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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15. 12:57

이즈미 마사토 (김윤수 옮김). 2014. 부자의 그릇: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다산 북스. 223쪽.

저자는 경제금융 교육 전문가이며, 이 책은 저자의 과거 경험을 소재로 쓴 우화를 통해 어떻게 돈을 관리해야 하나에 관해 교훈을 제시한다. 돈은 사람들의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킨다. 사람들은 돈의 힘에 휘둘려서 기존에 생각하던 방식이나 기존에 소중히 여겼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망쳐버리기까지 한다.

돈은 삶에서 꼭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을 혼란하게 하고 감정에 휘말리게 한다. 이 책의 우화에 등장하는 화자는 자신의 과거 사업 실패 경험을 이야기 한다. 그는 주먹밥 판매 사업을 시작하였을 초기에 매출이 급상승하여 흥분한다. 새로 개발한 제품이 엄청나게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자신의 재무와 관리 능력의 범위를 넘어 여러개의 매장을 빚을 내어 서둘러 확장한다. 그러나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신제품에 대한 평판은 썰물처럼 빠져버리고, 결국 빚에 몰려서 사업의 핵심 기여자들과 결별하고, 가족에게 소홀하여 이혼 당하고, 길거리에 나앉는다.  열심히 했지만 자신의 능력에 대한 판단을 그르쳐 실패한 것이다. 자신의 능력에 맞는 수준으로 서서히 사업을 키워 나갔다면 성공했을텐데, 일시적으로 돈이 벌리는데 흥분하여 신중함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잃은 것이다.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있다. 돈을 관리하는 능력, 부자의 그릇을 키울 때,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돈을 맡기고, 부자가 될 수 있다. 돈은 결국 다른 사람으로부터 오기 때문이다. 돈은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하지만, 돈에 지배당하지 않고 돈과 공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 책은 돈을 버는 특별한 비결을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 빠질 수 있는 위험 중 하나를 예로 제시할 뿐이다. 좋은 아이디어와 운이 결합하면 돈을 벌 수 있지만, 짧은 시일내 큰 돈을 벌겠다는 성급함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에, 부자가 되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한다. 결국 자신의 돈관리 능력 범위 내에서 서서히 부를 쌓아 나가고, 그러면서 자신의 능력이 길러지는 만큼 돈도 함께 벌리게 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신의 능력과 운이 닿는 만큼 돈이 들어온다는 메시지는 별로 특별하지 않다.

 

2020. 12. 31. 13:30

2020.2.21 ~2020.12.31.   총 39권.

1.

Nichlas Epley. 2014. Mindwise: Why we misunderstand what otheres think, believe, feel, and want. Vintage. 188 pages.

2.
Matt Ridley. 2015. The Evolution of Everything: how new ideas emerge. 320pages.

3.
Matt Ridley. 2020. How Innovation works: and why it flourishes in freedom. Harper Collins. 373 pages.

4.
Malcolm Gladwell. 2019. Talking to Strangers: What we should know about the people we don't know. Little Brown. 346 pages

5.
Warren Bennis and Patricia Ward Biederman. 1997. Organizing Genius: The Secrets of creative collaboration. Basic Books. 218 pages.

6.
Hohn H. Lienhard. 2006. How Invention begins: Echoes of old voices in the rise of new machines. Oxford University Press. 242 pages.

7.
Walter Isaacson. 2014. The Innovators: how a group of hackers, geniuses, and geeks created the digital revolution. Simon & Schuster. 488 pages.

8.
Reed Hastings and Erin Meyer. 2020. No rules rules: Netflix and the culture of reinvention. Pneguin Press. 272 pages.

9.

James C, Scott. 2020(1998). Seeing Like a State: How certain schemes to improve the human condition have failed. Yale University Press. 357 pages.

10.

Deirdre McCloskey. 2010. Bourgeois Dignity: Why Economics can't explain the modern world. University of Chicago Press. 450 pages.

11.

Claude S. Fischer. 2014. Lurching toward happiness in America. MIT Press. 129 pages.

12.

Robert B. Marks. 2015. The Origins of the Modern World: A Global and environtal narrative from the fifteenth To the twenty first century. 3rd ed. Roman & Littlefiels. 218 pages.

13.

Walter Scheidel. 2019. Escape from Rome: The Failure of Empire and the Road to Prosperity. Princeton University Press. 527 pages.

14.

Douglas C. North, John Joseph Wallis, and Barry R. Weingast. 2009(2013). Violence and Social Orders: A Conceptual Framework for Interpreting Recorded Human History. Cambridge University Press. 282.

15.

김봉중. 2006. 카우보이들의 외교사. 푸른역사. 447쪽.

16.

Henry Kissinger. 2014. World Order. Penguin books. 374 pages.

17.

Paul Kennedy. 1987. 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 Vintage. 540 pages.

18.

Jeffry A. Frieden. 2006. Global Capitalism: Its fall and rise in the twentieth century. W.W. Norton. 476 pages.

19.

Claudia Goldin and Lawrence F. Katz. 2008. The Race between Education and Technology. Harvard University Press. 353 pages.

20.

David P.Barash. 2003. The Survival Game: How game theory explains the biology of cooperation and competition. Henry Holt & Co. 277 pages.

21.

Michael Marmot. 2015. The Health Gap: the challenge of an unequal world. Bloomsbury Publishing. 346 pqges.

22.

Paul Seabright. 2010. The Company of Strangers: a natural history of economic lif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0. 315 pages.

23.

Nicholar Christakis and James Fowler. 2009. Connected: How your friend's friends' friends affect everything you feel, think, and do. Little Brown. 305 pages.

24.

Brad Stone. 2013. The Everything Store: Jeff Bezos and the Age of Amazon. Back Bay Books.

25.

Paul Collier. 2007. The Bottom Billion: Why the poorest countries are failing and what can be done about it. Oxford University Press. 195 page.

26.

박홍규, 박지원. 2019.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무리짓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 사이드웨이. 461쪽.

27.

Gerd Gigerenzer. 2014. Risk Savvy: how to make good decisions. Penguin Books. 261 pages.

28.

Steven Johnson. 2014. How We got to now: six innovations that made the modern world. Riverhead Books. 255 pages.

29.

Richard V. Reeves. 2017. Dream Hoarders: How the American upper middle class is leaving everyone else in the dust, why that is a problem, and what to do about it. Brookings Institute Press. 156 pages.

30.

Steven Hill. 2015. Raw Deal: How the uber economy and runaway capitalism are screwing American workers. St. Martin's Press. 262 pages.

31.

Rachel Sherman. 2017. Uneasy Street: the anxieties of affluenc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37 pages.

32.

