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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 4. 15:15

Dava Sobel. 1995. Longitude: The tru story of lone genius who solved the greatest scientific problem of his time. Bloomsbury. 175 pages (pocket edition).

대중 과학서를 저술하는 작가가 기존의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하여 흥미있게 풀어낸 책. 17세기 초까지 뭍이 보이지 않는 바다에서 경도를 아는 것은 불가능했다. 항해하는 방향과 거리를 기록하여 이를 바탕으로 경도를 추측하였는데, 이 방법은 험한 바다에서는 신뢰할 수 없다. 배의 위치를 모르기 때문에 사고가 흔히 발생하며 많은 사람이 죽었다. 16세기 대항해 시대에 경도를 측정하는 문제는 그 시대에 긴급히 풀어야 할 과제였다. 18세기 초반 영국 국왕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에게 현재 가치로 2만 파운드, 한화로 140억원 상당의 상금을 걸었다. 그시대에 유럽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모두 이 문제를 푸는데 매달렸다.

천체를 관찰하여 현재의 위치를 알아내는 방법이 가장 유력한 해법으로 제시되었다. 목성의 위성들이 목성을 회전하는 주기를 관측하거나, 달과 태양 및 다른 별과의 거리를 관측하여 현재의 위치를 측정하는 일에 그 당시에 유명한 과학자들이 매달렸다. 이 방법은 어느 정도 오차를 가지고 근접한 측정 결과를 산출하였다. 그러나 이 방법은 별자리를 측정하는 데 노력을 많이 요하며, 복잡한 계산을 필요로 하며, 계절과 시간과 위치에 따라 복잡한 보정을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실용성이 떨어진다.

천체를 관측하는 방법 이외에 시계를 이용하여 위치를 측정하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지구는 360도에 24시간으로 구성되므로, 1시간의 차이는 15도의 차이에 해당한다. 기준 지점의 시간과 현재 위치의 시간을 비교하여 차이를 구하면 위도를 알 수 있다. 현재 위치의 시간을 아는 것은 비교적 쉽다. 지구 어디에서나 해가 정남에 위치하는 때, 혹은 해가 수평선으로부터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한 때가 정오이다. 기준 지점에서 맞춘 시계를 계속 가지고 다니면 기준 지점의 현재 시간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그 당시의 시계는 정확도가 높지 않았으며, 진자를 이용한 시계는 계속 흔들리는 배위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점이다.

존 해리슨이라는 무명의 기술자는 1730년에 태엽이 풀리면서 작동하는 시계를 처음으로 발명하였다. 그러나 시계를 이용하여 경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그당시 학계를 지배하던 사람들이 천체를 관측하는 방법을 선호했기 때문에 정당한 계측 방법으로 인정되기까지 수십년을 기다려야 했다. 정부의 경도 측정 위원회를 장악한 사람들은 해리슨의 시계를 검증하는 것을 방해하고 새로운 조건을 내걸면서 지연시켰기 때문이다. 해리슨은 이러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계속 개량을 거듭하여 그의 아들대에 이르러 마침내 정당하고 실용적인 측정방법으로 인정되고 상금을 받았다.

이 책에서 존 해리슨은 무명의 배경 출신으로서 자신의 기지와 불굴의 의지로 홀로 권력과 맞서 싸워 승리하는 영웅으로 그려진다. 가벼운 읽을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