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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7. 20:49

John Hill, Terry McCreary, and Doris Kalb. 2013. Chemistry for Changing Times. 13th ed. Pearson. 706 pages.

저자는 화학자들이며, 이 책은 인문계 학생들을 위해 쓴 화학 대학교재이다. 총 22개 장에 걸쳐,  원자구조에서부터 시작하여, 화학 결합, 화학 계산, 물질의 상태, 산과 염기, 산화물, 유기화학, 폴리머, 핵화학, 지구화학, 공기, 물, 에너지, 생화학, 음식, 약품, 건강, 농업 화학, 집안 주변의 화학물, 독성학 등에 대해 설명한다. 비과학 전공자를 위한 책이므로, 수식과 계산은 최소화하고, 대신 서술을 많이하여 잘 읽혀진다.

오래전부터 화학에 흥미가 있었으나, 화학을 제대로 다루는 교양서를 찾을 수없었다. 화학 원리와 응용에 대해 제대로 서술한 책을 읽으려면 대학 교재를 읽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한달에 걸쳐서 천천히 읽었다. 처음에 화학의 원리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부터 유기화학까지는 체계적으로 써서 이해가 쉽고 흥미롭게 읽었으나, 뒤로가면서, 특히 생화학에서부터는 다양한 많은 사실을 망라하는 방식으로 제시되어 읽어내리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화학이 설명하는 세상은 신기하고 흥미로웠으며, 화학 원리와 지식을 하나 하나 알아가는 것이 즐거웠다.

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했다면 이후의 삶이 흥미있게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큰 성과를 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읽는 내내 들었다. 가지 않은 길이기에 더욱 풀이 우거지고 파랗게 보였는지 모른다. 하는 일이 즐거우면 열정이 샘솟고, 열정적으로 일하면 좋은 성과를 내고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고, 성취는 다시 흥미와 열정을 낳는  식으로 선순환을 그리며 살고 싶은데, 지금까지 나의 삶은 그렇지 못했다. 어느 정도 열심히 했고 성과를 내기는 했지만, 일이 즐겁고 그래서 열정이 솟았다고 말할 수 없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겁게 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

수학과 과학에 소질이 있던 학생이 고등학교때 인문계를 선택하여 그 길을 걸은 결과이다. 앞으로 남은 생은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고, 성과와 인정을 받고, 열정적으로 보람을 느끼며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 마지막 숨을 거두는 자리에서 보람있는 삶을 살았노라고 자족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