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ip Bump. 2023. The Aftermath: the last days of the baby boom and the future of power in America. Viking. 351 pages.
저자는 신문사 기자이며, 이 책은 미국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정치에 끼친 영향과, 그들이 퇴장하고 나면 정치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 논의한다.
이차 세계대전 이후 1946~64년의 기간 동안 출산율이 예외적으로 높았는데, 베이비붐 세대는 이 기간에 출생한 인구집단을 지칭한다. 이들은 전후 경제부흥을 만끽한 세대로서, 이전에 두차례의 전쟁과 경제불황을 경험한, 소위 "조용한 세대" (Silent generation)와 대비된다. 베이비붐 세대 이후 1965~1990년대초까지 출생한 인구집단을 "Generation X" 라 칭하는데, 이들은 1970~80년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한 세대이며, 베이비붐과 대비하여 인구 규모가 작으므로 특별히 강조되지 않는 세대이다. 1990년대초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를 밀레니엄 세대 Millenium generation 라고 지칭하는데, 이들은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지칭되는 정보통신 혁명의 수혜를 받고, 공산주의가 붕괴된 후 탈이념 정치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1990년대 중반 이후의 경제적 풍요를 누린 세대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인종적으로 동질적인 집단이다. 미국은 1960년대 중반까지 이민을 극도로 억제했기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는 대부분 유럽계 백인이거나 아니면 흑인이다. 반면 1970년대 이후 아시아와 중남미로부터 이민자가 대규모로 유입된 결과, 밀레니엄 세대는 인종적으로 다양한 구성을 보인다. 2020년 현재 베이비붐 세대는 50대 후반 이후의 연령으로 경제활동에서 은퇴한 사람이 다수이다. 그동안 베이비붐 세대는 미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 그들의 인구규모보다 더 큰 비율의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근래에 들어 인구 규모가 줄면서 그들의 영향력도 함께 줄고 있다.
인종적으로 동질적이며 영향력을 과다하게 행사해온 베이비붐 세대는, 그들과는 인종적으로 다른 구성을 보이며 그들보다 높은 교육수준에 새로운 가치 지향을 가진 밀레니엄 세대에게 위기감을 느낀다. 근래에 공화당이 백인의 기득권을 배타적으로 옹호하는 편향을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베이비붐 세대의 위기감과 상실감에 기대는 전략이다. 공화당은 인종과 이민 문제를 선명하게 부각시킴으로서, 자신의 지지층, 즉 베이비붐 세대를 결집시키는 전략을 극단적으로 추구한다. 그러나 앞으로 갈수록 미국인의 인종 구성이 다양화될 것이므로, 이러한 공화당의 전략은 장기적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
미국은 고령화 문제와 인종문제가 정확히 중첩되어 있으므로, 두 문제 모두 해결을 어렵게 한다. 고령자는 베이비붐의 백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반면, 젊은 사람 중에는 백인이 소수이다. 백인들은 자신이 누리던 정치 경제적 기득권을 움켜쥐고 놓으려고 하지 않으나, 이는 성장하는 유색인 젊은이와 충돌한다. 유색인 젊은이들이, 자신과 정체성을 달리하는 백인 고령자를 흔쾌히 부양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베이비 붐 세대가 고령화되고 경제활동에서 물러나면서, 노동력 부족 문제, 연금 문제, 고령자를 돌볼 사람을 구하는 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이민자를 더 받아들이는 것 밖에는 수가 없다. 베이비 붐 세대 백인들이 조용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기에, 미국 정치의 양극화, 계급과 인종간 갈등은 앞으로도 오랜 기간 시끄러울 것이다.
저자는 미국의 정치 칼럼니스트이기에, 선거와 정치에 대한 관심이 책의 중심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이후에 대한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대한 검토를 기대했으나 실망했다. 그의 분석과 논의는 피상적이며 횡설수설하여 읽기 어려웠다. 결국 3분의 2쯤 읽다 책을 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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