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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18. 21:13

Sam Walton. 1992. Sam Walton: Made in America, My story. Doubleday. 260 pages.

이 책은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의 자서전이며, 그가 어떻게 오늘날의 월마트를 만들었는지 연대기적으로 서술한다. 그는 하는 일에 열정적이고, 부지런하고, 절약하며,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를 쉼없이 추구하며, 경쟁을 통해 향상된다는 철저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2차대전 중 군복무를 끝내고 잠시 JC Penny 등에서 일하다가, 아칸소주의 소도시에서 잡화점을 여는 것으로 본격적인 상인의 길에 들어선다. 경쟁 업체의 보다 효율적인 운영 방식을 모방하여 자신의 사업을 개선하는 노력을 일생동안 기울이면서, 궁극적으로 업계에서 최고로 효율적인 소매업체로 올라서게 되었다. 그는 어느 곳에 가던 항시 남의 점포를  방문하여 면밀히 살피고 배울점을 찾았다. 세계에서 자신보다 소매 점포를 더 많이 방문한 사람은 없다고 장담한다. 

최소한의 이문을 붙여 대량으로 판매하는 대형 할인점의 개념을 본격적으로 적용하여, 미국의 중부지역 소도시 전역에 월마트를 입점시켰다. 그당시 전국적 판매망을 구축한 선도적인 대형 할인점 K-Mart 는 중부지역의 소도시에는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샘 월튼은 1960~70년대에 매우 빠른 속도로 월마트 체인을 확장하면서 대형 소매회사로서 본격적으로 체제를 다질 수 있었다. 

그는 철저하게 경쟁의 우수성을 신봉하는 사람이다. 경쟁을 통해 참여자 모두가 최선의 것을 만들어낸다. 상황은 계속 변화하므로,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최선의 방식을 찾아 변화하지 않으면, 경쟁에 뒤지게 되고, 결국 망하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하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효율과 생산성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것이다. 대형 할인점이 생기기 이전 잡화점 시절 판매가는 도매가격에다 35~40%를 더하는 수준이었는데, 월마트는 이 마크업을 22%로 떨어뜨렸다.  소매점 업계는 일반적으로 매출의 6%이상을 운영경비로 지출했는데, 월마트는 이를 2~3%로 낮추었다. 이렇게 향상된 효율성은 순전히 경쟁 덕분에 만들어 질 수 있었다.

그는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였다. 월마트가 입점하는 도시에서 기존의 소매 점포들이 문을 닫는 현상을 둘러싸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고객의 이익에 최고로 기여하는 점포는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점포는 문을 닫는 것이 당연하다고 반박한다. 대형 할인점이 제공할 수 없는 전문 서비스나 특화된 상품을 취급하는 점포가 아니라면 월마트와의 경쟁에 패하여 사라지는 것이 지역 주민의 입장에서 바람직하다. 월마트 덕분에 지역 주민들은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다양한 구색을 갖춘 상점에서 좋은 품질의 제품을 싸게 많이 살 수 있게 되어 삶의 질이 높아졌다. 월마트는 지역에 입점하면서 그 지역의 사람들을 종업원으로 고용하였는데, 미국 전체적으로 백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였다. 지역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상점이 문닫는 대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고용을 창출한 것이다.

월마트는 경쟁 업체와 비교하여 철저하게 운영비를 절약함으로서 가장 싼 가격을 제공할 수 있었다. 월마트 종원원의 보수가 동종 업체와 비교하여 결코 후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월마트는 종업원에게 점포의 경영 정보를 완전히 공개하였으며, 종업원 주식 참여제도나 이익 분배제도를 통해 회사에 대한 참여와 애사심을 높이려 했다. 샘월튼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점포의 종업원들의 의견에 항시 귀기울이고 현장의 건의와 문제에 성실하게 대응함으로서 노사가 소원해지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 샘 월튼이, 경쟁을 통한 향상을 얼마나 신봉하고, 현장과 소통하는데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감동하게 된다. 비록 그는 경쟁자를 철저히 짓밟아버리고, 성과를 올리도록 종업원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 냉혹한 경영자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러한 경쟁을 거치면서, 다른 어느 누구도 해내지 못한,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소매점 왕국을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상생이라는 명목으로 대형 점포의 진출을 법으로 금하고 있는데, 그 때문에 한국의 유통업의 생산성은 매우 낮다.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대형 점포가 없는 지역에서 지역 주민은 낮은 품질의 제품을 비싼 가격에 구입하여야 함으로 소비자의 삶의 질은 그만큼 낮을 수 밖에 없다. 비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자영업자를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회사의 종업원으로 바꾸는 과정을 언제까지고 회피한다면, 결코 풍요로운 선진국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