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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8. 14. 10:53

Joshua Cole and Carol Symes. 2020. Western Civilizations: their history and their culture. vol1. 20th ed. W.W. Norton. 549 pages.

저자는 역사학자이며, 이 책은 미국 대학의 교양학부의 대표적인 서구 문명사 교과서이다. 서구 문명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부터 시작해, 그리스 로마, 비잔틴, 대서양 연안 서유럽으로 발전하였다. 이 책은 기존의 역사책과 비교해 몇가지 차이를 보인다. 첫째는, 과거의 역사책이 승자의 관점에서 승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이 책은 보다 중립적, 균형적인 접근을 한다. 둘째는 보다 구조적인 관점에서 역사 전개를 해석한다. 일이 왜 그렇게 전개되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정치적 갈등에만 촛점을 두지 않고 경제와 사회적 요인을 고루 검토한다. 셋째는 역사 전개에서 여성의 위치와 역할을 조명하는데 노력을 한다. 넷째는 서구 문명의 발전에서 중동과 이슬람의 역할을 비중있게 다룬다.

그리스는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자로 등극한 아테네가 다른 도시 국가들을 착취하는 지위에 올라서고, 아테네 내부에서도 소수의 시민들이 권력을 독점하고 다수의 노예를 배제하였다. 결국 아테네에 대항하는 동맹이 결성되고, 도시국가들 서로간의 갈등에 과거의 적이었던 페르시아를 끌어들임으로서, 결국 그리스 도시국가들 전체가 페르시아에 먹히는 결과를 초래했다.

로마 제국은 피정복 신민을 체제 내로 포용하는 제도적 장치 덕분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로마의 원래 신민들은 소수인데다 계급 구조의 최상층에서 향락에만 몰두한 반면,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사람들이 군사를 포함한 실제의 모든 일을 담당하는, 지나치게 불평등하고 외곡된 구조 때문에, 결국 내부 반란이 일어나 망하였다. 로마 제국이 망한후, 기독교 문명과 로마의 유산은 세갈래로 나누어졌다. 하나는, 그리스와 터키에 걸쳐 위치한 동로마 비잔틴 제국이 기독교 문명의 주축을 이어받았으며, 다음으로는 로마의 잔존 세력인 로마 교황을 중심으로 이탈리아에 위치한 서로마 제국이며, 세번째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이슬람 세력이다. 이슬람 지역에서는 그리스 로마의 제도와 문물을 많이 물려받아 사용하였다.     

중세는 경제사회 발전이 정체된 암흑의 시기가 아니었다. 이는 근세의 학자들이 씌운 굴레에 불과하다. 서구 문명은 중세 시기 즉 500~1500년의 기간 동안 꾸준히 발전했으며, 이러한 변화 덕분에 1600년 이후 근세의 발전을 낳았다. 중세시대 서구 문명의 중심은 그리스 로마 문명을 이어받은 비잔틴 제국에 있었다. 비잔틴 제국은 안정된 행정관료 제도 덕분에 거의 1,000년 동안 큰 변고 없이 체제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비잔틴 제국의 행정 관료는 노예가 담당하였다. 똑똑한 노예들은 행정 관료의 훈련을 받고 승진의 길을 걸어 최고 지도층에까지 도달하기도 하였다. 비잔틴 제국은 과거의 로마제국과 마찬가지로 원래의 신민들은 계급의 상층에서 놀고 먹는 반면 노예들이 모든 일을 다하는 지나치게 불평등하고 외곡된 구조 때문에 노예들의 반란으로 쇠퇴하였다.

1100년경 십자군 운동을 계기로 비잔틴 제국이 쇠하는 대신 베네치아와 제노아를 중심으로 한 북이탈리아가 흥하였다. 북이탈리아가 주도한 시기는 잠시로, 1400년대에 항해술의 발달 덕분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주도하는 대서양 지역으로 중심이 이동하였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적극적으로 대양을 개척한 덕에 아시아와의 교역을 선점했으며, 중남미 대륙을 식민지로 선점하여 엄청난 부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렇게 식민지로부터 획득한 부를 국내 생산 기반을 높이는 데 쓰지 않고, 유럽 대륙의 이웃 국가들과 전쟁으로 위세를 높이는데 써버렸다. 시간이 지나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들어오는 부가 줄어들면서, 결국 새로이 부상한 영국과 프랑스에 무역을 제압당하여 쇠퇴하였다. 프랑스는 넓은 영토와 풍부한 자원 덕분에 서서히 국력이 성장한 사례이며, 영국은 일짜감치 왕권을 견제하고 상공인들이 성장하면서 금융과 무역이 발달하여 국력이 성장하였다.  

왕과 귀족간의 갈등, 세속권력과 종교 세력 간의 갈등, 지배집단과 중간층 간의 갈등, 지주 세력과 상공인 간의 갈등, 등이 역사를 추진한 동력이다.  지배자의 전제적 통치에 대한 견제는 1300년부터 유럽 여러 나라에서 전개되었다. 왕에 대한 견제는 오랫동안 대지주인 귀족이 주을 이루었는데, 1300년경 총과 대포의 도입으로 귀족의 중요성은 줄어든 대신, 전쟁 비용을 대는 상공인과 전쟁에 보병으로 참여하는 일반인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전쟁에서 일반 보병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민족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국민 국가가 등장하였다. 국민 국가는 영토와 민족어를 바탕으로 한다. 과거에는 국가는 왕의 사유물로서,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유럽 전지역에 걸쳐 영토와 언어에 관계없이 전개되었다. 일반 민중은 왕과 완전히 유리되어 있었으며, 왕은 일반 민중들과 언어 및 종교를 달리하는 경우도 흔했다. 전쟁은 귀족들과 용병들을 고용하여 왕들 사이에 벌어지는 게임에 불과했다. 

서구 문명의 발전의 동력은 전쟁과 상공업에 있는데, 이는 중국 문명과 뚜렷이 대비되는 특징이다. 그리스, 로마, 이탈리아 문명은 상업이 중심이었으며, 이후 대서양 제국들 역시 상업이 발전의 중심이었다. 토지는 귀족들의 권력의 기반이었으며, 이들은 군사력을 장악하였다. 전쟁기술이 발전하면서 군사력으로서 귀족의 중요성은 사라진 대신, 높은 전비를 부담하는 주축으로서 상공인의 세력이 부상하였으며, 일반 보병으로 뛰는 일반인의 세력이 점차 부상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이후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동력이 된다. 

서구 문명은 끊임없는 전쟁의 연속이었고, 종교의 비중이 매우 큰 문명이었다. 서구 문명의 주도권은 시기에 따라 변천하였는데, 고대에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였고, 다음으로는 그리스와 로마였고, 이어서 북이탈리아와 지중해 지역이었고, 이후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 대서양의 서유럽으로 중심이 옮아갔다. 1941년에 1판을 시작으로 20번째 판을 개정하기까지 오랜 기간 동안 여러 저자를 거치며 다듬어져서, 이해가 쉽고 균형된 논의를 제공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서 서구 사회를 이해하는데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