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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25. 16:48

   페이스 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는 미국인의 삶에서 중요한 일부로 자리잡았다. 페이스 북이 생긴지 6년 남짓밖에 안 됐는 데 가입자가 5억 명을 돌파했다고 하며, 수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트위터가 이제 모든 사람들에게 회자된다.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기에 이것이 일시적인 유행인지 아니면 중요한 변화를 의미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고 상대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자신의 사이트에 사진을 올리고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소상히 이야기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서로 어울리고자 하는 욕구를 만족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행위는 오프라인의 만남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사람들은 막연한 외로움 내지는 삶의 권태에서 무언가 흥미 있는 것을 찾아 온라인 공간을 기웃거린다.

 

   온라인 행위는 오프라인의 만남과는 달리 제한이 없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불특정 다수에게 나의 정보가 노출되며, 특정 상대와의 관계가 종료된 이후에도 내가 상대에게 준 나에 관한 정보가 온라인 공간 어딘가에 남는다. 남의 사생활을 엿보기 좋아하는 사람들-사실 우리들 모두-에게 온라인 공간은 천국과 같은 곳이다.

 

   만일 온라인 공간에서 한 나의 행위가 지워지지 않고 일생동안 나를 따라다닌다면 어떻게 될까? 온라인 공간은 무한한 저장 능력을 가지므로 허황한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누구나 실수를 하는데 이 실수가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으로 검색하면 언제나 튀어나온다면 정말 문제이다. 과거 나의 어리석은 사진이나 어리석은 말실수가 나와 관계된 사람의 손에 쉽게 들어가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내가 온라인 공간에 올린 정보는 물론, 어디에 방문해서 무엇을 보았는지가 어디엔가 저장된다는 사실은 생각하기 싫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을 노출시키면서 동시에 자신을 감추고 싶어하는 모순적인 욕구를 지닌다는 점이다. 남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만, 또한 남들이 나에 대해 상세히 아는 것을 원치 않는다. 온라인 공간에서 내가 행한 다양한 활동을 짜맞추면 내가 남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나의 모습이 되지는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온라인이 우리 삶 속에 깊숙이 파고들수록 온라인 공간에 저장되는 나의 삶의 단편은 증가할 것이다. 앞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을 감추기란 점점 더 힘들 것이다. 오프라인 활동을 할 때, 온라인에 저장된 나의 기록은 항시 나를 따라다닐 것이다. 모르는 사람을 만날 때나, 취업을 하려 할 때나, 배우자를 구할 때나 말이다.

 

   혹자는 이것이 한단계 더 수준이 높은 신용사회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있다. 각자의 삶을 더 잘 관리해야 하며, 상대의 진면목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사회가 그렇지 않은 사회보다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서로에게 투명한 사회가 서로를 잘 모르는 불투명한 사회보다 더 낫다고 순진하게 주장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세상일은 그리 단순하게만 돌아가지는 않는다. 온라인에서 자신의 과거 기록을 관리해주고 원치 않는 정보가 검색되는 것을 막는 서비스가 최근 미국에서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미래 사회에서 돈 없는 사람의 과거는 완전히 까발려지지만 돈 있는 사람은 자신의 과거를 감출 수 있다. 정보사회에서도 돈의 힘은 여전히 위세를 발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