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403)
미국 사정 (22)
세계의 창 (25)
잡동사니 (26)
과일나무 (285)
배나무 (44)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인지심리학'에 해당되는 글 2건
2024. 10. 14. 20:54

Daniel Levitin. 2014. The Organized Mind; thinking straight in the age of information overload. Dutton. 383 pages. 

저자는 뇌과학자이며, 이 책은 조직적으로 사고하고 생활하는 방법을 뇌과학의 연구에 기초해서 설명한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은 정보 과부하 상태에서 살고 있다. TV, 이메일, SNS, 유튜브, 인터넷 검색, 등의 경로를 통해 매일 엄청난 규모의 정보에 사람들의 의식이 노출된다. 쇼핑을 가서도 단일 품목에 대해 선택지가 매우 많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들을 비교하여 선택하는 과정에서 뇌의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이러한 정보들은 우리의 주의력과 기억력 및 뇌의 정보 처리 능력을 조금씩 갉아먹기 때문에, 사람들의 뇌는 지쳐 있다. 현대인은 정말 중요한 주제에 뇌의 능력을 집중적으로 쓰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근래에 사람들은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모드, multi-tasking mode, 속에서 살아간다. 뇌과학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없다.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 우리 뇌는 한가지 일에 조금 에너지를 쓰고, 다른 일로 이전하여 또 조금 에너지를 쓰고, 다시 다른 일로 이전하는 일을 반복한다. 우리의 뇌는 이렇게 일과 일 사이에 의식을 이전할 때마다 뇌의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멀티태스킹 모드에서는 어느 한가지 일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며 쉽게 뇌가 지친다. 한가지 일에 집중하고, 그 일이 끝나면 다른 일로 이전하는 방식 mono-tasking mode 으로 일해야만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뇌는 여러가지 생각을 동시에 담고 있으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정보를 외부 수단에 기탁하는 것이 enteralize, 우리 뇌의 부하를 줄이고 중요한 일을 위해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길이다. 우리의 뇌는 일단 입력된 정보는 의식의 수면 위 혹은 아래에서 머물면서 뇌의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을 때에는 의식에 그 정보가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정보를 불러내서 뇌가 처리하도록 하기 위해서, 현재 사용하지 않는 많은 정보를 외부에 기탁하고 필요할 때만 불러오도록 해야 한다. 정보를 외부에 기탁하는 방법으로는, 종이에 메모하기, 비서나 다른 사람에게 넘기기, 꼭 필요한 시점에 뇌가 필요한 정보를 상기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기, 등이 있다. 5분 이내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은 바로 처리하여 머리를 비우는 것도 유용하다. 성공한 사람들은 당장 해야 할 일에 뇌의 에너지를 온전히 집중하도록 하여, 최고의 뇌 효율성을 거두면서 일한다.

뇌는 두가지 모드로 작동한다; '실행 모드' executive mode 와, '이완 모드' day-dreaming mode. 이완 모드가 기본 상태 default 이며, 실행모드가 끝나면 이완 모드로 복귀한다. 실행모드는 특정 주제에 의식을 집중하여 focused 정보를 처리하는 모드인 반면, 이완 모드는 특정한 주제에 의식이 투사되지 않고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상태이다. 이완 모드일 때, 전에는 연관되어 있지 않던 정보의 조각이 연결되며, 창의적인 생각,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떠오른다. 뇌에 과도하게 많은 다양한 정보가 입력되면, 이완모드에 들어가기 어렵다. 뇌는 휴식을 취할 때 이완 모드에 들어가기 때문에,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행 모드의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해야 한다. 휴가를 가고, 쉬는 시간을 갖고, 등으로, 실행 모드로부터 의식을 벗어나게 해야만, 뇌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수리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정보의 가치를 구분하고, 중요성과 가능성을 비교 분석해야만 가장 효과적인 정보 처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베이지안 이론 Basian theory 에 입각해서 사고할 것을 제안한다. 기초 확율 base 을 먼저 정하고, 추가적인 정보를 이것에 차례로 더하면서, 조금씩 진실에 근접하게 확율을 다듬는 것이  최선의 정보 처리 방법이다.

인터넷의 시대에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보의 가치를 평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정보 출처의 권위, 다양한 정보의 상호간 비교,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정보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가짜 혹은 외곡된 정보를 진실된 정보와 구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러한 기술은 학교 교육에서부터 단련되어야 한다.

