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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2. 10. 22:38

Jeremias Prassl. 2019. Humans as a Service: The Promise and Perils of Work in the Gig Economy. Oxford Univ.Press. 140 pages.

노동법 학자인 저자가 주문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 회사와 '긱 노동' (gig work)의 문제점을 분석한 학술적인 성격의 책. 플랫폼 서비스 회사로 Uber, TaskRabit, MTurk, AirB&B 를 주요 사례로 하여 설명한다.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긱 노동은 전통적인 고용 관계의 노동과 다르지만 노사 관계와 노동의 성격에 관한한 핵심에서는 차이가 없다. 플랫폼 회사를 전통적인 노사관계에서의 고용자로 취급하고, 이를 통해 통제받는 노동자에게 전통적인 노동자에 준하는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

우버를 예로 들 때, 플랫폼 회사는 그를 통해 일을 구하는 노동자를 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일의 할당, 일의 방법, 일의 과정의 통제, 보상, 등 모든 면에서 우버는 전통적인 고용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우버의 운전자는 전통적인 노동자와 다르지 않다. 우버의 노동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일하는 자영업자라는 주장은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우버는 노동자들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우버는 자신을 단순히 소비자와 자영업자를 중계하는 플랫폼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고용자로서 노동자 및 고객에게 지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

플랫폼 회사는 과거에 산업혁명 초기에 선대제도(putting-out system)의 현대판이다. 인터넷 기술 덕분에 시장과 회사의 중간 형태의 조직과 거래가 가능케 되었으며, 노동을 원격에서 통제할 수있게 되었다. 그러나 플랫폼 회사에 속한 노동자에 대한 보상은 미흡하며, 노동의 질은 열악하며,  산출된 서비스의 질 역시 그리 좋지 않다. 이는 과거에 선대제도와 또 다른 공통점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지력을 요하는 덜 복잡한 일이 긱 노동의 대상이며, 과거 선대제도와 마찬가지로 긱 노동을 하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열악한 지위와 환경에 처한 노동자이다. 

긱 노동을 하는 노동자는 전통적인 노사관계에 속한 노동자에 비해 착취당하고 있다. 법에서 정하는 근로자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며,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고 혜택은 별로 없는 불이익 속에서 일한다. 플랫폼 회사는 전통적인 노사관계의 책임을 질 때 발생하는 비용을 회피함으로서 전통적 회사와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 소비자는 현재는 대폭의 할인혜택 덕분에 싼 가격에 서비스를 구입하지만, 플랫폼 회사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면 가격을 올리므로 소비자 혜택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

플랫폼 서비스는 새로운 노동 형태로서, 전통적인 노사 관계의 비용을 수반하지 않으므로 그전에는 가능하지 않던 노동을 싼 값에 시장으로 끌어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플랫폼 회사가 노동자에 대한 고용주의 책임을 회피한다면 결국 그 노동자에 대한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플랫폼 회사에 투자한 자본가가 거두는 수익은 불공정 경쟁의 과실을 챙기면서 책임은 일반 시민에게 떠 넘기는 것에 불과하다. 플랫폼 노동에도 전통적인 노사관계와 대등한 조건을 부과하므로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의 덕에 높아지는 생산성 만큼만 수익을 거두도록 해야지, 전통적인 고용주로서의 책임을 회피함으로서 거두는 수익은 부당하다.

저자는 법학자 답게 꼼꼼히 조건을 분석하면서 플랫폼 업계를 비판한다. 플랫폼 사업의 기술적인 성취를 크게 인정하지 않는다. 긱 노동은 새로운 성격의 노동이 아니며, 플랫폼 회사가 거두는 이익은 부당 이익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의 출현은 항시 부당이익이라는 당근을 두고 확대되었다. 현재의 택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높은 반면, 우버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들이 거두는 수익이 전통적인 택시 업자의 책임을 회피한 데서 나온 부당 이익인 부분도 분명 있지만, 그럼에도 기술 혁신이며, 소비자 이익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없다. 정치 경제적 접근보다는, 법적인 조건의 분석과 논증이 이어지기 때문에 읽기 딱딱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해 플랫폼 서비스 회사와 긱 노동의 성격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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