David Sloan Wilson. 2007. Evolution for Everyone: How Darwin's theory can change the way we think about our lives. Bantam Dell. 349 pages.

33.

Wayne Leighton and Edward Lopez. 2013. Madmen, intellectuals, and academic scribblers. Stanford University Press. 190 pages.

34.

James Surowiecki. 2004. The Wisdom of Crowds. Anchor Books. 282 pages.

35.

Dani Rodrik. 2018. Straight Talk on Trade: Idea for Sane World Economy. Princeton University Press. 274 pages.

36.

Len Fisher. 2008. Rock, Paper, Scissors: Game theory in everyday life. Basic Books. 199 pages.

37.

W. Brian Arthur. 2009. The Nature of Technology: What it is and How it evolves. Free Press. 216 pages.

38.

Nassim Nicholas Taleb. 2018. Skin in the Game: Hidden asymmetries in daily life. Random House. 236 pages.

39.

Leslie R. Crutchfield. 2018. How Change happens: why some social movements succeed while others don't. Wiley. 183 pages.

2020. 12. 31. 12:39

Nichlas Epley. 2014. Mindwise: Why we misunderstand what otheres think, believe, feel, and want. Vintage. 188 pages.

저자는 심리학자이다. 이 책은 심리학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왜 상대의 마음을 잘 읽지 못하는지, 그러면서도 왜 잘 읽는다고 착각하는지 설명한다. 마지막 장에서 그렇다면 상대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지침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상대의 생각을 잘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실험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부부 사이에도 상대의 생각을 읽는 정도는 그렇게 크지 않다. 상대의 생각을 읽는 능력은 인간의 생존을 위하여 필수적 기술로 진화했지만, 정확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수준보다 훨씬 낮다.

서로 자주 접촉하지 않고 잘 모르는 대상에 대해서는 인간성을 덜 인정한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할 때 인디언을 자신과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은 경우, 흑인 노예의 인간성을 덜 인정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반면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가졌거나, 인간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사물에 대해 인격을 부여하기도 한다. 인간은 어떤 사건에 대해서나 이를 유발한 인격적 행위자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연히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행위자를 지목한다.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건의 원인으로 신을 등장시키는 이유이다.

인간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고 행위하는지는 알지만, 왜 그런 생각과 느낌과 행위를 하게 됬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인간의 마음은 자신의 의식 밖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감정이나 행위의 원인을 자신은 잘 안다고 착각한다.

인간은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파악한다. 세상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면,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세상이 잘 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면, 고쳐야 할 쪽은 자신이 아니라 상대라고 생각한다. 이를 심리학에서 "순진한 사실주의 naive realism"라 한다. 동일한 대상에 대해 타인도 나와 같이 생각할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이, 타인의 생각을 잘 못 파악하게 되는 주요 원인이다. 자신의 생각에 비추어 상대의 행위의 동기를 판단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타인은 동일한 대상에 대해 나와 다르게 느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자주 접하지 않는, 잘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고정관념 stereotype" 을 가지는 것은, 인식의 효율을 위해 필수적이다. 고정관념이란 잘 모르는 것을 인식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효율적인 도구이다. 고정관념은 집단간의 차이를 과장되게 만들지만, 집단간에는 차이보다 유사점이 더 많다. 남자와 여자에 대한  고정관념의 많은 부분은, 두 집단간 차이의 방향은 맞지만, 차이나는 정도는 과장되어 있다.

인간의 행위는 행위자의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는다. 행위를 관찰함으로서 그 사람의 생각을 파악할 수있다는 주장은 자만이다. 이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기만하기 때문도 있지만, 많은 경우 행위자의 감정과 생각이 행위에 그대로 반영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행위로부터 행위자의 생각을 추출해내는 작업은 매우 어려우며 오류가 많다. 자신의 행위로부터 자신이 왜 그렇게 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면, 남의 행위로부터 그의 진실된 생각을 파악하는 것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람이 타인의 생각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본적으로 겸손해져야 한다. 상대의 입장을 추측함으로서 (put oneself in other's shoes) 상대의 행위의 배경이 되는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는 조언은 틀렸다. 왜냐하면 상대의 입장을 추측한다고 하여 상대가 처한 맥락을 제대로 파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직접 경험해 보아야만 상대의 입장, 상대가 처한 맥락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추측만으로는 절대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저자는 상대의 입장을 추측하기보다, 상대에게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 직접 물어보고, 그의 발언을 경청하여 그의 생각을 직접 파악하는 것이, 다른 어떤 방식보다 더 효과적으로 상대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물론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하는 바를 솔직히 말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훨씬 더 많은 경우 사람들은 물어보면 자신의 생각하는 바를 거짓없이 말한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하는 것이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때 더 이익을 얻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많은 경우 요청하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다. 서로 접촉하고 대화하면서 공통의 이익을 추출해 내는 것이 협상의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흥미로운 사례를 인용한다. 어느 인디언 부족은 "말하는 막대 talking stick" 라는 관행을 가지고 있다. 회의에서 발언을 하려면 이 말하는 막대를 가져야 하는데, 이 막대를 건너 받아 다음 차례로 말하는 사람은 바로 전에 말한 사람의 발언의 요지를 요약하여 그가 수긍하는 사인을 보낸 후에야 자신의 발언을 할 수 있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상대의 생각을 이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상대의 생각을 잘못 파악해서 발생하는 불상사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저자는 과학적 연구결과를 잘 정리하여 적재적소에서 제시함으로서 자신의 주장의 설득력을 높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는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글을 쓴다. 통찰력을 주는 흥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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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29. 20:53

Matt Ridley. 2015. The Evolution of Everything: how new ideas emerge. 320pages.

저자는 과학 분야의 대중 저술가이다. 저자는 진화의 원리가 생명체뿐만 아니라 모든 물리적 사회적 현상에 적용될 수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진화의 원리란 내생적 원인에 의해 유발된, 점진적이며, 축적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진화에 반대되는 개념은, 외부의 주체에 의해 계획되고 명령된 변화이다.

우주가 절대자의 의지에 의해 창조되었는가 혹은 자연의 내생적 원인에 의해 점진적으로 변화한 결과 오늘에 이르렀는가는 진화론대 창조론이라는 고전적 논쟁이다.

인간의 도덕률은 신이나 통치자의 위로부터의 명령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반복된 상호작용의 결과물, 즉 밑으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인간의 언어, 도시, 경제, 기술발전, 자아, 성격, 인구변화, 정부, 종교, 화폐, 인터넷, 등 다양한 사회현상이 모두 점진적으로 내생적 원인에 의해 전개된 것이다.

