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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4. 10:54

Abhijit V. Banerjee and Esther Duflo. 2011. Poor Economics: a radical rethinking of the way to fighr global poverty. Public Affairs. 273 pages.

올해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저자가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제삼세계의 빈곤의 실태를 진단하면서 빈곤 퇴치를 향한 새로운 접근을 제안한 혁신적인 책이다. 저자는 경험적인 관찰과 무작위 추출 방식을 사용한 통제된 실험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방식을 적용하여 빈곤에 대한 다양한 가설과 정책 방안의 타당성을 검증한다. 연구 결과 유효한 것으로 검증된 방법을 실천한다면 빈곤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철학을 제시한다. 이는 빈곤 퇴치 문제에 대해 거시경제학적 접근이나 정치경제학적 접근과 같이 거대 담론을 위주로 하는 기존의 경제학 조류와 배치되는 발상이다. 

책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빈곤자의 사적인 생활에 촛점을 맞추어,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왜 그렇게 사는지를 영양 섭취, 건강, 교육, 가족계획의 네 주제에 관해 논의한다. 2부에서는 빈곤자를 대상으로 한 제도 내지는 외부 세계와의 관계 맺기에 관한 내용이다. 위기 관리, 소액 대출제도, 저축 활동, 소규모 자영업, 정부 정책 개입의 다섯 주제에 대해 설명한다. 각 장은 독립적으로 구분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전체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마지막 결론의 장에서 저자의 빈곤퇴치 방법에 대한 철학을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끝낸다.

가난한 사람들은 영양상태가 나쁘다. 그러나 그것은 기본적인 식량을 살 돈이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그들은 돈이 생긴다고 해도 먹을 것을 풍부히하는데 쓰기 보다는 행사 비용이나 조금 더 맛있는 비싼 식품이나 기호품을 사는 데 써버린다. 사회적인 압력 때문에 식품 이외의 것에 적지 않은 돈을 지출하며, 삶의 재미를 위해서 비용이 더 들지만 조금 더 맛있는 식품을 구입한다. 가난한 사람은 영양 상태가 불량하여 노동 생산성이 낮지만, 영양분 풍부하며 값싼 식품을 구입하는 것이 그들의 삶의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영양상태가 좋으면 생산성이 높고 빈곤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높지만, 가난한 사람은 그러한 방안이 실현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하는 데에는 안전한 물, 위생시설, 모기장과 같은 예방적인 수단이 효과가 크다. 가난한 사람들은 아플 때 의사를 찾는 것 이외에 전통적인 주술사나 지역의 돌팔이 의사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의사는 접근하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며, 서구의 의술이 작용하는 원리에 무지하며, 서구의 의술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  반면 전통적인 주술사나 지역의 돌팔이 의사는 접근이 쉬우며 비용이 적게 먹힌다. 그들은 막연히 치유를 희망하는 마음에 다양한 전통적인 수단에 의지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것들에 대해 신뢰가 큰 것은 아니다. 선진국에서와 달리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사회의 기반 시설이 부족한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를 각자가 챙겨야 하기 때문에 이것이 제대로 실행되기 어렵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유도하는 사회적 넛지(Nudge)가 필요하다.

