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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9. 21:05

   사진을 보고서도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40마일 (약 60킬로미터)을 차로 운전해서 가는데 12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특별히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나이지리아의 항구 도시 라고스에서 매일 같이 벌어지는 일이란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Atlantic_TrafficJam.hwp


 


  근래에 아프리카는 아시아에 뒤이어 떠오르는 지역으로 주목받는다.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들이 차례로 개발되면서 임금이 더 싼 아프리카 지역으로 생산 기반을 옮기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봉재업과 같이 저임금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업종은 아프리카에 엄청난 규모의 싼 노동력에 군침을 흘린다. 과거 이 나라들은 정치가 불안정하고, 도로나 항만, 에너지와 같은 사회간접자본이 축적되지 않아서 아무리 임금이 싸도 기업 활동을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아프리카 일부 나라들의 정치가 조금 안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을 탐내어 중국이 과감하게 사회간접자본을 투자하면서 아프리카가 산업화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 결과는 사진에서 보는 엄청난 무질서와 교통 체증이다.

 

  엄청난 교통 체증은 경제적 이유보다는 정치적인 부패에 주로 기인한다. 자원 개발의 이익을 독점한 독재 정부가 국민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의 보조금을 풀어 기름 값을 터무니없이 낮추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너도나도 차를 소유하는 열풍이 불었다. 도로는 크게 늘지 않는데 차량이 갑자기 증가하니 교통체증은 당연지사. 산업화가 시작되어 물동량이 많아지면 철도와 대중교통을 확충하여야 하나 이 또한 정치적 부패로 지연되고 있다. 정권을 장악한 부족이 트럭 비즈니스를 독점하고 있는데, 이들이 철도 건설을 반대하는 것이다.

 

  이 사람들의 행태는 참으로 후진적이고 한심하다. 정치가 부패해서 뻔히 필요한 투자를 가로막고 경제 개발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그러니 가난하지’라고 혀를 찰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나라를 생각해 본다. 한 나라의 교통 사정은 정부의 부패 정도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정치와 사회가 부패하면 교통 사정도 엉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청렴하다는 스웨덴의 교통 사고율은 세계에서 최저이다. 스톡홀름이나 북구의 다른 도시의 교통 사정은 뉴욕이나 워싱턴과는 비교가 안 되게 좋다. 대중교통이 잘 발달해 있으며 자전거 이용도 활성화되어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부패의 정도가 높으며 교통 체증이 심하고 교통 사고율도 매우 높다.

 

  왜 정치가 부패하면 교통 체증이 심하고 교통사고가 많을까? 부패한 나라에서는 힘 있는 사람이 자신의 고급차를 사는 데에는 돈을 아끼지 않아도 도로를 개선하고 대중교통을 확충하기 위해 세금을 더 내는 데에는 인색하다. 부패한 나라에서 힘 있는 사람은 질서를 지키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는 데, 그 결과 힘없는 사람 또한 질서를 잘 지키려 하지 않기에 공공질서가 허물어진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나라에서는 트럭 운전수들이 고속도로에 차를 주차해 놓아서 고속도로를 저속도로로 만들었다고 한다. 힘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두가 손해 보는 것이다. 바로 그래서 후진국인 것이다. 또한 정치인이 기업과 결탁하여 차를 많이 팔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반면, 보통 사람의 교통 수요를 효율적으로 충족시키는 데에는 소홀하다. 힘 있는 사람들이 고급차를 사서 과시하면, 보통 사람들도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너도 나도 차를 사서 끌고 다닌다.

 

  우리나라에서 운전을 하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 우격다짐으로 끼어들고, 차선을 마구 바꾸고, 교차로에서 꼬리 물기를 하여 진로를 가로막고,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엄청나게 막히고. 상대를 앞질러 나만 살면 된다는 초경쟁사회에 정나미가 떨어진다. 힘 있는 사람들은 기사가 운전하는 승용차의 뒷좌석 앉아 여유 있게 가기에 교통 체증이 남의 나라 일일게다. 장관과 국회의원들이 직접 운전을 해야 한다면, 아마도 한국의 도로 사정과 대중교통은 현재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