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ul Ekman. 2009. Telling Lies: Clues to Deceit in the Marketplace, Politics, and Marriage. Norton. 364 pages.
저자는 심리학자이며, 이 책은 사람들이 거짓말하는 것을 어떻게 판별할지에 관해 그의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서술한다. 그의 연구 결과를 요약하자면, 사람들이 거짓말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매우 복잡한 행위임으로 확정적으로 판별하는 길은 없다. 그러나 대체로 거짓말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특정 얼굴 표정이나 바디랭귀지를 통해 찾아 낼 수는 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힘든 행위이다. 거짓말을 한다면 자신이 무엇을 말했는지 기억하고 있어야 하며, 자신의 감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자신을 통제해야 하는데, 이러한 것들은 정신적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한다. 거짓말을 판별하는 것 또한 매우 힘들다. 단순히 두려워하는 감정을 밖으로 표출한다고 하여 거짓말을 한다고 결론지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거짓말이 발각될 것을 두려워하지만, 거짓말을 하지 않은 사람 또한 자신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오해될까봐 두려워한다. 거짓말 탐지기는 대상자가 감정적 흥분으로 인한 생리적 신호, 예컨대 땀이나고, 호흡과 맥박이 올라가고, 두뇌의 신호작용이 활발하다는 점 등을 탐지할 수는 있으나, 이러한 생리적 변화가 거짓말이 발각될까봐 두려워서인지 아니면 다른 감정, 예컨대, 심문당하는 것으로 인한 긴장 때문인지를 구별할 수는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통제하는 것을 자신의 표정이나 바디랭귀지를 통제하는 것보다 더 잘 한다. 거짓말하는지 판별하기 위해서 그가 한 말을 분석하는 것은 대체로 효과가 없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면서, 거짓말을 하는 동안, 10분의 1초도 안되는 짧은 순간에 특정 얼굴 표정 (micro-expression)을 짓거나 혹은 그가 속한 문화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특정 바디랭귀지(emblems)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신호를 읽는 훈련을 하면, 거짓말을 탐지하는 능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면서 특정 얼굴표정이나 바디 랭귀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 또한 적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신호가 되는 행위를 한다고 해서 모두 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결론지을 수는 없다. 사람들의 행위의 동기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거짓말이 아닌 다른 동기 때문에 이러한 표정과 바디랭귀지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크고 작은 거짓말을 많이 하는데, 많은 경우 거짓말을 밝혀내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하지는 않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는 물론, 거짓말을 듣는 사람에게 역시, 거짓말인지 여부를 판별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것이 양편에게 모두 좋은 경우가 많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사회적 예의로 허용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불편하거나 마음에 안드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둘러댈 경우, 그것이 거짓말인지를 캐물어 진실을 밝혀내는 것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얼굴표정에서 감정을 읽는 분야의 전문가이며, 이와 관련하여 정부기관과 협력해서 일을 많이 했다. 이 책에서는 그의 연구의 주요 분야인 얼굴표정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데, 항시 제한 조건(caveat)을 달면서 서술한다. 그러나 근래의 심리학 연구에서는, 사람들의 특정 얼굴표정과 특정 감정을 일대일로 대응하는 것은 그릇되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룬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인간의 행위와 심리가 복잡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응용 심리학에서는 대체로, '그럴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반드시 그런것은 아니다' 라는 식의 주장하는데, 이는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대해 아직 잘 모른다는 점을 에둘러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여하간 범죄를 다루는 현장에서는 이러한 주제의 연구가 유용하기 때문에, 저자의 연구 성과가 제한적임에도 유명세를 타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자세한 디테일을 계속 망라하며 서술하고, 제한 조건을 달면서 주장을 펼치기 때문에, 꾸준히 읽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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