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e Studwell. 2025. How Africa Works: Success and Failure on the World's Last Development Frontier. Atlantic Monthly Press. 334 pages.
저자는 경제분야의 저널리스트이며, 이 책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발전의 가능성을 검토한다. 먼저 이 지역에서 지금까지 경제가 낙후한 원인을 분석한 후, 2000년대에 들어 이러한 장애 요인들이 개선된 상황을 서술한다. 다음으로 몇 개의 비교적 성공한 경제 발전 사례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 전반의 경제발전 전략을 제시한다. 현재 매우 가난한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지역이 앞으로 동아시아와 유사한 경제발전의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한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대부분의 나라들은 1950~60년대에 유럽의 식민지로부터 독립한다. 이후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 나라들은 극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매우 낙후된 채 머물렀다. 이 지역이 발전하지 못한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구밀도가 매우 낮아,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 1950년에 아프리카 대륙의 인구 밀도는 1500년의 유럽의 인구밀도와 유사하다. 인구가 어느 정도 규모에 이르지 못하면 생산과 소비가 낮은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다. 둘째, 인적 자본이 거의 축적되지 않았다. 아프리카 대륙을 통틀어 근대적 교육을 받은 사람이 드물며, 문자해독율이나 수리능력이 매우 낮아 생산적 노동력으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셋째, 국가 체계가 매우 부실했다. 무수히 많은 작은 민족 집단으로 쪼개져 있어서 사회 응집력이 매우 약하며, 중앙정부의 행정력은 미미했다. 넷째, 사람이 살기에 불리한 기후 조건이고 다양한 질병이 창궐하여 사망율이 높기 때문에 인적 자본의 축적이 어렵다. 또한 토양이 척박하여 농업 생산성이 낮다.
2000년대에 들어 이러한 장애 요인이 많이 개선되었다.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여 인구 규모 및 밀도가 일부 지역에서 현재 유럽의 수준에 근접하며, 젊은이가 많고 노인층이 적어 경제발전에 유리한 인구구조 population dividend 를 갖게 되었다.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가 여럿 형성되었으며, 대도시를 중심으로 소비 능력을 갖춘 중산층이 상당한 규모로 존재한다. 초중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급속히 늘고 문맹율이 크게 줄어들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행정력이 높은 국가가 출현했으며, 상이한 민족간의 이해와 갈등을 조율하는 능력도 커졌다. 서구의 의료 기술이 빠르게 보급되어 영아사망율이 낮아지고 평균 수명이 크게 높아졌다.
지금까지 경제발전에 어느 정도 성공한 사례들로서, 보츠와나, 모리셔스, 에디오피아, 르완다의 네나라를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보츠와나는 서구의 교육을 받은 유능한 경제관료의 주도로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잘 활용하여 경제성장에 성공했다. 모리셔스는 유능한 경제관료의 주도로 설탕 산업에 치중되었던 대토지 소유 자본가들을 섬유산업 중심의 제조업 자본가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였다. 에디오피아는 정부가 소농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농업 생산성을 높여 농촌 빈곤을 줄이는데 성공하였다. 르완다는 강력한 독재 지도자의 주도로 수출 중심의 제조업을 육성하고 금융을 자유화하여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하였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가 경제발전에 성공하려면 다음 몇가지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이 지역에서 농업이 생산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농업 생산성이 높아져야만 농산물 이외의 것에 대한 구매력이 높아지고 제조업이 성장할 기반이 마련된다. 대규모 농장의 생산성은 낮은 반면, 소농의 생산성은 높다. 토지의 분배가 매우 불평등한 현실에서, 다양한 방식의 토지 개혁을 통해 소농들에게 농토가 더 많이 돌아가도록 하면 농업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소농들에게, 비료, 농약, 씨앗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생산성 향상 효과가 클 것이다.
둘째, 제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 농업은 생산성 향상이 더디고 한계에 부딛치나, 제조업은 생산성 향상이 빠르고, 사람들이 제조업 노동을 통해 기술수준을 높이면서 더 높은 부가가치 생산으로 옮아가는 선순환을 만들게 된다. 개방된 자유시장경제 속에서 국제적으로 경쟁력있는 제조업을 키우기는 어렵다. 유럽, 미국, 동아시아의 경제성장 과정을 보면, 국가가 주도하고 보호된 시장 속에서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과정을 거쳤다. 아프리카에서 지금까지 어느 정도 경제가 발전한 사례를 보면, 아프리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성장 공식이 있을 수 없음을 확인한다. 아프리카에서도 국가가 주도하여 수입대체는 물론이고 수출주도형 제조업을 키우는 것만이 유일한 경제발전의 길이다.
셋째, 다양한 민족으로 분열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를 통합하려면, 경제성장을 목표로 뭉치게 해야 한다. 경제발전의 성과에 따라 권력이 책임을 지도록 하면, 다양한 민족이 한 국가의 체계 내에 들어와서 타협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의 전통이 없는 토양에서, 형식적으로 민주주의 제도를 실행한다면, 각 민족 집단이 각각의 이익에 따라 권력을 분점하고 분열하는 경향을 피할 수없다. 강력한 권위주의 지도자의 지도력이 어느 정도 경제가 발전할 때까지는 필요한 것 같다.
현재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서구의 편견이다. 아프리카에서 수많은 작은 민족들 사이에 계속 다툼을 벌이고 정치적 혼란이 빈번한 것은, 유럽에서 국가가 형성되던 시기인 16~17세기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아프리카 지역은 식민지에서 독립한지 반세기 밖에 지나지 않았고, 그때부터 국가 형성 단계에 들어선 나라가 많으므로 갈등이 빈번한 것은 당연하다. 집단간 갈등을 거치면서 국가의 통합이 점차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에 부패가 심하다고 하지만, 서구에서도 근대에 이르기까지 관료의 부패가 그 못지 않게 심했다.
저자는 아프리카의 상황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그러나 민족 집단간의 갈등, 정치와 관료의 무능과 부패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꺼린다. 국민을 대표하지 않고 권위주의적인 권력자라도 경제발전이라는 성과를 내면, 민족 집단 사이에 내재한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설사 갈등이 지속되더라도 경제발전의 열차는 일단 궤도에 오르면, 어느 집단이 권력을 잡던 계속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디오피아와 르완다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낙관한다. 아프리카에서 어느 정도 경제발전에 성공한 국가가 출현하면, 다른 나라들이 그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한다. 아프리카는 지역이 넓고 국가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이지만, 대체로 동아시아와 비슷한 전략을 구사해야만 발전에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에 일부 공감하지만, 아프리카의 정치 상황을 보면 가까운 시일 내에 발전하리라고 낙관적으로 전망을 하기는 조심스럽다. 이디오피아와 르완다의 현 상황이 아프리카의 가까운 미래를 대변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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