자유 시장경제가 계획경제보다 낫다. 많은 시장 참여자의 지혜가 반영된 자유 시장경제는 소수의 계획자의 생각이 반영된 계획경제보다 훨씬 효율적일수밖에 없다. 정부의 개입이 비효율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이 자유의지가 있어서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한다는 것은 환상이다. 인간의 인식은 생리학적 작용의 결과이다. 인간은 행위한 후에, 자신이 그렇게 하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무의식적으로 합리화한다. 그러나 행위의 원인은 생리적, 물리적 작용이지, 자신이 그렇게 하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다.

인간의 성격과 지능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크다. 인간은 백지상태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모든 현상에 대해 이것을 만들어낸 행위자를 찾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인간의 잘못된 인식 습관이다. 특정 지도자가 없어도, 특정 발명가가 없어도, 조건이 맞을 때 일어날 일이 일어난다. 많은 일이 우연히 전개되지만, 인간은 무언가 분명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원인 내지 행위자를 찾는다.

위로부터의 명령이나 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내생적 원인에 의해 점진적으로 만들어진 것보다 열등하다. 교육에서도 위로부터의 교조적 가르침은 학생들이 서로 도우면서 스스로 생각하여 깨치는 방식에 비해 학습의 효과가 적다. 정부가 관료적으로 규제하는 공립학교보다 개인의 자율적 선택을 강조하는 사립학교가 훨씬 교육 성과가 높다.

2008년의 금융위기는 정부의 부실 규제때문에 투기가 심한 결과 발생한 파국이 아니라, 오히려 정부의 과도한 불합리한 규제 때문에 발생하였다. 클린턴 정부 이전 부터 재정적 능력이 안되는 가난한 흑인들에게 집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금융기관에 대해 금융 대출의 의무적 할당을 강제한 결과, 신용이 부실한 사람이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사게 된 것이 금융위기의 원인이다. 정부가 금융을 간섭하지 않고 시장원리에 맡겨두었더라면, 금융기관이 그렇게 신용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았을 것이며, 부실 채권이 그렇게 많이 쌓여서 거품이 일시에 꺼지는 위기를 맞지 않았을 것이다.

맬더스에서부터 시작된 인구폭증에 대한 우려는, 20세기 초반에 우생학적으로 열등한 사람을 정부가 강제로 불임수술하는 조치를 낳았고,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 행위를 낳았으며, 20세기 후반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산아제한을 강제하는 조건으로 원조를 해주는 정책으로 발전했다. 이는 근래에 환경주의 운동으로 이어진다. 1960년대에 로마클럽은 인구폭증을 예언하면서 환경적 한계의 우려를 불지폈으며, 환경을 보전하면서 지속가능개발을 해야 한다는 논의로 연결된다. 근래에는 글로벌 워밍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며,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제한하기 위해 화석 연료를 악으로 대체 에너지를 선으로 인식하는 태도를 낳았다.     

근래에 환경주의는 종교의 수준에 들어섰다. 모든 문제를 글로벌 워밍 탓으로 돌리고, 환경주의에 제한을 두려고 하면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종교적 신념과 다르지 않다. 자연 재해는 글로벌 워밍이외에 다양한 원인에 의해 초래되는 것이며, 글로벌 워밍은 이산화탄소의 확대 이외에 다양한 원인에 의해 초래될 수 있다. 인간이 신을 만들었듯이, 글로벌 워밍에 대한 절대적 신념도 인간이 만든 것이다. 

세상의 다양한 것들이 진화하면서 인간에게 좀더 좋은 상태로 되간다는 사실은 희소식이다. 소득이 높아지고, 폭력이 줄어들고, 인구 증가가 멈추고,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도시화되고,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민주주의가 확대되고, 시장원리가 더 많이 적용되면서, 세상은 보다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아이디어가 잡다한 주제들에 마구 퍼부어진 작품이다. 매우 많은 주제를 매우 많은 사례들을 인용하면서 다루기 때문에, 다 읽고 나서 어느 특정 주제에 대해 강한 기억이 남지 않는다. 세상은 진화적, 점진적, 내생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라는 메시지 하나만 남는다. 세상이 이렇게 전개되는 것이라면, 그가 비판하는, 위로부터의 계획과 명령에 의해 만들려고 하는 시도는 헛된 일이다. 결국 크게 보면, 세상사는 일어나는 대로 일어나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주체적 노력은 어떤 가치가 있는가? 인간의 주체적 노력이 조금씩 쌓이고 쌓여 내생적 원인과 버무려지면서 변화하고 발전되는 것이 아닌가? 계획이란 것은 이러한 주체적 노력의 일부이고. 저자는 엄청난 독서가이며 아이디어가 풍부한 사람이다. 이 책은 아이디어의 백과사전이란 느낌이 든다.  

2020. 12. 26. 12:16

Matt Ridley. 2020. How Innovation works: and why it flourishes in freedom. Harper Collins. 373 pages.

저자는 과학을 주제로 여러권의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이다. 이 책은 인류 역사상 중요한 혁신의 사례를 검토하고 혁신에 관한 사회 현상을 기술한다. 혁신의 범주로 에너지, 보건, 운송, 식량, 저수준 기술의 혁신, 통신과 컴퓨터로 구분했으며, 선사시대의 혁신을 추가하였다. 인류 사회는 주요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물질적 풍요를 만들어 냈다. 책의 후반 3분의 1에서는 혁신을 둘러싼 사실의 일반화를 전개한다.

혁신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 오랜 시간의 발견과 지식이 축적되면서 혁신이 만들어지는 것이지, 어느날 갑자기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혁신은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다듬어지는 것이다. 실패가 없이 찾아오는 완성된 혁신은 가능하지 않다. 기존에 알고 있던 상이한 범주의 지식을 새로이 조합하면서 혁신의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다양함을 허용하는 문화가 아이디어의 탄생을 촉진한다. 혁신은 팀워크의 소산이다. 특정 발명가가 단독으로 해내는 혁신이란 신화이다. 중앙집중의 강력한 권력이 지배하는 정치에서보다 여럿으로 나누어진 권력 환경이 혁신을 탄생시키는 들어내는 데 유리하다. 왜냐하면 모든 혁신은 기득권자의 반발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혁신은 과거보다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산출을 만들어내는 길이다. 경제성장의 열쇄는 혁신에 있다. 혁신이 없다면 경제성장은 중단될 것이다. 생산요소를 증가시키는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혁신은 과학의 발전보다 선행한다. 과학은 혁신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발전한다. 혁신은 도태되는 분야에서 실업을 유발하나 새로 탄생하는 분야에서 고용을 늘리기 때문에, 전체로 보면 사람들이 전에 못지 않게 일하면서 더 많이 생산하는 사이클을 형성한다. 혁신을 통해 사람들의 노동 시간은 점차 줄어든 반면, 노동의 질은 높아졌다.

