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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22. 11:34




아침을 느긋하게 먹고 숙소를 나서 하이델베르그 앞산을 올 랐다. 서울에 청계산 만한 높이로 두시간쯤 걸으면 정상 이다. 가는 길에 오래된 교회에서 노래 소리가 흘 러나오기에 들어가보니 성가 연습을 하고 있다. 오늘이 부활절 주일이라 특별히 성가 공 연을 준비하여 리허설 을 하는 것같다. 제단에서는 사제가 예배를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반시간 이상이나 앉아있었다. 예배시간이 가까와 오자 신도들이 하나둘 씩 자리를 채우길레 조용히 빠져나왔다. 어쩌다 교회를 가게되면 음악에 끌 려 가슴이 벅차오르곤 한다. 믿음은  다가오지 않지만 교회는 나에게도 효용이 있다.
 산정상 근처에는 나찌시대에 만든 노천 극장 이 있다. 산 모롱 이를 돌아서니 홀 연히 웅장한 극장 이 나타난다. 산의 경사를 이용해서 만들어서 무대가 저 아래로 내려다 보이고 무대에 서면 앞으로 청중 이 부채꼴 모양으로 펼 쳐진 구조이다. 나찌가 한창 세력을 확장하던 1935년에.만들어져.이곳에서 대규모 청년 선전 집회가 열 렸단다. 해가 내리쬐는 계단 구석 그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방문객을 구경하고 가져온 점심을 먹고 나찌에 대해. 또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다.
히틀러는 젊을때 내성적이고 비사교적인 미술학도였다. 히틀러를 보면 나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사람의 앞날은 모른다. 백인이 유색인을 낮추어보는 것은 지금도 여전하니 그 시대에 유대인을 싫어한 것은 이상할게 없다. 문제는 그러한 감정을 실행 에 옮겨 말살하려. 한것이 특이할 뿐이다. 독일이 전쟁 에 패해 경제가 파탄 났기에 사람들은 히틀러의  민족주의 선동 에 쉽게 혹했다. 지금까지 이웃으로 함께 살던 유대인의 재산을 빼앗고 몰아낸 것은 보통 사람들이다. 대다수의 독일인은 그당시 자신의 삶이 고달프기에 이러한 주위사람들의 만행 에 동조하고 묵인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건 할 수있다. 그당시 독일사람들이 특별히 악했던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속임수를 쓰고  약자를 무시하고 이용해먹는 일은 우리 모두 기회만 허락된다면 언제라도 저지른다. 내가 그러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아마 남들도 그럴 것이다. 청문회에 서는 사람들 모두가 그런 것으로 봐서 보통 사람들. 모두가 그러함에 틀 림이 없다. 그시대에 내가 살았다면 아마 나도 그런 동조자의 일원이었으리라.
자신의 죄를 고백하면 신이 용서한다는 교회의 장 치는 유용하다. 사람들은 마음의 짐을 털어내고 싶어한다. 가난한 사람은 크게 나쁜 짓을 하지 않기에 부자보다 천국에 잘갈거라고 하지만 그들은 기회가 많지 않을 뿐 그들 역시일상적으로 소소한 부끄러운 짓을. 많이 할거다. 선진국이란 부정 을 저지를 기회를 차단하는 장치가 잘 갖추어져 사람들에게 좀처럼 그런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회이다. 물 론 힘있는 사람들은 그런 그물망으로 잘 올가매지지 않지만.
 그곳에. 앉아 주위의 독일 사람들을 보며 여러 생각을 했다. 그들 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바로 여기서 흥분에 들떠 나찌에 충성을 맹서하고
 독일 민족을 구원한다는 대의에 감격했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리라.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기억 하며 잘 살아가기는 힘들겠지. 하이델베르그 대학은 헤겔이나 막스베버와 같은 대가가 있던 대단한 대학이지만 또 나찌에 동조하는 청년 운동이 활발했던 나찌 민족주의 운동 의 본산이다.
그렇게 잊혀지며 역사는 흘 러가고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난다. 주위에 어린 자녀들과 같이온 가족이 간간이 눈에 띠었다. 그들은 나처럼 계단에 앉아 따뜻한 봄날을 즐기며 싸온 도시락을 까먹고 웃고 떠들다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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