가난한 나라의 학교에서는 선생이 결근을 자주 하며 가르치는 임무를 소홀히 하여 교육의 질이 형편 없다. 이렇게 교육이 부실한 것은 선생이나 학교의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일까, 혹은 주민들이 좋은 교육에 대한 필요를 깨닫지 못하여 요구를 하지 않기 때문일까? 자녀가 학교를 제대로 다니면 현물로 보상을 주는 프로그램은 효과가 있는 듯하다. 교육에 대한 필요를 이렇게 물질적인 유인으로라도 만들 필요가 있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공립학교보다 사립학교의 질이 훨씬 좋다. 사립학교에서 엘리트 계층에 대한 교육은 학부모의 기대와 선생들의 관심에 힘입어 웬만큼 이루어진다. 반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공립 학교 교육은 학부모와 선생 양쪽의 부정적인 자기 완성적 예언때문에 실패로 끝난다.  가난한 나라의 학부모들은 자녀가 웬만큼 학교를 오래 다니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난할 수록 자녀를 학교에 열심히 보내려 하지 않는다. 자녀들 또한 자신이 학교 교육을 따라가리라는 자신이 없고 교육이 자신의 미래를 바꾸어 주리라는 믿음이 없기에 학업에 관심을 두지 않고 일찌 감치 학교를 중단한다. 선생들 또한 가난한 집의 자녀에게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가르치는데 성의를 기울이지 않기에 학생들은 쉽게 학업에 관심을 잃어 버리고 중도탈락한다. 학교는 엘리트에 대한 교육만 관심을 갖는데, 이는 과거 식민지 시대에 식민지 관료를 키워내던 교육의 잔재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개선안으로, 저자는 엘리트 교육과 가난한 사람들의 교육이 이원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엘리트에게는 어려운 내용을 가르치더라도 그들이 따라 오지만, 가난한 사람에게는 그들의 장래에 맞는 기본적인 내용을 교육시킨다면 그들도 따라올 것이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애를 많이 낳는 것은 여러 자녀 중 누군가가 자신의 노후를 뒷바라지 해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노후 보장 문제를 가족 내에서가 아니라 사회에서 맡는다면 자녀의 경제적인 효용을 염두에 두고 많이 낳지는 않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도 피임의 효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지 않다, 다만 선택을 하지 않을 뿐이다. 여성에게 피임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상황을 만들면, 자녀를 덜 낳는다. 여성은 자녀의 뒷바라지를 온전히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남성보다 작은 수의 애를 낳으려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삶에서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들은 펀드 매니저와 흡사하게 다양한 부문에 투자함으로서 위험을 줄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작게 농사를 짓고, 조그만 자영업을 하고, 때때로 임노동자로 일하는 등으로 다양하게 간여한다. 농사에서도 생산성이 높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거나 특정 작물로 전문화하는 길을 택하지 않는다. 이는 어느 한 분야에 전문화함으로서 축적하는 효율을 포기하는 것인데,  반면 어느 한 부문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부문을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삶에서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하면 이웃에게 도움을 구하는데, 이는 추후에 이웃에게 도움을 되값기 때문에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위험을 피하는 한가지 방책이다.

마이크로 크레딧 운동(소액 대출 운동)은 가난한 나라에서 널리 활성화되어 있다. 이것이 가난한 사람들의 기업가 정신을 자극하고 빈곤에서 벗어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저자의 경험 연구 결과, 이는 가난한 사람들이 소규모의 자영업을 통해 근근히 생계를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만, 큰 사업으로 발전하는 데에는 별반 도움울 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이크로 크레딧은 집단 소속원들 상호간 신뢰와 사회적 압력을 이용하여 소액 대출 받은 돈울 정한 일정에 따라 규칙적으로 값는 안정된 시스템을 확립했기 때문에 계속 지속될 수 있는 사업이 되었다. 그러나 큰 사업을 하려면 실패할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하고 사정에 따라 빌린 돈을 값는 일정이나 조건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있어야 한다. 마이크로 크레딧은 개인 사정에 따라 값지 않는 사례가 나타나면 사업 모델 자체가 붕괴하므로 큰 사업을 지원하는 금융시스템으로는 부적합 하다. 