혁신은 항시 반발을 유발한다. 혁신은 기득 이권을 허물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새로운 것에 대해 심리적으로 항시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반발하는 행위를 업으로 하여 이익을 얻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근래에 서구 사회에서도 혁신을 막는 경우는 흔히 발생했다. 유럽에서 유전자변형식물 GMO를 막는 것이나, 핵발전을 막는 것이나, 유전자 편집을 통한 개량종의 탄생을 막는 것이 그것이다. 핵발전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서 핵발전 기술이 시행착오를 통해 개량되는 길을 막아버렸다. GMO나 유전자 편집을 막는 것은 이념적인 이유와 더불어 환경단체를 포함해 이를 반대하는 집단의 이익 때문이다. 모든 가능한 위험을 고려해 새로운 혁신을 평가해야 한다는 원칙은 혁신을 막는 길이다. 기존의 것들도 위험과 이익의 균형 속에서 존재하는데, 새로운 혁신에 대해서만 혁신이 가져올 이익은 도외시하고 가상적 위험에 큰 비중을 두어 평가하는 정책은 기득이권을 보호하는 방편에 불과하다. 혁신을 일단 수용하면서 유발되는 위험에 대해 시행착오를 통해 수정해나가는 태도가 혁신의 탄생을 촉진하는 길이다. 혁신이 그것이 유발할 가상적 위험에 철저히 안전하다는 것을 혁신자에게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제도는 혁신을 질식시킨다. 혁신은 불완전한 과정의 연속 속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대해 항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체제를 버리고, 새로운 것은 허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체제로 바꿀 때 혁신이 촉진된다. 유럽이 전자에 해당하며, 미국이 후자에 해당한다. 유럽이 새로운 것을 사사건건 규제하기 때문에 근래에 일련의 기술 혁신 과정에서 유럽은 미국에 크게 뒤쳐졌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해보고 싶은 인재는 유럽을 버리고 미국에 간다.  혁신은 사람들 사이에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실험을 허용하고 시행착오를 장려하고 실패에 관대한 사회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현재의 엄격한 지적재산권은 혁신을 막는 역기능을 낳았다. 지적 재산권은 혁신의 이익을 보호함으로서 혁신이 만들어지는 것을 촉진한다는 원래의 취지와 달리, 혁신자의 아이디어 소유권을 지나치게 보호함으로서 혁신의 확산과 후속 개량 작업을 가로막는다. 혁신을 추구하는 동기는 금전적 이익도 있지만, 혁신을 추구하는 행위 자체가 가져오는 성취감 때문이다. 혁신은 오랜 기간동안 시행착오를 통해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특정 개인에게 혁신의 소유권을 전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혁신의 소유권을 제한할 때, 혁신의 확산과 개량이 더 넓게 더 빨리 이루어지는 것을 역사는 증명한다.

20세기 후반 들어 혁신이 둔화되고있다는 주장에 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은 인공지능을 만들어 냈으며, 유전자 편집기술은 농업혁명과 의료 혁신을 가져왔다. 이러한 기술은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다. 앞으로 30년 후의 세상은 이러한 혁신 덕분에 지금보다 나아져 있을 것이다.

저자는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통찰력을 제시하는 글을 쓰기에 그가 내는 책은 번번히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 역시 혁신에 대해 전반적 조망과 함께 통찰력을 제시한다. 자유와 다양성을 허용하는 사회가 궁극적으로 융성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제시한다. 유럽이 왜 미국에 뒤쳐지는지 이해할 수 있다.

2020. 12. 12. 17:02

Malcolm Gladwell. 2019. Talking to Strangers: What we should know about the people we don't know. Little Brown. 346 pages

저자는 비소설부문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 책은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가 하는 주제에 관해 다양한 사례를 이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낸다. 결론은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면서 상대의 표정과 행동거지을 관찰하면 상대가 진실을 말하는지 알수 있다고 하는 주장은 실증적인 근거가 박약하다. 인간의 감정과 마음 속 상태는 전형적인 표정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특정 표정은 특정 감정 상태를 드러낸다고 하는 일반적 상식이 항시 맞는 것은 아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텍사스 교통 경찰이 어느 흑인 여성 운전자를 사소한 교통 위반으로 검문하면서 티걱태걱하다가 감정이 고조되고 결국 그 여성을 구속하고 그 여성이 유치장에서 자살한 사건을 두고 왜 일이 그렇게 전개됐을까 묻는 데에서 시작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책의 맨 마지막에 제시된다. 

두번째 이야기는 쿠바의 이중간첩이 오랫동안 미국의 CIA를 속인 사건을 두고 전개된다. 그렇게 여러명의 이중간첩이 미국 정보기관의 감시망을 속이고 활동할 수있었던 이유는, 인간은 상대를 진실하다고 믿는(default to truth) 본성적 성향 때문이다. 최후에 잡히기까지 의심의 단서는 여럿있었지만,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이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사람들은 의심의 단서를 묵살하고 상대를 신뢰했다. 서구에서 오랫동안 엄청난 금융사기를 쳐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메이도프 역시 사람들이 그를 기본적으로 신뢰했기 때문에, 의심스런 단서가 많이 있었음에도 그렇게 오랫동안 사람들을 속일 수 있었다. 

인간이 상대를 기본적으로 신뢰하는 성향은 진화의 산물이다. 사람들이 상대를 신뢰하기 때문에 집단 생활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있다. 만일 상대를 의심하는 성향이 인간의 기본 상태라면 신뢰의 부족 때문에 사람들 간 거래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없다. 상대를 기본적으로 신뢰하는 인간의 성향 때문에 상대의 거짓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입게 되는 피해는, 인간이 상대를 기본적으로 의심하는 성향을 가진다면 입을 피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즉 상대를 기본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에 얻는 이익이 상대를 기본적으로 의심할 때 얻는 이익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진화의 과정에서 인간이 상대를 기본적으로 신뢰하는 성향이 선택된 것이다. 

세번째 이야기는 대학가의 파티에 참여한 남녀간에 발생한 성폭행 사건을 두고 전개된다. 두 남녀는 술에 잔뜩 취해서 정상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상대의 의사를 읽을 능력을 상실했다. 술에 심하게 취한 상태에서는 일의 장기적인 결과를 고려하여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상실한다. 대신 당면한 상황에 단기적으로 감정이 내키는 대로 반응할 뿐이다. 술에 심하게 취한 여성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상대 남자에게 어떻게 비칠지, 상대와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발전할지에 대한 장기적 기억에 접속하지 못함으로 상황에 합리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며 상대가 상황을 악용하는 데 빠져들기 쉽다. 술에 취한 남성 역시 상대 여성의 반응을 합리적으로 평가할 능력을 상실한 상태이며, 자신의 행동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한 장기 기억에 접속하지 못함으로 나중에 후회할 행위를 쉽게 저지른다. 

