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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1. 22:27
  외신에는 행복에 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기사가 잊을만하면 또다시 등장하곤 한다. 그러한 기사의 논지는 대체로 비슷하다. 물질적인 성공이나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 반드시 행복을 증진시키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기사에서도 역시 단순하게 사는 것이 오히려 행복을 높이는 사례임을 처음에 지적하면서, 서구의 물질중심주의적 행복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 과시적인 소비나 불필요한 소비가 생활을 더 복잡하게 하며 행복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가 어려워져서 무턱대고 많이 소비하는 것이 힘든 상황에서 내적인 성찰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어느 정도 물질적으로 기본적인 것이 충족된 상태에서 추가로 물질을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은 행복의 증진에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많이 검증되었다. 

  사실 문제는 물질적인 만족이 아니다. 고급 승용차를 타는 것은 물질적으로 더 편하자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지위를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더 강하다. 명예, 지위 등과 같이 남의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는 정말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옛 성현들은 명예나 지위에 초연하기를 권고하지만, 과연 그사람 자신이 정말 그렇게 살기를 원했는지 의심스럽다. 사회적인 성공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대체 어떤 삶이 바람직하다는 말이냐. 물론 소를 모는 목동이나 밭을 가는 농부를 칭송하는 시도 있기는 하다마는.  서구의 가치관은 젊은 시절에 야망을 품고 성공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라지 않는가? 
사회적으로 별볼일 없는 사람으로 살면서 행복하라는 것은 도인이 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무나 넘볼 수없는 달관의 경지이다. 체념만으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다.    

 
별로 달관의 경지를 크게 사고 싶은 마음은 없다. 꼭 행복 추구가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할지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일을 벌리지 않으면 무엇에 연루되어 골치를 썩일 일도 없겠지만 이루는 것도 없기에 바람직하지는 않다.  집착하여 열심히 매진하는 것이 없다면 실패할 까닭도 없지만 얻는 것도 없다. 크게 불행해 지지만 않는다면 많은 일을 이루고 여러 사람과 엮이면서 살고 싶다. 방글라데시 사람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하여도 부럽지는 않다. 반드시 행복하지는 않다고 하여도 이웃을 위해 혹은 대의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이룬 것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때때로 너무 힘들 때는 적당히 타협하면서 쉬운 길을 가고 싶은 유혹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물질적인 소비보다는 작지만  뜻깊은 체험이 행복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물론 어느 정도 물질적인 필요가 충족된 다음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좋은 사람과 기억에 남을 일을 하거나 혹은 자신을 무엇에 몰입하면 물건을 소비하여 얻는 행복보다 더 크고 오래 기억될 수있다고 한다. 여행과 같이 돈이 드는 체험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면 큰 돈 들지 않으면서 뜻있는 경험도 주위에 얼마든지 많다. 예컨대 요즈음 나에게는 집가까이에 개천을 산책하면서 하늘과 풀을 보고 물소리를 듣고 얼굴을 지나치는 바람을 느끼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경험이다.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함으로서 행복을 얻는 것이 어렵다면 일상이 허락하는 대로 자신에게 뜻있는 자잘한 체험을 자주 찾아 나설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