가난한 사람들도 소액이지만 수시로 저축을 하며 계 등의 방식을 이용해 집단적으로 저축한다. 그러나 큰 돈을 저축하려고 하지 않는다. 저축을 한다는 것은 미래의 계획을 위해 현재의 만족을 포기하는 것인데,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미래에 실현 가능한 계획에 대한 희망이 없기 때문에 엄격하게 자기 통제를 하면서 절약하여 저축을 하려 하지 않는다. 돈이 좀 모이면 써야 할 곳이 나타나 사라지는 과정을 반복하며, 저축이나 보험을 통해 질병이나 사고와 같은 큰 충격에 대비하지 못하기에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구멍가게와 같은 자영업을 많이 하지만, 이러한 사업이 크게 성장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러한 사업은 자본을 더 투입한다고 하여도 생산성이 오르기 힘들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여러 개의 소규모 자영업에 동시에 종사하기도 하는 데, 각 사업의 생산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가난한 사람이 영위하는 사업은 아무리 오래 해도 기술이 쌓이거나 전문화의 이익을 거두지 못하며, 사업에 대한 열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들은 자녀가 안정된 공무원이 되는 것을 가장 열망하는 데, 안정된 직업은 삶에 계획성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공하기때문이다. 안정된 직업에 대한 기대가 있을 때 그들은 자녀 교육에 투자를 하고 생활을 절제하여 저축을 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정부가 부패하기 때문에 가난한 나라에 원조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는 주장이나, 국민들은 개선하려는 열망이나 욕구가 없기 때문에 좋은 제도를 도입하여도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는 비관론이 경제개발관련 이론가들 사이에 지배해 있다. 저자는 이러한 거대 담론보다는 비록 규모가 작지만 구체적으로 설계된 제도로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이러한 조그만 변화가 쌓인다면 정부도 개선되고 국민들의 의식도 높아지면서 궁극적으로 빈곤에서 탈피할 수있으리라는 조심스런 낙관론을 제시한다. 실제 그들이 실험을 통해 효과가 있다고 검증한 아이디어들이 실행되고 이것이 축적된다면 점진적으로 변화가 나타나리라는 것이다. 

대단히 설득력이 있는 책이다. 상아탑에 앉아 거대담론을 제시하는 경제학자들에 비할 때, 그들은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관찰 하고 실제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해서 효과를 검증해보고, 왜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는지를 분석해서 다시 검증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끈기를 보인다. 빈곤에 대해 논의는 많이 하지만 무작위로 선정한 표본에 대해 실험집단과 통제 집단으로 나누어 가설의 타당성이나 정책의 효과성을 엄밀히 검증하는 것은 지금까지 본 일이 없다. 이렇게 엄밀하게 유효성을 검증한 결과를 가지고 빈곤 문제의 개선을 시도해야 한다는 발상은 신선하다. 이런 접근법은 느리지만 유효한 개입이며 이것이 쌓이면 빈곤문제가 점차 해결되리라는 낙관론 또한 대단하다. 이는 기존의 경제학 방법론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접근이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없다면 미국의 유명 사립대의 교수가 이런 작업을 도저히 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과거에 빈곤운동을 하던 경력을 살려 현장에 운동가들의 협조를 등에 업고 이러한 실험을 할 수있었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고, 대단한 책이다. 단숨에 읽고 감동받았다. 그들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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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30. 22:36

Randolf M. Nesse and George C. Williams. 1996. Why We Get Sick? Vintage Press. 249 pages.

의학에 진화생물학을 결합한 진화의학 (Evolutionary Medicine) 분야를 전반적으로 소개하는 책으로 의학자와 생물학자가 공동으로 저술하였다. 책의 첫 두 장은 진화와 진화의학 이론을 소개하며, 이후에는 구체적 질병이나 인간의 몸과 기능을 예로 들며 이 이론을 적용하여 설명한다. 진화 의학이 자칫 현재의 질병과 대응 상태를 정당화 하는, 즉 진화의 결과 선택된 것으로 합리화될 것을 우려하여, 저자는 진화의학의 가설의 검증 가능성에 관해 먼저 논의하면서 진화 의학의 과학성을 역설한다. 

인간이 겪는 질병과 이에 대한 대응은 진화적 선택 과정을 통해 전개된다. 감염성 질환, 부상, 독성 물질, 유전적 질환, 노화, 알러지, 암, 성인병, 정신병 등 거의 모든 질병에 대해 설명을 제시한다. 건강한 상태에 대해서도 왜 그러한지를 설명한다. 성과 출산 양육, 장기의 구조와 기능 등이 그것이다.