상대가 보이는 표정으로부터 내적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 인간의 감정은 표정으로부터 그렇게 투명하게(transparent) 읽혀지는 것이 아니다. 프랜즈와 같은 드라마에서 연기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반영하는 과장된 표정 연기를 하는 데 실제 세계에서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흔히 특정 감정은 특정 표정으로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 이는 실험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서구 사람들의 감정 연기를 원시부족에게 보였을 때 어떤 감정인지 전혀 맞추지 못한 것에서, 인간의 감정과 표정이 문화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대응되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네번째 이야기는 영국의 한 여성이 가스 스토브에 머리를 쳐박고 자살한 사건을 두고 전개된다. 그녀가 정신적으로 불안정 상태에 있는 것은 맞지만 가스 스토브라는 자살을 감행할 수있는 수단이 쉽게 가용했기 때문에 자살이 성사된 것이다. 영국에서 1960년대에 가정용 가스를 일산화탄소가 많이 섞인 것에서 일산화탄소가 거의 섞이지 않은 도시가스로 바꾸었을 때 자살 빈도가 현저히 감소한 것에서, 동기와 수단이 맞아떨어졌을 때(coupling)에 일이 성사될 수 있음이 확실하다. 이렇게 동기와 수단이 밀접하게 연관되는 경우는 범죄 발생에도 적용된다. 도시에서 범죄는 아무곳에서나 일어나는게 아니라, 범죄가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곳이 있다. 이곳만 경찰이 집중적으로 통제하면 범죄 발생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미국의 경찰이 범죄 발생을 줄이기 위해 교통경찰이 운전자를 적극적으로 검색하여 의심스러운 요소를 차단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사소한 교통 위반을 구실로 운전자와 그의 차를 샅샅이 검색하여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잡는 전략이다. 이러한 정책은 언급한 인간이 상대를 기본적으로 신뢰하는 성향에 반대가 된다. 첫번째 이야기에 나왔던 텍사스의 교통경찰의 행위가 바로 이러한 전략의 소산이다. 문제는 그의 심문을 받은 흑인 여성이 바로 사람들의 전형적인 감정 표현 방식과 어긋나는 타입이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근래에 안좋은 일이 연거푸 벌어져 정신상태가 불안정하였으므로, 경찰이 사소한 구실을 붙여 검색을 하는 데 까탈스럽게 반응하였고, 경찰은 그녀의 이러한 과민반응을 범죄자로 의심하였다. 그결과 교통경찰과 여성간에 사소한 만남으로 시작하여 불행한 만남으로 귀결된 것이다. 

저자는 마치 영화의 플롯처럼 여러 사례를 이리저리 쪼개고 교차하면서 복잡하게 이야기를 진행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은 그럴듯해 보일지는 몰라도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서술하는 방식은 아니다. 베스트셀러 작가 답게 그의 이야기는 술술 넘어가지만, 그의 논리전개는 그렇게 신빙성있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자신에게 유리한 사례만 선택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측면만 부각하여 설명한다는 그에 대한 세간의 비판이 떠올랐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계속 끝까지 읽었지만 역시나 건진 것이 별로 없다. 

 

2020. 12. 9. 13:26

Warren Bennis and Patricia Ward Biederman. 1997. Organizing Genius: The Secrets of creative collaboration. Basic Books. 218 pages.

주저자는 경영학계의 구루라고 지칭되는 학자이며, 이 책은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이 함께 모여 획기적인 업적을 이뤄낸 사례들을 통해 어떻게 그러한 것이 가능했는지 설명한다. 다음 여섯개의 사례가 집중적으로 거론된다. 디즈니사에서 백설공주를 극장판 만화영화로 제작한 것, 제록스사의 PARC 연구소에서 퍼스널 컴퓨터의 신기술을 개발한 것, 1992년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운동 지원조직, 록히드사에서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한 것, 블랙마운틴 실험 대학을 만든 것, 핵무기를 개발한 맨하탄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모든 사례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작업이었으며,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것은 이후 각 분야에서 중요한 변화를 불러 왔다. 이 책은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하는 질문에 답한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작업에는 인재가 핵심이다. 이러한 집단을 이끈 지도자 본인이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추어서 구성원이 그를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각 프로젝트를 이끈 지도자는 당면 과업의 참여자로 각 분야에서 최고로 뛰어난 사람만을 선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럼으로서 각 프로젝트에 선발된 사람들은 선발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만큼이나 뛰어나다는 확신을 가지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헌신한다.  각 프로젝트의 지도자는 본인 자신이 뛰어난 전문가이므로 각 분야에 최고의 사람을 찾아내서 끌어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지도자의 프로젝트에 함께 일하자고 권유 받았을 때, 각 분야에 뛰어난 사람들은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단박에 알아차리고 자발적으로 적극 참여하였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각 분야에 뛰어난 전문가이며 프로젝트의 달성에 헌신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세세히 통제할 필요가 없다. 지도자는 그들의 능력과 관심에 맞게 적재적소에 일을 배치하고, 그들의 일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고 조정하고 조언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 조직들의 공통점은 참여자들 서로간에 진솔하게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발전시키도록 함으로서 참여자들의 능력이 모아져 시너지를 만들어 내도록 한 것이다. 참여자들은 매주 모여서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기탄 없이 서로 의견을 구하고 토론하는 것을 중요시 여겼다. 참여자들은 서로의 아이디어가 불꽃튀게 타오르며, 당면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고, 프로젝트의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진전해가는 것을 체감하면서 집단의 목표에 한층 더 매진하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의 모든 것을 바쳐 집단 목표를 달성하는데 전력을 다한다. 프로젝트가 종료될 때까지 집단 흥분 상태에 쌓여 있다. 개인의 가족과 사생활을 희생하고 자신의 커리어 개발을 일시 정지하면서까지 집단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헌신한다. 그들은 행정상의 잡일이나 외부로부터의 간섭에서 완전히 벗어나 주어진 과업에 전적으로 집중하는 환경 속에서 일한다. 프로젝트 팀은 주변 환경과 단절된 별도의 공간에서 일하며, 다른 조직과 복잡하게 연결되지 않은 별동대로 일한다. 지도자는 외부와 연결하는 유일한 연결점이며, 그는 외부의 간섭이 조직원에게 가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조직을 방어한다. 

