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 Ariely. 2009. Predictably Irrational: The Hidden Forces that shape our decisions. Harper Perennial. 322.
저자는 행동경제학자이며, 이 책은 그의 연구를 기반으로 하여 사람들이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다양한 패턴을 설명한다. 15개의 찹터마다,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상이한 이유와 배경을 관련 실험과 함께 소개한다.
경제학은 인간은 비용과 수익을 계산해서 행동하는 합리적인 존재라고 가정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많은 경우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곤 하는 데, 그러한 비합리성은 무작위적으로 저질러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패턴이 있다. 이러한 비합리성은 우리의 사고방식에 내재된 오류에 기인하기 때문에, 그것이 비합리적이라는 점을 증명해도 자신의 의지로 고칠 수 없다. 그러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환경, 맥락을 바꿈으로서 사람들을 올바른 행동으로 인도할 수 있다. 행동경제학에서 언급하는 '은연중에 권하는 장치, nudge" 가 바로 그러한 개입이다. 이 책에서는 많은 다양한 비합리적 행동 양식이 소개되는데, 다음에서 그중 몇개를 예시한다.
사람들은 비교를 통해서만 대상에 대해 사고를 하며, 비교가 제시되었을 때가 그러지 않은 경우보다 그것에 더 끌리는 성향이 있다. 비교의 대상이 제시되기 전에는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그것이 무엇인지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러한 인식의 편향성은 마케팅에서 흔히 이용된다. 예컨대 이코노미스트 잡지 구독을 권하기 위해, 잡지 구독과 온라인 접속권을 함께 묶은 상품을, 단순 잡지 구독 상품과 비교 제시함으로서, 사람들로 하여금 잡지 구독과 온라인 접속권을 함께 묶은 상품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전략이다.
화폐로 가치가 매겨진 서비스와 무료로 제시하는 서비스는 다른 인식의 영역에 있다. 전자는 '시장' market 의 인식 모드를 가동시키므로 사람들은 손해와 이익을 따지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반면 무료로 제시하는 서비스는 '사회적 규범' social norms 의 인식모드를 가동시키으므로, 공동체 전체의 복리를 고려하며 일대일의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다. 두 영역은 동시에 섞여서 취급될 수 없다. 예컨대 회사가 종업원들에게 헌신을 요구하면서, 회사에 미치는 손익을 깐깐히 계산적으로 접근하면서 보상한다면, 종업원들은 '헌신' 이라는 사회적 규범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한 것의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반면,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것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다. 이는 물건뿐만 아니라 더 넓게 적용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이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 높이 평가하는 반면, 상대의 입장이나 상대의 생각을 자신의 것보다 낮게 본다.
사람들은 기회가 허용되면 사소한 정도로 자신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부정직한 행동을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엄청난 이익을 챙기는 대단한 부정은 기회가 허용되도 좀처럼 하지 않는다. 직접적으로 돈이 개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소한 부정직을 저지른다. 예컨대 직장에서 문방용품을 집으로 가져온다거나, 대학교 기숙사의 공용 냉장고에서 남의 음식을 쓸쩍 집어먹는 행위 같은 것. 또한 돈이 직접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개입된 경우, 사람들은 양심에 꺼리끼는 행동도 손쉽게 한다. 예컨대 회계를 약간 조작한다거나, 스톡옵션의 발동 시기를 과거로 한다거나, 등등.
사람들은 비합리적인 어리석은 행동을 랜덤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행하는 비합리적 행동 유형과 그 배경의 인식구조를 이해한다면, 이러한 비합리성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환경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서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점에 행동경제학의 실용적 묘미가 있다.
이 책은 행동경제학에서 흔히 언급되는 많은 아이디어의 보고이다. 특히 각각의 행동 오류에 대해 실험을 기획하고 실행한 이야기가 독창적이고 유머 넘친다. 저자의 이야기 솜씨가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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