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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28. 10:13


아침 산책을 하면서 과일을 한가득 샀다. 토마토 사과 자몽을 담다보니  무거워졌는데 3유로란다. 이탈리아도 그랬지만 이곳도 농산품 가격이 싸다. 바다를 바라보는 언덕에 있는 교회에서 주문을 외는 소리가 들리길레 올라가 보니 이른 아침인데도 예배가 열리고 있다. 들어가 뒷자리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참석ㅈ그리스 정교는 확실히 카톨릭과 흡사하다. 신부가 무언가 주문을 끝도 없이 왼다. 교회 현관 입구 양쪽으로 거지가 진을치고 동전통을 내민다. 이작은 도시에도 거지가 있는게 의아하다. 예배에 참석한 사람은 다섯명쯤 될까. 교회를 나와 언덕을 내려오니 힘겹게 계단을 올라오는 할머니가 보인다. 이곳에서도 교회는 젊은이들이 외면하는 것 같다. 숙소에 오는길에 기로라고 부르는 그리스식 버거를 샀다. 숙소 발코니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먹으니 무척 맛있다.
그리스 반도의 서북쪽 끝에 있는 이구메니챠에서 동북쪽 끝에 있는 테셀로니카 까지가는데 4시간이 걸렸다. 고속도로가 잘 닦여 있는데 도로에 차가 별로 없다. 트럭을 거의 보지 못했다. 길은 험준한 산악 사이를 계속 달리다가 동쪽 끝에 이르러서야 평야가 나타난다. 지금까지 버스여행은 모두 플릭스버스라는 회사를 이용했다. 몇년전에 영국에 머물며 여행할 때만 해도 이회사가 그렇게 크지 않았았고 유로라인 이라는 회사도 제법 컸는데 이번에 여행해 보니 거의 이회사가 장거리 버스 시장을 장악한 것 같다. 어느 나라를 가던 터미널에  이버스 소속의 차가 압도적으로 많다.
플릭스 버스는 매우 효율적으로 운용된다. 대부분 인터넷으로 표를 예약하고 휴대전화에 티켓을 다운로드 받아 승차시에 운전사에게 그것을 보이면 운전사가 자신의 휴대폰으로 큐알코드를 인식하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젊은이들은 휴대전화를 보이고 노인은 집에서 티켓을 프린트해온다. 플릭스 버스의 운행노선은 서유럽은 물론 동유럽 전지역에 거미줄 처럼 퍼져 있다. 현지 업체와 제휴하여 운영하기에 나라마다 서비스 품질이 조금씩 다르다. 인터넷으로 예약하려 하면 출발 시각에 따라 요금의 차이가 크고 출발 시각에 임박해서 예약하려면 가격이 제법 올라간다.
그리스는 이회사의 운행노선 지도에 안나온 나라이기 때문에 실제 터미날에 가서 물어볼 때까지 버스를 타고 어디를 어떻게 갈지 알 수 없었다. 유럽연합에 가입해 있지만 장거리 버스 시장을 외국 업체에게 개방하지 않은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버스 서비스의 품질이 열악하다. 버스는 새것이었지만 차안에서 인터넷이 안되고 충전플러그가 없으며 화장실은 문을 잠그어 놨다.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타고 오는 장거리 승객이 없어서도 이유겠지만 화장실 청소를 하기 싫어서도 이유겠지. 네시간을 타는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20분 정도 쉬는 시간에 볼닐을 해결해야 한다.