그들이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일 자체가 가져다주는 의미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사명감 속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한다. 그들은 대부분 매우 젊고 실패의 쓴맛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기에, 과거의 고정관념에서 보면 불가능해보이는 목표를 향해 저돌적으로 일할 수있다. 그들이 하는 프로젝트는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작업이므로 숫한 난관과 좌절에 부닫치는데, 이를 함께 이겨내면서 조금씩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혼자서라면 아무리 해도 이렇게 복잡한 일을 해낼 수 없다. 그들은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자신이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 혼자라면 도저히 해낼 수 없는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며 일한다. 그들은 훗날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때로 기억한다. 참여자들이 이렇게 집단 흥분 상태에서 자신을 소진시키기에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나면 이러한 조직은 해체되거나, 보다 안정적인 다른 조직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이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경험일거라는 느낌이 든다. 저자는 실패의 쓴맛을 보고 인생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저돌적으로 헌신을 할 수없다고 지적한다. 문제에 부딛치고 좌절할 때 불가능하다는 생각,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아이디어, 결국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회의 등이 머리를 스치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완전히 소진하면서 일할 수없다. 여기에서 소개한 사례들은 성공한 사례들이지만, 그렇게 우수한 사람들이 모여서 헌신적으로 몰두했음에도 실패한 사례들도 많을 것이다. 여기서 소개한 블랙마운틴 실험대학은 어찌 보면 실패한 사례이다. 그럼에도 실패를 떠나서 인생에 한번쯤은 자신을 모두 바쳐 헌신해보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하며 자신이 매일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일에 완전히 빠져 사는 사람이 부럽다. 나는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99%의 평범한 사람들(mediocre)에 속하는 것이 안타깝다.

2020. 12. 4. 17:46

Hohn H. Lienhard. 2006. How Invention begins: Echoes of old voices in the rise of new machines. Oxford University Press. 242 pages.

저자는 기계공학과 역사를 전공한 교수다. 이 책은 인류 문명에 큰 영향을 미친 비행기, 증기기관, 금속활자라는 세가지 발명의 역사를 더듬으면서 발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서술한다. 

저자는 발명의 과정을 gestation, cradle, maturation이라는 세단계로 파악한다. gestation 즉 태아가 발생되는 단계에 오랜 기간 동안 아이디어가 조금씩 쌓이며, 이렇게 무르익은 아이디어가 마침내 구체적인 시도로 실현되는 요람 cradle 의 단계에 이른다. 발명의 초기단계는 아직 결함이 많은데, 점차 다듬어져서 완성도가 높아지는 성숙 maturation 의 단계에 도달하며 이후에는 큰 변화없이 유지된다.  

발명은 오랜 기간 동안 서서히 전개되는 과정의 산물이므로 특정 발명가에게 발명의 공을 독점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그롯되다. 라이트 형제가 독자적으로 비행기를 발명한 것이 아니며, 스티븐슨이 증기기관을 독자적으로 발명한 것이 아니며, 구텐베르크가 금속 인쇄술을 독자적으로 발명한 것이 아니다. 아이디어가 무르익은 단계에 도달하면 (그는 이를 '시대정신' Zeitgeist 이라고 표현하는데), 특정 발명가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유사한 발명을 할 것이다. 한 가지 발명은 그와 연관된 다른 발명으로 이어지며 아이디어의 축적은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특정 인물이나 특정 발명을 아이디어 발전의 연속선으로부터 콕 집어내는 것은 어느 정도는 자의적이다.

20세기 이전까지 과학적 이론과 설명은 발명품이 출현한 후에 이를 이해하기 위한 후속 과정이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특정 발명가가 이리저리 두드려보면서 (tinkering) 홀로 독립적으로 발명하던 시대는 지났다. 대신 집단적으로 연구소에서 과학적 이론을 적용하면서 과학자와 공학자가 협업하여 발명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 반도체, 집적회로, 컴퓨터가 대표적 사례이며, 제트기나 화학약품의 발명도 그러하다. 이렇게 집단적으로 연구 개발을 하면서 발명과 개량의 주기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18세기에 증기기관 발명의 연원은 그리스시대에 공기는 물질이라는 인식과, 이후 증기가 일을 할 수있다는 아이디어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증기의 힘을 어떻게 그 시대의 당면한 필요에 부합하게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시도한 결과 증기기관이 발명되었다. 18세기에 영국은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었다. 서구에서 첫번째 에너지 위기는 13세기 초반에 왔는데, 철을 녹이기 위해 그당시까지 나무를 썼는데 유럽의 나무 자원이 고갈되었다. 이 에너지 위기는 나무 대신 석탄을 사용하면서 해결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석탄을 500년가까이 사용하자, 석탄을 채굴하는 갱도의 깊이가 해수면에 도달하게 되어 더이상 석탄을 채굴할 수 없게 되었다. 해수면 아래로 파들어가 석탄을 채굴하려면 물을 퍼내야 하는데 그당시 기술로는 가능하지 않았던 것이다. 18세기 중반 증기기관의 발명 덕분에 광산에서 물을 퍼내는 문제가 해결됨으로서 당면한 에너지 위기가 해결되었다.

증기의 힘을 활용하는 다음 단계는 속도를 갈망하는 인간의 본원적 욕구를 만족시켰다. 인간의 갈망(desire)은 필요(needs)와는 다른 행위 동기이다. 빨리 이동하지 않아도 인간은 생존할 수있지만, 빨리 움직이고 싶은, 속도감을 느끼고 싶은 갈망은 일단 이를 충족시키는 발명품이 나타났을 때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것이 된다. 비행기 역시 인간의 날고 싶어하는 본원적 갈망의 소산이다.

금속 활자 인쇄술의 발명은 인류에게 증기기관 못지 않게 큰 영향을 미쳤다. 1450년경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이용하여 성경을 인쇄함으로서 보통 사람들이 지식을 쉽게 습득하는 길을 열었다. 1500년대에 종교개혁이 일어난 것이나, 이후 과학기술의 발전 또한 효율적인 인쇄술 덕분에 저렴한 비용으로 엄청나게 많은 책이 생산되고 그 결과 보통 사람의 지식 수준이 높아졌기에 가능했다. 미국인들은 인쇄물을 읽는 열의가 대단하였고 문자 해독률이 높았다. 미국은 일찍부터 교육이 널리 보급되었고 벽지에서는 통신 교육을 통해 배움을 얻으려는 열의가 높았는데, 이는 모두 저렴한 비용으로 인쇄물을 쉽게 획득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발명가는 돈을 벌려는 욕심때문에 발명에 매진하는 것은 아니다. 돈을 벌려는 생각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몰두하는 것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때문에 밤낮으로 매진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었을 때 맛보는 희열이 그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은 발명의 근원을 체계적으로 파헤치기보다는 저자 본인이 기계 공학자로서 오랜 경험에서 나온 깨달음을 서술하려 한다. 사례와 에피소드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아가며, 때때로 유명 문호의 시를 인용하면서 감정적 접근을 시도한다. 서구의 사례만 인용하기 때문에 발명의 역사를 균형있게 다룬 책은 전혀 아니다. 이야기와 함께 삽화가 많이 나온다. 재미로 읽을 거리 수준이다. 

