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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11. 09:34

David Sloan Wilson. 2007. Evolution for Everyone: How Darwin's theory can change the way we think about our lives. Bantam Dell. 349 pages.

저자는 생물학자로 진화론을 적용하여 생물계만이 아니라 인간사의 다양한 현상을 설명하려고 한다. 진화론은 주어진 환경에서 생존에 가장 도움이 되는 형질이 선택적으로 후세에 전해져 생물이 변화한다는 이론이다. 환경이 바뀌면 바뀐 환경에 부적합한 형질은 도태되고, 대신 환경에 적합한 형질이 선택된다. 선진국 사람이 비만과 성인병으로 고생하는 것은 인간의 환경이 바뀌었음에도 과거에 생존에 유리한 형질을 버리고 새로운 형질로 바꾸지 못한 결과이다. 인간이 똑똑하다고 하지만 진화의 굴레를 벗어나기는 어렵다. 인간의 호불호의 감정은 진화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진화의 과정은 엄청나게 정교한 생존 전략을 만들어 낸다. 놀라운 특이한 능력이나 정교한 생존전략은 생물체가 의식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복잡한 두뇌와 높은 학습능력 또한 인간의 의식적으로 구사하는 것이 아니다. 진화의 과정을 통해 특정 동물은 특정 환경에서 생존에 유리하도록 고도로 특화된 기술을 탄생시킨다. 지구의 역사를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서 수많은 생물체는 생존 경쟁에 승리하지 못하고 도태되었다. 인간의 경우에도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토태시켰다.

진화의 과정을 통해 개별 생물체가 집단으로 뭉쳐서 단일 개체로 움직인 결과 생존 경쟁에서 유리한 지위를 획득하였다. 인간을 포함한 복잡한 유기체는 이러한 집단화의 산물이다. 집단화가 한단계 더 진전된 경우가 개미나 말벌과 같은 사회적 동물이다. 개체를 넘어서 집단화하여 살아가는 사회적 생물은 덜 집단화한 생물보다 훨씬 생존에 유리하기에, 이러한 사회적 생물이 지구상 전체 동물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다. 사회적 동물은 집단내에서 유전자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생존 활동을 전개하며, 개체들 사이에 분업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

인간 세계는 이러한 집단화가 새로운 단계로 진행된 것이다. 인간은 문화라 부르는 삶의 기술을 세대간 학습을 통해 전승한다. 문화는 인간에게 개체의 능력을 뛰어 넘어 엄청난 능력을 가져다 주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다. 오랜 학습과정을 거친 후에만 정상적 인간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다른 사회적 동물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인간의 집단화는 인간과 다른 동물과의 경쟁에서 인간이 우위를 차지하게 된 이유이다.

인간의 집단화에서 문제는 어떻게 집단 구성원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집단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냐는 것이다. 인간의 도덕률과 종교는 바로 이러한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종교는 집단을 개인보다 우위에 두도록 하며, 집단의 결속을 다지는 기능을 한다. 인간의 미적 감수성이나 도덕률은 집단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규정하며 생존에 위협이 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규정한다. 인간은 집단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때 삶의 보람을 느끼며, 의미있는 삶을 산다는 느낌을 받는다. 집단의 대의에 헌신하고자 하는 인간의 감정은 진화의 산물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진화론을 생물계와 인간사에 적용하는 것을 주제로 강의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책에서도 다양한 인간 현상에 대해 진화론을 적용하여 설명하는데, 생물체의 진화를 설명할 때에 비해 서술이 장황하고 논리가 허술하다. 후반부에는 저자의 개인사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며, 맨 마지막 장은 본인의 성장과정을 썼다. 노력하며 살아왔지만 어느 하나 특별할 것 없는 교수의 이야기이다. 나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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