할 것이고, 시스템의 판단과 결정과 실행이 개별 인간의 복리에 반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컴퓨터에 기반한 정보처리 시스템은 알고리즘이라는 점에서  유기체보다 한단계 앞서 나간 존재로 등극할 수있다. 인간을 포함한 생물체는 결국 알고리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생물체가 가진 의식(consciousness)은 없지만 지능(intelligence)은 있는 무생물체의 알고리즘이 생물체의 알고리즘을 능가하는 세상이 올 수있다.

인간 사이에서 초능력을 가진 인간과 그렇지 못한 보통 인간으로 구분된 위계가 형성된다면, 보통 인간은 가치를 잃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정보처리 시스템이 과거에 보통 인간이 하던 일을 모두 맡아서 처리할 것이고, 소수의 초능력 인간들만이 시스템에 의해 대체 되지 않는 존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사회에서는 생산과 전쟁에 보통 사람들의 기여가 중요하였기에 보통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는 민주주의나 인간중심의 자유주의 이념이 자리잡았다. 그런데 생산과 전쟁를 정보처리 시스템이 관장하게 되고 보통사람들은 쓸모없는 존재가 된다면 이들을 존중하는 자유주의 이념은 더이상 정당성을 확보할 수없다. 생산에는 기여하지 않고 단순히 소비만 하는 존재라면 그들이 있어야 할 이유를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권, 자유라는 개념이 내동댕이 쳐질 것이다. 초능력을 가진 인간은 보통 인간을 자신과 같은 존재로 취급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젊은 나이임에도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책, Sapiens 를 읽고 감탄했던 만큼 이 책이 놀라운 책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마음껏 상상력을 동원하여 생각의 끝까지 가보고, 이를 용감하게 쓸 수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내용만이 아니라 문체 또한 부드럽게 그러나 논리적으로 명징하게 전개하는 솜씨가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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