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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4. 21:33
    대학은 산업인가 아닌가? 여기에 소개하는 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대학은 분명히 하나의 산업이며, 그것도 많은 이익을 내는 매우 큰 산업이다. 영국 대학들은 국내 학생에게는 소요 비용보다 낮은 등록금을 받는 대신 외국의 유학생에게 비싸게 거두어  재정의 균형을 맞춘다. 등록금 이외에도 외국 유학생이 먹고자는 데 쓰는 비용은 지역 경제에 중요한 수입원이다. 이것이 산업이라면 상품구성과 품질 관리는 어떻게 할지, 어떻게 마켓팅을 할지, 가격 정책은 어떻게 할지, 어떻게 비용 대비 이익을 극대화할지 , 등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영국의 대학교는 바로 이러한 시각에서 학교의 경영을 바라보며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 열성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영국의 대학교를 먹여 살리고 있기때문이다.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는 영어권 국가로서 수십만명의 외국 유학생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 시장에서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영국 대학도 만만치 않은 수의 외국인을 받아들인다. 이들 나라에 학생을 보내는 송출 국가로는 중국과 인도가 다수를 점유하며 아시아와 중동 등 제 삼세계의 나라도 많은 유학생을 보낸다. 영국 대학의 걱정 중 하나는 과거에 자신의 교육을 소비하였던 나라들 가까이에서 지역의 유학생 수요를 흡수하는 경쟁자가 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지아, 등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국제적인 수준의 대학교에 유학하는 이 지역의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조만간 중국은 유학을 꿈꾸는 우수한 학생들을 자국의 대학에서 흡수할 수있는 실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어떻게 하면 자국에 더 많은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할 수있을까? 조셉 나이 교수는 미국의 힘을 소프트 파워에서 찾는 데, 과학 기술과 문화에서의 매력과 우위가 군사적인 우위보다 더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미국의 가장 큰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과학과 기술에 있다. 인터넷, 컴퓨터, 자동차,휴대전화, 전기, 등 우리가 이용하는 거의 모든 문명의 이기들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발명되었거나 혹은 실용화되어 세계로 퍼져나갔다. 미국의 문제점을 흔히 지적하기는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실용화시키는 능력에서 아직 미국을  따라갈 나라는 없다. 이러한 새로운 아이디어 생산의 중심에는 미국의 대학이 있는 것이다. 미국 대학의 연구소는 불이 꺼지지 않으며 계속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고 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근래에 새로운 발견 발명은 대부분 미국 대학교의 연구소에서 시작된다. 미국 문화의 흡인력은 또 어떻고 말이다. 세계의 영화관이 미국 헐리우드 영화로 도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한국이 아마도 유일한 예외일 것이다.

    사실 이들 나라에게 외국인 유학생은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이들이 공부하는 동안 돈을 뿌려주는 것은 물론, 이들이 매우 열심히 공부하기때문에 자국 학생에게도 자극이 되어 대학의 수준을 우수하게 유지하는 데 촉매제가 된다. 마라톤에서 페이스메이커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양한 문화와 국적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캠퍼스에서 돌아다니면 대학교의 국제적인 분위기는 저절로 조성된다. 세계화와 함께 선진국 기업들은  국제적인 사업과 국제적인 경쟁에 많이 참여하게 되고 이 나라 학생들은 교육 과정 속에서 이러한 국제적인 소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외국인 유학생은 바로 이러한 교육 목적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자국에 돌아가면 자국에서 지도적인 자리를  차지하면서 미국 혹은 영국에 우호적인 의견과 생각을 전파하게 된다. 이들에게 익숙한 외국의 문물은 자신이 유학했던 나라일 것이므로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이 나라의 사례를 많이 언급하면서 사람들에게 이 나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미국이 풀브라이트 프로그램 등으로 제삼세계의 똑똑한 학생이나 언론인, 공무원, 정치가 등을 자국에서 공부하도록 지원하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한국의 지도급 인사 중에 미국 정부의 돈으로 미국에서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 소수일 것이다. 자비를 들여서 공부한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한국의 지도층 인사들은 거의 전부가 미국을 자신의 사고의 축으로 삼고 있다. 결과 한국에서 외국의 사례라고 하면 모두 미국을 인용한다. 어디 프랑스나 러시아의 사례를 언급하는 사람을 보았는가? 이들이 영화를 보고 외식을 한다면 어떤 영화를 좋아하고 어떤 음식을 선호하겠는가? 프랑스 음식점이나 러시아 식당이 주위에 드문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미국은 우리나라 지도자를 자국에서 공부시키는 데 엄청나게 많은 돈을 썼지만 그 몇배로 수익을 보장받는 투자를 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의 대학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계속 산출되는 한, 세계의 젊은이들은 이들 나라에 가서 공부하고 싶어할 것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자국민보다 외국인 유학생이 더 똑똑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데 더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약간 께름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똑똑한 외국 학생들에게 시민권을 주고 이들 나라에 남아서 계속 아이디어를 생산하도록 한다면 이들 나라의 대학과 산업은 계속 우위를 유지할 것이니, 사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외국학생이 본국 학생보다 더 잘하는 것이 위협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나라 사람 중 다수가 똑똑한 외국인이 들어와 좋은 직장을 선점하고 자신들은 밀려나서 싸구려 일자리에서 해메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는 점이다. 미국이나 영국이나 외국 유학생은 받아들이고 싶어하지만 이들이 자국에 남아서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려고 안달한다. 과거에는 박사를 따면 시민권을 쉽게 얻고 직장도 쉽게 구할 수있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사실은 이들 덕분에 선진국 국민이랍시고 그나마 잘 살고 있는 것인데도 말이다. 똑똑한 외국인 유학생이 없었다면 실리콘 밸리는 생겨날 수없었으며, 근래에 눈만 뜨면 새로 들려오는 인터넷 세계의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미국의 몫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할만큼 소프트 파워가 있는가? 우리나라의 대학은 똑똑한 학생들을 자국의 대학에 유치할만큼 실력을 쌓아가고 있는가? 혹시 조만간 싱가포르나, 홍콩이나, 중국으로 유학가는 학생들이 줄을 서서 공항을 빠져나가지는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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