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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14. 21:09

Carl Sagan. 1980. Cosmos. Ballantine Books. (2013, trade paperback edition). 365 pages.

천문물리학자 칼 사강의 동명의 TV 도큐멘터리와 함께 만들어진 대중 과학서. 고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에라토스테네스가 지구의 둘레를 계산하는 과정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음으로 지구에서 인간이 출현하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우주에 대한 인간의 지식의 발전 과정을 이야기한다. 프톨레미,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뉴톤의 발견에 관한 이야기가 뒤따른다. 다음으로 달,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 태양계의 주요 혹성과 보이저 2 우주 탐사선이 발견한 것을 차례로 이야기한다.

눈을 태양계 밖으로 돌려 우리가 속한 은하계와 은하계를 넘어선 다른 은하계들, 그리고 우주의 생성과 전체 모습을 설명한다. 작은 수소 입자들이 인력이 작용하여 뭉치는데서부터 출발하여 핵 융합이 일어나 별이 되고, 궁극적으로 핵융합의 원료를 다 소진한 다음 수퍼노바의 단계에 이르러 폭발이 일어나 죽을 때까지 별의 일생을 설명한다. 우주 공간에는 수소와 헬륨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핵융합으로 이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지고, 이것이 폭발하면서 우주 공간에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떠다니게 되었다. 지구와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은 이러한 별의 재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인력이 작용하여 뭉쳐지는 별의 무게가 태양보다 훨씬 클 경우 별이 폭발하여 우주 공간에 흩어지는 대신 함몰하여 블랙홀이 된다. 지구는 별의 일생에서 중년기를 지나고 있으며, 다른 별들을 통해 지구의 미래를 예상해 본다.

지구 이외의 별에서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지구에서 핵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근래로 오면서 폭력이 줄어들고 다른 문화에 대한 관용이 높아지는 경향은 핵전쟁을 통한 멸망의 가능성을 낮추는 긍정적 신호이다. 우리에게는 오래전 파충류 조상으로 물려받은 감정에 충실하며 공격 본능이 내재하며, 이성적인 사고의 영역은 비교적 최근에 진화한 것이라 우리의 삶을 장악하고 있지 않다.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인간은 우주의 변두리 구석에서 사는 미미한 존재이며, 인간 문명의 탄생과 사멸은 우주의 전 과정에서 볼 때 짧은 시간에 벌어지는 에피소드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우주가 그렇게 엄청나지만 지구에서 작용하는 물리적 원리를 통해 우주 전체가 움직인다. 저자는 과학적인 사실만이 아니라 문학적인 표현이나 이야기를 지어내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할애한다. 저자의 일생의 작업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포괄하는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중후반으로 가면서 피로감이 든다. 우주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사정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기에 현실 적합성을 찾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우주에 대한 이야기는 인간의 상상의 범위를 넘어서는 서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