2020. 12. 1. 18:19

Walter Isaacson. 2014. The Innovators: how a group of hackers, geniuses, and geeks created the digital revolution. Simon & Schuster. 488 pages.

저자는 과거에 시사주간지 타임즈의 편집장을 지내고 전기작가로 몇권의 베스트 셀러를 냈다. 이 책은 컴퓨터와 연관된 처음부터 최근까지의 역사를 사람 중심으로 풀어쓴 글이다. 이야기는 19세기 중반 바이런 시인의 딸인 아다 러브레이스로 부터 시작한다. 그녀는 시적인 감성과 과학에 대한 열정이 결합된 여성으로, 그당시 화제를 모았던 찰스 베비지의 계산기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19세기 말에 자카드기 방적기에서 아이디어를 딴 펀치카드 시스템을 적용한 계산기가 인구센서스를 집계하였다.

컴퓨터의 발명은 2차세계대전의 소산이다. 전쟁중에 적군의 암호를 풀 목적으로 미국과 영국은 독자적으로 컴퓨터를 발명했다. 필요와 능력과 자원이라는 삼요소가 결합되었을 때 발명이 이루어진다. 관련 아이디어가 이미 돌아다니고 있을 때, 발명가는 이를 구체화시킨다. 어떤 발명에나 공을 이룬 인물은 있지만, 대부분의 발명은 집단적 노력의 소산이다. 특히 두 사람이 결합하여 효율적인 팀을 만들었을 때 좋은 발명품이 나온다. 반도체, 집적회로, 소프트 웨어, 퍼스널 컴퓨터가 그러한 두명의 뛰어난 팀들의 소산이다.

1940년대에 컴퓨터가 발명되었으며, 1950년대에 반도체가 발명되고, 1960년대에 집적회로가 발명되고, 1970년대에 퍼스널 컴퓨터가 발명되고, 1980년대에 일상 업무에 컴퓨터가 널리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1990년대에 웹과 검색엔진이 발명되었으며, 21세기에 들어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디지털 혁명의 공통점은 엔지니어가 변화를 주도했다는 사실이다. 세일즈맨이나 금융맨이 주도했다면 이러한 비약적인 발명은 가능하지 않았다. 상상력이 풍부한 엔지니어가 미래를 예상하고 열정적으로 만들어냈다. 정부의 지원, 시장의 이윤 동기, 자원봉사자의 헌신이라는 세가지의 상이한 방식이 모두 적용되면서 발명을 이끌어 냈다. 어느 한 방식만 지배했다면 이러한 변화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 책은 컴퓨터와 관련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커버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서술이 산만하고 지루했다. 무척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였으며, 등장인물의 성격과 에피소드 중심으로 서술한 점에서 전기 작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디지털 혁명 자체에 촛점을 맞추었으면 더 좋은 책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매우 다른 책이 되었겠지만.

2020. 11. 22. 13:33

Reed Hastings and Erin Meyer. 2020. No rules rules: Netflix and the culture of reinvention. Pneguin Press. 272 pages.

이 책은 넷플릭스 회장과 경영학 교수의 공동 작업으로서 넷플릭스의 인사관리 체계를 상세히 분석한다. 이 책은 넷플릭스의 사내 프로젝트로 기획된 것 같다. 회장이 지명한 경영학 교수가 회장 본인은 물론 넷플릭스 사람들을 광범위하게 인터뷰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빠르게 바뀌는 환경에 신속히 적응해야 하며 지적인 산물을 생산하는 일을 주로 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회사는 개인의 아이디어 생산을 극대화하는 인사관리 체계를 필요로 한다.

넷플릭스의 초창기에 주위 경제사정이 악화되어 직원의 일부를 잘라내는 구조조정을 하고서 나타난 변화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중간 수준의 업무 성과를 내는 사람들을 잘라내고 최상의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만 남겨졌을 때, 회사의 분위기가 과거보다 더 좋아졌고 생산성이 눈에 띠게 향상되었다. 이러한 경험으로부터 저자는 최고의 능력자들로 조직을 운용하는 것이 중간 수준의 사람을 많이 고용하는 것보다  낫다는 결론을 내린다. 창의적인 일에서는 최고의 능력자가 중간 수준의 능력자보다 열 배이상 더 생산적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업계 최고의 임금을 제공함으로서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 창의적인 일을 요구하는 직책에 관한 한, 이 일에 최고의 능력자가 아니라면 언제라도 그를 내보내고 그 자리에 다른 더 적합한 사람을 들이는 것이 낫다. 쫒겨나는 사람에게는 4~9개월치 급여라는 후한 퇴직금을 줌으로서 이러한 냉혹한 정책이 비인간적이지 않도록 한다. 

유능한 사람들이 모인 조직에서 각자의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려면, 일의 담당자에게 절대적인 자율성이 부여되어야 한다. 휴가 규정이나 출장 비용 규정을 없애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각 사안의 담당자가 각자의 책임으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허용하였다. 다만 상사를 포함하여 주위 사람들이 해당 사안의 결정에 도움이 되는 모든 정보와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서, 일의 담당자가 주어진 상황에서 최고로 현명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주변 사람들이 담당자가 일의 맥락(context)을 잘 파악하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지만, 최종 의사결정은 담당자가 독립적으로 하도록 보장한다. 만일 그가 한 결정이 잘못된 결정으로 판명난다면, 그 결정이 왜 잘못됬는지를 공개적으로 사후에 분석함으로서 추후 회사에 도움이 되는 교훈을 얻도록 한다. 창의적인 일이라는 것은 무수한 시도와 실패를 통해 사정을 보다 더 정확히 알아가는 과정이 필수이므로, 주어진 맥락에서 최선의 결정을 한 이상 담당자에게 부정적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불합리하다. 그러한 실패를 통해 사정을 더 잘 알게 되었다면, 즉 미래에 연관된 일을 추진하는 데 가치있는 교훈을 얻었다면 그것으로 소득이 있는 것이다. 담당자에게 완전한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경쟁자보다 훨씬 신속히 대응할 수있다.

