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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전략'에 해당되는 글 1건
2021. 11. 12. 09:40

Pankaj Ghemawat. 2018. The New Global Road Map: Enduring strategies for turbulent times. Harvard Business Review. 213 pages.

저자는 경영학자이며, 이 책은 세계화의 속도가 둔화되는 현실을 진단하고, 이러한 변화에 기업이 대응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2000년대에 들어 세계화의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영국의 브랙시트나 미국의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변화를 대변한다. 그러나 아직 세계화가 역전되는 단계까지 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세계화로 인한 이익이 손실보다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세계화는 느리게나마 지속될 것이다.

기업 경영자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들은 세계화의 정도를 과대 평가한다. 세계화의 이익이나 세계화의 폐해를 과장되게 언급하는 언론과 활동가에게 속은 것이다. 그는 이를 globalony 라고 부른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이라고 해도 대부분 몇개의 나라에서 매출과 이익의 대부분을 거두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경제활동을 전체적으로 본다면, 각 국가의 경계내에서 이루어지는 부분이 경계를 넘어서 이루어지는 부분보다 훨씬 크다. 국가간에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은 전체의 5분의 1에 불과하고, 5분의 4는 국가의 경계 내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미국의 세계화 수준은 선진산업국 중 가장 뒤쳐져, 아프리카의 나라들 수준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국가들 사이의 활동 보다는 각 국 내에서의 활동이 중심을 이룰 것이다. 그는 이를 "law of semiglobalization" 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나라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먼 나라나 자신과 많이 다른 사람들보다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합리적인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적인 친화 문제이다. 경영학에서는 이를 home bias 라고 지칭한다.

국가의 경계를 넘어 이루어지는 활동은 지리적, 문화적, 제도적, 경제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활발한 반면, 거리가 멀수록 급격히 줄어든다. 다국적 기업의 활동은 바로 이 "거리의 법칙" law of distance 에 따라 전개된다. 세계화의 속도가 줄어들고 있지만, 거리의 법칙은 어김없이 작용한다. 서로의 거리가 멀수록 국가간 활동이 줄어드는 반면, 거리가 가까운 지역의 활동은 계속 살아남는다. 어떤 국가에 어떤 산업, 어떤 기업이 진출하는 것이 좋을지 결정하는 요인은 국가, 산업, 기업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모국으로부터 멀수록 진출이 어렵다는 사실은 보편적 진리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시장의 절대적 규모에 눈이멀어 거리의 법칙을 무시하고 지리적, 문화적, 제도적으로 거리가 먼 지역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이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전략이다. 가급적 지리적, 문화적 , 제도적 거리가 가까운 지역에서부터 진출해야 한다. 거리가 멀수록 비용이 많이 들어 이익을 거두기 어렵다. 

영국은 브랙시트를 통해 유럽의 대륙 국가들과의 유대를 약화시키는 대신, 미국 및 대영제국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려 하는데, 이는 거리의 법칙을 무시한 비현실적인 발상이다. 영국은 브랙시트 이후에도 유럽의 대륙국가와의 활동이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활동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 및 영국과 맺는 활동이 국가간의 활동 중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당연하다.

다국적 기업들은 전세계를 아우르는 보편적이며 통일된 전략의 강점과 개별 지역에 특화된 현지화 전략의 강점을 적절히 배합해야 한다. 세계화가 축소된다고 해도, 현지 기업에 비해 다국적 기업의 강점인 전세계를 일관하는 통일된 전략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다국적 기업들은 세계화가 현지기업과 현지인들에게 불러오는 고통에 대한 반발의 타겟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경제적 효율성과 공정성은 반드시 함께 가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고, 효율성 못지 않게 공정성을 높이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저자는 전형적인 경영전략가로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많이 한듯하다. 이 책은 그러한 강연의 원고 같은 인상을 준다. 세계화에 대한 경영자들의 오해를 지적하고, 일견 당연해 보이는 사실을 통찰력이라고 언급한다. 분석의 깊이나 대응 방안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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