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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5. 12:56

Frans de Waal. 2019. Mama's Last Hug: animal emotions and what they tell us about ourselves. Norton. 278 pages.

저자는 침팬치의 행동을 연구하는 학자이며, 이 책은 동물의 감정을 인간의 감정과 비교하면서 근본적으로 둘은 서로 같다는 점을 밝힌다.

감정(emotion)이란 상황에 맞게 적절한 행동을 유도하는,진화과정을 통해서 발달된 장치이다. 동물은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에 부딛치면 두려움을 느낀다. 이 감정은 동물이 특정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 두려움을 느끼는 동물은 특정 상황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행동을 취한다. 감정은 인지 능력보다 특정 상황을 더 효율적으로 평가한다.

저자는 어떤 상황에 처해 내부로부터 솟아오르는 감정(emotion)과, 이를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느낌(feeling)을 분석적으로 구분한다. 감정이란 언어적 표현 이전의 것이다.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감정을 가지고 있다. 특정 상황에 대해 유사하게 반응한다면, 인간과 동물은 유사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추론하는 것이 옳다. 인간은 자신의 내적인 상태를 말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감정을 느끼는 반면, 동물은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감정이라는 내적인 상태가 없다거나 인간과 다르다는 주장은 틀리다.

말로 표현할 수있는 감정의 종류는 많지 않다. 그러나 감정이란 본질적으로 복합적인 것으로서, 몇 가지로 단순히 구분할 수 없다. 예컨대 두려움(fear)과 걱정(anxious)이 복합된 미묘하게 다양한 감정이 존재한다. 생리적 변화로 볼 때 유사한 반응을, 상황에 따라 두려움 혹은 걱정으로 구분하여 지칭하지만, 실제는 그렇게 거친 범주로 재단되지 않는다. 고통, 두려움, 걱정과 같은 기본적 감정만이 아니라, 공감, 혐오, 수치심, 죄의식, 등 복잡한 감정들 또한 동물은 인간과 다름없이 가지고 있다. 분노, 공정함, 복수의 감정, 좌절감, 우울, 등도 동물에게서 관찰된다.

동물이 감정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하는 윤리적 문제와 얽혀있다. 사람들은 동물이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싶어한다. 고통을 느끼는 동물을 잔인하게 취급하는 현실은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육식을 하는 것은 생물적 조건이기 때문에 어쩔 수없지만, 어떻게 동물을 취급하는지를 투명하게 모두가 알도록 하는 것이 동물 윤리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우리가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동물의 감정을 받아들이면 된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잔인하게 취급할 때 이를 보이지 않도록 하는데, 인간이 다른 인간의 상황을 투명하게 알도록 한다면, 인간은 타인에게 그렇게 잔인하게 할 수 없다. 동물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저자는 침팬지를 연구하면서 인간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고 한다. 침팬지는 권력, 지위, 섹스를 추구하는 동물이다. 인간을 그러한 관점에서 들여다본다고 하여 인간이 더 사악하게 보이지는 않음을, 침팬지에 대한 그의 관찰에서 읽을 수 있다. 그의 글을 따라가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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