근래에 우리나라에서도 공유택시 사업을 택시 업계의 반발을 의식해서 허용하지 안고 있는데 분명 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은 발전의 원동력이다. 교수들도 정년보장을 받으면 연구력이 떨어진다. 봉급을 훨씬 덜 받는 젊은 비전년의 교수들이 논문을 훨씬 많이 쓴다. 경쟁이 없으면 신기술 개발 노력을 할리가 없고 품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려는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다. 경쟁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도 경쟁이 없다면 사람들은 게을러지고 기득권의 장벽으로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려 하기에 경쟁을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이 그렇게 문제가 많은 나라임에도 혁신과 기술개발이 그곳에 몰리는 것은 다른 나라보다 더 경쟁을 허용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렇기 때문에 세계에 인재들이 미국으로 몰린다. 미국의 대학원이나 연구소에는 내국인보다 다른 나라에서 온 인재가 훨씬 많다. 새로운 기술과 운영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기존의 기득권 집단과 필연적으로 충돌하는 것이기에 걍쟁을 차단하는 사회는 발전이 없다. 유럽을 들여다보면 미국보다 기득이권의 보호가 더 철저하여 답답한 느낌이 든다. 사실 유럽연합이 뭉치게. 된것도 미국과 경쟁을 의식해서이다. 그러나 유럽은 미국과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경쟁을 덜 허용하는 기득이권과 전통을 더 보호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테셀로니키의 터미널을 나와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 중심으로 와 숙소까지 걸었다. 언덕길에 다닥다닥붙은 달동네를 아무리 올라가도 숙소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곳에 호스텔이 있다는게 이상하다.  인테넷에는 이 집의 평이 매우 좋았었다. 힘들게 물어 물어 찾아가 체크인을 하면서 주인과 이야기 하면서 해답을 찾았다. 주인이 매우 유능한 사람이다. 여행자가 궁금해 할만한 것을 묻지도 않는데 상세히 이야기 하고 무엇보다 첫인사가 오느라고 수고했다 커피를 하겠는지 차를 하겠는지 이다. 차를 마시면서 그와 또한명의 직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원 벤치에는 다른 여행자들이 마치 오랜 친구인 것 마냥 이야기를 나눈다. 그 중심에는 주인이 있다. 그는 수시로 사람들의 대화에 참여하면서 분위기를 이끈다. 이런 산동네 구석에 있기 아까운 인재다.
 나도 그 분위기에 동참해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 저녁을 얻어 먹었다. 터키에서 온 사람이 우리나라에. 감자탕 비슷한 것을 한 냄비 끌였다. 이야기를 건네보니 그는 이 도시에서 일하며 장기 투숙하는 사람이었다. 맛좀 봐도 되겠냐고 했더니 앉으란다. 그날 저녁에는 한방을 쓰는 영국에서 온 젊은 커플과 세르비아에서 와 장기. 투숙하는 남자 한명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했다. 영국에서 온 커플은 지난 한달 동안 서유럽을 돌아다녔고 앞으로 두달더 동유럽과 터키를 여행할거란다. 숙소에서 저녁을 해먹는데 둘 사이가 안정적이고 편안해 보였다.
세르비아에서 온 사람은 인상이 강하고 슬랭을 써가며 말을 격하게 한다. 거친 사람들과 어울리며 영어를 배웠나보다. 비행기 조정에 관심이 많아 비행기를 조정하며 겪는 어려움에 대해 장황하게 이야기한다. 나에게도 비행기를 한번 운전해보란다. 한번 조정을 해보면 중독죌거란다. 그는 말하는 것으로보아 군에서 제법 시간을 지낸 것 같다. 분위기가 좋은 호스텔에 가면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관찰할 수 있어 좋다. 방을 홀로 쓰는 호텔보다 호스텔을 선호하는 이유이다.
오후에는 시내로 내려와 돌아다니면서 감자칩에 요구르트 소스를 듬뿍 뭍힌 먹거리를 사서 아리스토텔레스 광장에서 바다를 바라보녀 천천히 먹었다. 여러 사람들이 사먹기에 나도 샀는데 아무래도 바가지를 쓴 것 같다. 콜라 컵 규모의 것인데 3.2 유로를 냈다. 그 바로 옆에 전통 시장에서 소시지를 600그램 샀는데 3유로를 냈는데 뭔가 이상하다. 나에게는 3유로가 큰 돈이 아니지만 그래도 바가지를 썼다는 생각이 드니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그리스는 우리나라의 10년전 모습과 흡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