넷플릭스에서는 완전히 투명한 일처리와 서로에게 철저히 솔직한 자세를 요구한다. 회사의 돌아가는 사정을 직원 모두에게 공개하여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며 각자가 독립된 의사결정을 잘 할 수 있도록 한다. 회사는 매 분기마다 전체 매니저급 직원이 참여하는 평가회의에서 회사 사정을 모두 공개하며 어떤 문제라도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논의한다. 회사의 비밀을 직원 모두에게 공개하면 결국 외부로 새나가는 경우를 각오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상황을 맞지 않았다. 비밀이 외부로 새나갈 상황을 예상하여 사내에 비밀을 만듦으로서 손해보는 것을 고려할 때, 완전히 투명한 경영 전략이 실보다 득이 많다. 회사의 사정을 철저히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일의 담당자가 독립적으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넷플릭스에서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건 직원들 간에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을 장려한다. 솔직한 피드백은 상대와 회사에 도움이 되고 실행할 수있는 내용을 담은 지적이어야 한다. 감정적 비판이어서는 안된다. 일이 발생할 때마다 주위사람들이 일의 담당자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주면, 담당자가 앞으로 향상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관행은 상사와 부하를 가리지 않으며, 일상에서는 물론 일년에 한두번씩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교환하는 공식 모임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공식적으로 피드백을 교환하는 회의를 360도 회의라 하는 데, 6~8명이 참석하여 식사를 하면서 짧게는 세시간에서 길게는 다섯시간에 걸쳐 참석자 모두가 돌아가면서 한명씩에 대해 생산적인 피드백을 준다. 넷플릭스에 입사한 사람들은 모두 넷플릭스의 솔직한 피드백 문화에 처음에는 충격을 받지만, 점차 이것이 자신과 회사의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됨을 깨닫고 동화하게 된다. 능력자가 모인 조직에서 각자가 성의를 다해 수시로 상대와 그의 일에 대해 자신이 생각한 바를 솔직히 밝히는 관행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일의 개선에 가속도를 더해준다.

넷플릭스가 전세계로 사업을 넓히면서 넷플릭스의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서로에게 솔직 투명한 태도는 진출한 지역의 문화와 충돌하곤 한다. 아시아와 남미에서는 상대의 일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적을 하는 것을 꺼린다. 간접적인 의사표출을 선호하는 문화에서는 일상에서 상대의 일 처리에 대해 피드백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공식적인 피드백 모임을 갖고 각자 준비하도록 했을 때, 이러한 모임에서 참여자가 서로에게 매우 생산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지역 문화에 따라 약간의 변화를 줄 필요는 있지만, 넷플릭스의 솔직 투명함의 문화는 어디에서나 효력을 발휘한다.

넷플릭스에는 keeper test 라는 관행이 있다. 상사의 관점에서 어떤 부하가 회사를 떠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적극적으로 그를 붙잡을 것인지를 항시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만일 그가 조직에 꼭 필요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며, 자신보다 일을 더 잘하는 사람으로 대치하는 것이 낫다면, 그는 넷플릭스를 떠나야 한다. 회사는 가족이 아니라 프로 스포츠 팀과 같다. 넷플릭스에서는 모자라는 사람을 보듬을 것이 아니라, 항시 최선의 성과를 내는 사람으로 구성해야 한다. 어떤 이유로건 능력이 떨어지면 나가야 한다. 왜 이렇게 냉혹한 원칙을 옹호하는걸까? 저자는 넷플릭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항시 생산해야 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반면, 한번의 실수로 안전이 치명적으로 위협받거나, 동일한 제품을 착오없이 대량으로 생산해야 하는 조직에서는 개인의 창의가 그리 중요치 않다. 이러한 조직에서는 엄격한 규칙을 세우고 그를 준수하도록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넷플릭스에서와 같이 전례없는 상황이 계속해서 출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항시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엄격한 규칙이나 통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생산되는 것을 방해할 뿐이다. 설사 잘못된 것으로 판명된 아이디어나 결정이라도 치명적 위험을 안고 있지 않으며, 대신 앞으로 나가는 데 도움되는 소중한 정보를 얻게 해주는 넷플릭스와 같은 회사에서는 규칙이나 윗 사람의 명령을 성실히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는 능력자가 꼭 필요하다. 이런 조직의 창의적 직책에 관한 한 중간 수준의 능력자가 있을 자리는 없다.

넛플릭스는 무정형의 지적 재산을 만드는 회사이며, 특히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것을 만드는 회사이다. 저자가 왜 그렇게 아이디어를 만드는 최고의 능력자와 그러한 능력이 최고도로 발휘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거듭 강조하는지 이해할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한 사람의 일생에서 자신의 능력이 최고도로 발휘되는 기간 동안 만이지, 능력이 떨어져도 오랫도록 함께 할 수있는 직장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이책에서 서술한 원칙을 충실히 구현해 냄으로서 전례가 없던 비디오 스트리밍이라는 산업을 열었으며 거듭하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냄으로서 놀랄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사업을 시작한지 불과 십년만에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고, 그 산업을 전세계로 확장하여 1억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으며, 수준이 높은 창작 비디오를 제작하는 강자로 올라섰다. 이러한 업적은 전통적 경영으로는 도저히 구현할 수없는 성과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대로 적용될 수있을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넷플릭스의 경영 원칙은 회사의 니즈에서 볼 때에는 최상이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의 인간적 니즈로 볼 때는 최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안정을 원하고, 인간의 능력은 부침이 있으며, 상대에게 항시 솔직하라는 넷플릭스의 원칙은 상대에게 잘보이기 위해 적극적 및 소극적 기만 전략을 밥먹듯 구사하는 인간의 습성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단기간, 비교적 소규모의 인원으로 구성된 넷플릭스에서는 이 책에서 서술한 넷플릭스의 경영 원칙을 구현할 수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수만명이 일하는 조직에서 이러한 원칙은 사람에 따라 자신의 이익에 맞게 외곡시켜 반영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인간성에 좋지 않은 면이 항시 있기때문이다. 그가 말하듯이 넷플릭스가 프로 스포츠 팀과 같은 것이라면, 승리를 계속하는 한 문제가 없지만, 연속하여 승리를 놓치게 될 때 넷플릭스의 약한 고리가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다.

그럼에도, 이책에서 서술한 원칙을 구현하여 대단한 일을 이룬 넷플릭스와 그의 회장은 정말 놀랍다. 넷플릭스의 회장이 엔지니어임에도 어느 경영학 구루보다 더 훌륭하고 생산적인 조직을 만들어 냈다는 것은 감탄할 일이다. 이 책은 그의 원칙과 실제 운용 상황을 잘 서술한 훌륭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