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es Tilly and Sidney Tarrow. 2015. Contentious Politics. Oxford University Press. 233 pages.
저자는 사회학자와 정치학자이며, 이 책은 제도 정치권 밖에서 전개되는 정치적 행위인, 데모, 집회, 사회운동, 내전, 혁명, 등 포괄적 범주의 정치적 투쟁을 분석하는 틀을 제시한다.
구조적 요인이 자연적으로 발화하여 정치적 투쟁으로 전개되지는 않는다. 왜 어떤 경우에 정치적 투쟁으로 발전하는가? 정치적 투쟁 중 어떤 것이 성공하여 제도 정치권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가? 왜 특정한 투쟁 행위를 채택하는가? 왜 어떤 투쟁은 평화롭게 전개되고, 어떤 투쟁은 폭력적이 되는가?
제도 정치권 밖에서 전개되는 정치적 투쟁 행위는 기존의 정치 제도와 상호 작용하며 전개된다. 기존의 제도권 정치가 어떤 정치적 기회를 허용하는가에 따라, 제도 정치권 밖의 정치적 투쟁 방식도 달라진다. 국가가 강력한 통치력을 행사하며 민주주의 제도가 자리잡은 나라에서, 정치적 투쟁은 평화적으로 전개되며 제도 정치권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민권운동이나, 19세기 초 영국에서 전개된 노예폐지 운동을 들 수 있다. 반면 국가의 통치력이 약하며 권위주의 정치가 전개되는 나라에서 정치적 투쟁은 폭력적인 방법을 취한다. 아프리카나 전세계 개발도상국에서 벌어지는 소수민족의 폭동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제도 정치권 밖에서 전개되는 정치적 투쟁은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의 열기가 식고 잊혀진다. 정치적 투쟁은 처음의 발화 지점과 사람과 이슈를 넘어서서 다른 지역, 다른 범주의 사람들, 연관된 다른 이슈로 확대될 때에 성공한다. 구체적으로 벌이는 투쟁 행위는 과거에 다른 곳에서 벌어졌던 방식을 모방하는 경우가 많지만, 투쟁이 전개되면서 상황에 맞추어 새로이 창안해내어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미국의 민권운동에서 흑인 대학생들이 백인 전용 식당 좌석을 점거한 행위나,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서 노란 우산을 상징으로 사용함으로서 투쟁의 파장을 확대시켰다.
20세기 초반까지 선진국에서 정치적 투쟁은 계급간 갈등, 구체적으로는 노동계급이 국가와 자본가 계급에 저항하는 행위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차 대전 이후 정치적 투쟁의 주 이슈는 민족간 갈등으로 옮아갔으며, 근래에는 인종, 민족, 여성 등 소수자들이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는 투쟁이 주를 이룬다. 근래에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Occupy Wall Street 운동과 같이 계급적 이슈를 중심으로 한 투쟁이 선진 산업국에서 새로이 일어나고 있으나, 별반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근래에는 정치적 투쟁이 국제적 연대와 모방을 통해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중동의 이슬람 지하드 운동이나, 세계화에 반대하는 운동, 환경운동과 기후변화에 대응을 촉구하는 운동 등은 특정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국경을 넘나들며 전개된다. 이는 세계화로 사람, 정보, 물자의 국가간 이동이 활성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책은 교과서로 집필되어 그런지 이야기의 흐름이 없이 단절적으로 서술하여 읽기 힘들다. 저자가 서두에서 제시한, 왜 어떤 경우에 정치적 투쟁 행위가 벌어지는지 하는 의문에 대해 책을 다 읽고도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다. 전세계에서 벌어진 수많은 정치적 투쟁 사례가 소개되고 있으나, 각 사례에 대해 한 두 쪽의 간단한 줄거리만 피상적으로 제시하여 별로 흥미를 유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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