이 책은 저자의 뇌과학 연구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지나치게 다양한 주제를 다루느라 촛점이 흐려졌다. 집안을 조직하고, 사회관계를 조직하고, 시간을 조직하고, 비즈니스를 조직하고, 의료 정보를 조직하는 등, 일상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다. 뒤로 갈수록 연구 결과에 근거한 논의는 줄어들고, 자기 개발서의 냄세가 난다. 그가 언급하는 많은 정보 조직과 뇌의 효율적 사용 방법을 적용하여 살아 왔음을 느낀다. 그가 언급하는 많은 지적들은 상식과 생활의 지혜에 속하기 때문일 것이다.  

2022. 4. 4. 17:26

Paul Bloom. 2010. How Pleasure Works: the new science of why we like what we like. WW Norton. 221 pages.

저자는 발달심리학자이며, 이 책은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끼는 근원을 진화론으로 설명한다. 인간이 어떤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의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천성적인 본질주의자(essentialist)이다. 본질주의란 사물에는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은 본질이 존재하며, 사람들은 이러한 본질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사물을 접하고 인식한다. 이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피상적 외면에 따라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과 반대된다. 어떤 대상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즐거움은 이 대상의 본질과 연관되어 있다. 진품 그림, 유명인사가 직접 접촉한 물건, 현장 공연, 등이 모조 그림이나 복사품보다 더 즐거움을 주는 이유는 이것이 대상의 본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본질주의적 인식은 인간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 상황에 따라 달리 변하는 것을 각각 다른 것으로 인식한다면, 그것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 사람들이 특정 음식을 선호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우리의 맛 감각이란 대상의 본질에 대한 인식에 영향받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영양학적 이유 이외에, 우리가 진짜라고 믿는 것일수록 더 맛있게 느낀다. 인조고기보다 천연 고기를 더 맛있게 느끼며, 코카콜라가 익명의 콜라보다 더 맛있으며, 천연 환경에서 채취했다고 믿는 생수가 수도물보다 더 맛있다.

섹스가 즐거운 이유는 종의 번식을 위한 필요에서 발달한 감각때문이다. 남성과 여성은 다른 방식으로 섹스를 접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짝을 찾는데 훨씬 까다로우며, 소수의 배우자의 헌신을 구한다. 남성은 여성의 성적인 외도에 분개하고 질투하는 반면, 여성은 남성이 자신에게 쏟을 자원을 다른 사람에게 쏟는 위험 때문에 질투한다. 따라서 여성은 배우자가 자신에게 쏟을 자원을 다른 사람에게 크게 이전하지만 않는다면 남성의 성적인 외도에 대해 감정적 분노를 덜 느끼는 반면, 남성은 여성이 다른 남성과 성적으로 결합한다는 오로지 그 사실 때문에 참지 못한다. 섹스 상대의 과거의 성적 전력은 성적 매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이것 역시 자신의 유전자를 번식시키려는 진화적 욕구이다.  

사람들이 이야기에 끌리는 이유는, 그것이 거의 대부분 사람들의 관계 맺기와 연관되어 있기때문이다. 이야기에 담긴 인간관계의 복잡한 양상에 대한 지식은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의 생존과 번식에 필수적 기술이다. 사람들이 이러한 지식과 기술을 직접 경험으로 습득하려면 희생과 위험이 클 것이지만, 이야기 혹은 허구를 통해 이를 큰 비용 없이 습득할 수있다. 즉 이야기에 대한 인간의 본원적 흥미는 생존 본능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해피 엔딩만 아니라 슬픈이야기나 폭력적 이야기에 흥미가 동하는 이유도 동일하다. 남의 고통과 비극은 나의 즐거움이라는 말은 어느 정도는 맞는다. 그러나 실제 벌어지는 현실로서 남의 고통이 지나칠 경우, 공감이 작용하여 관찰자에게도 고통을 준다. 그러나 허구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데, 이는 사람들이 이야기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허구는 실제 일어나는 일이 아니므로 아무리 고통스런 사건이 벌어져도 공감의 강도가 낮다.

이책은 저자의 연구결과와 엄청난 독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솜씨좋게 버무려 놓은 책이다. 논의가 조금 산만한 느낌이 들지만, 그런대로 읽을만하다.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