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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30. 21:10

Charles Duhigg. 2012. The Power of Habit: Why we do what we do in life and business. Random House. 286 pages.

뉴욕타임즈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인 저자가 다양한 사례 연구 결과와 저자의 직접 인터뷰를 섞어서 사람과 조직의 습관과 관행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는 대중적인 심리학 책이다. 습관은 인간의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의 행위의 대부분은 습관에 따라 진행된다. 습관은 세개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지는데 신호(cue), 관행(routine), 보상(reward)이 그것이다. 사람들은 신호를 접하면 루틴에 빠져드는데, 보상에 대한 갈망이 이러한 습관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저자는 습관을 세가지 차원에서 접근한다. 첫째는 개인의 습관이며, 둘째는 조직의 관행이며, 셋째는 사회의 관습이다. 사람들은 보상에 대한 갈망을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보상을 충족하도록 굳어진 루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습관의 구성 요소를 분석하여, 어떤 보상을 추구하며, 어떤 신호에 접하여 나쁜 관행을 반복하는지 정확히 파악한다면, 루틴에 빠져드는 신호에 접해 다른 행위로 유사한 보상을 얻도록 훈련을 반복함으로서 나쁜 습관을 고칠 수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쁜 습관을 고치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의지가 있으면 신호에 접해 나쁜 루틴을 반복하는 대신 미리 계획한 다른 행위를 실행에 옮길 수있으며, 이것이 반복된다면 옛날의 나쁜 루틴은 새로운 루틴으로 대체된다.

저자는 이러한 이론을 알코홀릭 어너니머스 모임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알콜중독에 빠진 사람이 이 모임에 와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 자신의 나쁜 습관을 분석적으로 검토하면서, 그가 어떤 신호에 반응하여 알콜을 마시게 되며, 어떤 보상을 추구하는지를 파악한다. 그 모임을 통해 집단으로부터의 지지라는 보상과 보다 큰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보상을 얻고, 술이 땡기는 금요일 저녁에 술을 먹는 대신 규칙적으로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이 이 모임의 성공 요인이다.

조직이 나쁜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쁜 관행의 바탕이 되는 작은 관행(keystone habit)을 바꾸는 것이 유용하다. 알미늄 제련 대기업인 알코아의 사례에서 새로온 사장이 작업장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조직을 바꾸어나간다. 근본이 되는 관행을 바꾸면 이것이 여타 다른 나쁜 관행을 바꾸는 쪽으로 파급효과를 미친다. 문제는 무엇이 나쁜 관행의 바탕이 되는 작은관행이냐 하는 것인데, 저자도 인정하듯이 이것을 사전에 미리 알기는 어렵다. 조직의 나쁜 관행이 바뀐 다음에 돌아보니 그 때 그것을 바꾼 것이 변화의 촉발점이었다고 알게 될 뿐이다. 그러나 변화가 일어난 사후에 어떤 것이 변화를 이끄는 계기였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는 주장이다.

조직의 나쁜 관행을 바꾸는 것은 평상시에는 어렵지만 조직이 위기 상황에 몰렸을 때는 가능하다. 런던의 지하철 공사가 관료조직의 경직성에 매몰되 고객의 안전을 등한시하였는데, 큰 화재사건을 계기로 안전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조직의 관행을 바뀌었다. 사회의 관습을 바꾼 예로 미국의 민권운동의 촉발점이 된 몽고메리시의 버스보이콧 사건을 검토한다. 로자 파크가 가진 광범위한 관계망이 바로 개인적인 사건을 시전체의 보이콧 사건으로 확장시킬수있게 한 요인이었다고 분석한다. 로자 파크의 넓은 관계망은 버스보이콧이라는 대의를 널리 확장시켰으며, 이것을 수용하도록 흑인 공동체에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하였다. 집단 압력은 사람들의 관행을 바꾸도록 만드는 중요한 힘이다.

마지막으로 자유의지와 습관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자신이 통제하기 힘든 도박벽 때문에 파멸한 것을 그 개인의 책임으로 모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도박이 가져오는 심리적 보상을 회피하기 힘들다고 하여도 선택의 여지가 개인에게 있다는 점에서 그는 벌받아 마땅하다.

책의 부록에서 습관을 어떻게 바꿀 것이가에 대해 조언을 준다. 요지는 자신의 나쁜 습관이 작동되는 기제, 즉 신호와 보상을 면밀히 분석해, 어떻게 하면 나쁜 습관을 반복하게 만드는 신호를 접할 때, 다른 행위를 통해 유사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을 해보고 그중 성공하는 방법을 반복하면 나쁜 습관을 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망라하면서 얕은 수준의 설명을 쏟아내기에 빠르게 책장이 넘어간다. 과학 상식을 넓히면서 가볍게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저자의 분석이나 설명은 피상적이며, 자신의 주장에 맞는 면만 골라서 제시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크지 않다.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서 베스트 셀러라거나 올해의 책이라고 추천하는 것이 다 내용이 풍부하지는 않음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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