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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24. 12:15

Fredrik Erixon and Bjorn Weigel. 2016. The Innovation Illusion: how so little is created by so many working so hard. Yale University Press. 238 pages.

저자는 경영컨설턴트들로, 이 책은 서구 경제에서 혁신적인 시도가 사라지는 원인을 탐색한다. 저자는 네가지 원인을 들고 있는데, 자본의 성격이 늙고 있고(gray capitalism), 주식회사의 지나친 관리중심주의(corporate managerialism), 세계화(second-generation globalization), 복잡한 규제(complex regulation)가 그것이다.

서구 경제에서 기관투자가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이들이 소유한 자본의 비중이 늘어나며, 이들은 뮤츄얼 펀드, 연금기금, 보험 등의 기관투자가들을 통해 투자한다. 서구의 경제가 연금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사회(rentier's society)로 변하고 있다. 고령인구 소유의 자본은 젊은 인구 소유의 자본과 투자 성향이 다르다. 고령 인구 소유의 자본은 결과가 불확실한 혁신적 실험을 선호하지 않으며, 안정된, 확실한, 단기적 이익을 선호한다. 그들은 주식에 투자하기보다 채권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자본주의 선호를 반영해야 하기에, 회사는 불확실한 혁신을 시도하지 않는다. 재무적 관심이 지배하는 회사는 혁신을 통해 문제의 해결을 모색하지 않는다.

서구의 주식회사의 소유는 매우 많은 주주에게 분산되어 있다. 기관투자가가 소유하는 부분이 절반 이상에 달한다. 작은 지분을 가진 주주나 기관투자가들은 경영자를 통제하는데 한계가 있다. 경영자들은 자신의 이익, 즉 자신의 지위를 안정되고 공고히 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들은 불확실한 실험으로 자신의 지위가 위태로워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들은 주주에게 인정받기 위해 단기적 이익에 치중하며, 회사가 거두는 이익을 다음 사이클에 혁신을 위해 사용하기보다 주주들에게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통해 돌려주는 것을 선호한다. 이것이 불확실한 혁신보다 자신의 지위를 지키는데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서구의 경제는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규제를 더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복잡한 규제는 관료들에게 이익이 되며, 기존 시장의 지배자에게도 이익이 된다. 신규 진입을 억제하는 진입장벽을 높게 쌓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서구 유럽은 미리 조심하는 것을 원칙 precautionary principle 으로 하는 문화를 발전시켰으며 새로운 사안에 대해 예방적인 규제 preventive regulation 남발하는데, 이는 새로운 실험을 억제하는 독이다. 경제사학자 Mokyer가 주장하는 permissionless innovation가 활발할 때 사회는 발전할 수 있었다. 영국은 과거에 그런 문화를 발전시킨 반면, 서구 이외의 다른 문화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할 때마다 규제기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보수적인 문화가 지배했기에 기술발전이 어려웠으며, 개발된 기술도 사회에 널리 확산되지 못하였다. 유럽은 과거의 혁신적 전통을 버리고 보수적 문화로 돌아섰으며, 미국도 정도는 덜하지만 비슷한 문화가 지배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견해나 독특한 시도를 허용하는 문화를 장려해야 한다. 어느 사회나, 이견을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동조하는 것이 편한 길이고 동화를 강요하는 경향이 지배하는데, 이는 혁신을 저해한다. 이견을 허용하고, 경쟁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들어 내야 한다.

연금 생활자의 사회가 경제의 활력을 좀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관투자가와 개인 투자자의 자본을 차별하여 결정권을 주는 제도를 제안한다. 기업가가 작은 비율을 소유하더라도 회사의 의사결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있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페이스북의 저커버그는 전체 주식의 18%를 소유하고 있지만, 의사결정권은 57%를 보유하는 식이다. 복잡한 규제가 경제 활력을 질식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제를 줄이고, 새로운 규제를 만들 때마다 기존의 규제를 폐지하고, 규제가 아예 적용되지 않는 분야나 기간을 설정하는 방법 등을 생각할 수있다. 

이 책은 현실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차 있다. 마치 신문기사를 읽는 느낌이다. 책 전체 중에 건설적인 제안에 관한 논의는 맨 마지막의 7쪽에 불과하다. 결국 절반쯤 읽다 중단하고, 결론으로 뛰어넘었다. 그들의 비판이 타당한 측면이 있지만 반드시 옳는 것은 아니기에 분석적 접근이 필요하며,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논의는 흥미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