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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22. 22:24

Albert-Laszlo Barabasi. 2014(2002). Linked: How everything is connected to everything else and what it means for business, science, and everyday life. Basic Books. 238 pages.

저자는 물리학에 배경을 둔 Network Science 학자이며, 이 책은 네트워크의 속성과, 실제 세계에서 네트워크가 적용된 사례를 설명한다. 

세상의 많은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노드(node)와 링크(link)로 구성된 네트워크는 어떤 모습일까? 학자들은 노드가 연결되는 방식은 랜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가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의 World Wide Web에 존재하는 웹페이지들이 하이퍼링크를 통해 연결된 모습을 분석한 결과, 이러한 생각은 틀리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터넷의 네트워크는 허브(hubs) 들의 위계체계로 되어 있다. 몇개의 웹페이지에는 엄청나게 많은 수의 웹페이지들로부터 링크가 집중된 반면 다른 페이지와 링크가 거의 걸려있지 않은 것에 이르기까지, 웹페이지의 링크의 빈도는 연속적인 위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많은 수의 웹페이지와 연결된 노드를 허브(hub)라 하며, 허브는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러한 속성의 네트워크를 전문용어로 scale-free networks 라고 한다.

만일 노드가 연결되는 방식이 랜덤하다면, 링크의 빈도 분포는 정규분포 곡선을 따를 것이다. 즉 대부분의 노드는 비슷한 수의 링크를 가지고 있고, 소수의 노드들만 아주 많거나 혹은 아주 적은 링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가 발견한 허브의 위계체계를 가진 네트워크에서 링크의 빈도분포는 지수분포(power law)를 따른다. 소수의 노드는 엄청나게 많은 링크를 가진 반면 대부분의 노드는 매우 소수의 링크만을 가지고 있다.

왜 세상의 많은 네트워크는 허브의 위계체계라는 속성을 지닐까? 그는 네트워크가 두가지 원칙을 따르면, 이러한 속성의 네트워크가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짐을 증명했다. 첫째 원칙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씩 하나씩 덧붙여져 성장하며, 두번째 원칙은 이렇게 새로이 출현하는 노드가 기존의 노드들 중에 가장 링크가 많이 걸린 것에 새로운 링크를 건다는 원칙이다. 기존의 노드들 중에 링크가 가장 많이 걸린 것이 네트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므로 새로 출현한 노드가 이것에 링크를 걸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노드와 링크를 하나씩 더해 나가는 실험을 하면, 허브의 위계체계를 가진 네트워크가 출현한다. 이를 복잡계(complexity), 즉 몇가지의 단순한 원칙이 자기 반복적으로 적용되면서 복잡성이 높아지는 체계라고 한다.

그가 이러한 네트워크의 원칙을 발견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인터넷 세계뿐 아니라 실제 세계에 존재하는 많은 네트워크들이 이러한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항공노선의 망, 과학세계에서 학자들 사이의 인용의 망, 공동 영화출연을 통해 헐리우드 배우들이 서로 연결된 망, 사람들 사이에 친소관계의 망, 전염병이나 유행이 확산되는 망, 등은 모두 이러한 허브의 위계체계를 가진 네트워크이다. 물론 모든 네트워크가 허브의 위계체계를 가진 네트워크는 아니다. 예컨대 미국의 대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망을 보면,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망의 링크가 지수분포를 보이지 않는다.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네트워크는 매우 강하다. 웬만큼 많은 수의 노드들에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노드들 사이에 연결을 유지한다. 반면, 허브들만 골라서 체계적으로 공격을 한다면, 이러한 네트워크들도 파괴될 수 있다. 네트워크의 이러한 속성을 알면, 조직의 운영이나 여론과 유행의 전파 등 여러 경우에 효과적으로 네트워크를 통제할 수있다. 소수의 허브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네트워크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지도를 파악하고 접근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사이에 문제해결 능력의 차이는 크다.

이책은 저자의 연구 결과를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책이다. 월드와이드웹을 분석하여 네트워크의 특성을 발견한 그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책 후반에 이러한 네트워크의 속성이 다른 구체적인 사례에 적용되는 것을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약간 피상적이다. 아무래도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네트워크와 복잡계에 흥미를 갖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