인간과 병원균의 진화는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확산시키는 것이다. 병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진화론은 유용하다. 예컨대 병원균과 숙주의 관계는 유전자를 확산시키는 병원균의 전략에 따라 다양하다. 모기와 같은 매개체에 의해 감염되는 말라리아와 같은 전염병은 숙주의 생명을 치명적으로 위협하는 증세를 유발하나, 사람들간에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병원균은 숙주가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만 공격하는 전략을 취한다. 숙주가 죽어도 병원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 데 지장이 없는 전파 경로를 갖는 병원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숙주에 훨씬 심한 해를 가한다. 병원균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숙주를 조정하는 것이다. 

우리 몸에 병이 날 때 열이 높아지는 이유는 높은 온도가 병원균의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감염성 병원균과 우리 몸의 방어 체계는 서로 간에 창과 방패와 같은 경쟁을 한다. 방어 체계가 높아지면 그것을 뛰어넘는 병원균 돌연변이가 나타나고, 우리 몸은 다시 이것을 뛰어넘는 변화를 만들어 내면서 우리의 방어 체계는 다중으로 복잡하게 되었다.

어떤 유전 형질은 우리가 젊을 때에는 생존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작용하나 나이가 들면 생존에 해가 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요산 과다가 그것으로 젊은 나이에는 과다한 요산 분비가 방어력을 높이는 작용을 하나, 나이가 들면 통풍과 같은 부작용을 낳는다. 구석기 시대에는 인간의 수명이 30~40이었으므로 요산의 부작용이 발현될 기회가 거의 없으므로, 이러한 유전적 형질이 진화적으로 선택된 것이다. 기타 유전 병들 또한 과거 수명이 짧을 때에는 해를 끼치지 않고 이익을 주던 형질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생식이 종료되기 이전 젊은 나이에 생존에 도움이 되는 기능이 진화적으로 선택된 반면, 종료된 이후에 해를 끼치건 말건 유전자의 입장에서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 자원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생존에 도움이 되는 기능은 후에 댓가를 치러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작용 기제가 복잡할 수록 시간이 지나면 오류가 발생하고 오류가 쌓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도모한 일이 잘 안되었을 때나 사회 위계에서 억압된 위치에 있을 때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울증은 그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는데, 이는 주위 환경에 대해 수동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이다. 일이 잘 안되는 상황이고 무조건 수그려야 하는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넘쳐서 날뛰는 것은 헛되게 에너지를 낭비하는 길일 것이다. 일이 잘 풀리고 지위가 높아질 경우 우울증은 저절로 사라진다.

자연 세계의 생물체는 다양한 종류의 독성물질을 분비하여 자신을 방어한다. 식물은 동물과 달리 포식자로부터 도망 칠 수없으므로 먹히지 않는 수단으로 독성 물질을 분비하는 경우가 많다. 임산부가 임신 초기에 입덧을 하는 이유는 독성물질로부터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되었을 수 있다. 배아 발달의 초기에 독성 물질에 특히 취약하기 때문에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

우리 몸의 기관이 오래 사용하면 망가지는 경향이 모든 기관에 고르게 전개되며 이를 노화 현상이라 한다. 즉 노화 현상은 특정한 질병이 아니며, 어느 특정 기관을 고친다고 하여 수명이 획기적으로 연장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유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생식활동이 지난 몸체는 버리고 다음 세대의 몸에서 유전자를 이어가는 전략을 택하는 것이 이익이다. 우리 개체의 이익과 유전자의 이익은 일치하지 않는다. 오래 살면서 생식 기능을 오래 유지하는 것과 짧게 살면서 생식 하는 두가지의 전략이 있다. 전자의 경우 자손을 많이 낳지 않는 반면, 후자의 경우 자손을 많이 낳는 전략을 취한다. 어느전략을 취하건 유전자의 생존 이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암이란 우리 몸 세포의 자가 복제 기능이 통제를 벗어나 무자비하게 전개되는 현상이다. 우리 몸의 다양한 기관의 수많은 세포를 각 기능에 맞게 계속 자가 복제하여 갱신해야 일이 매우 복잡하기에 나타난 부작용이다. 나이가 먹을 수록 유전자의 복제 기능에 오류가 나타난 것이 쌓이기 때문에 암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 몸의 어느 부분에서라도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여성의 생식 기관, 즉 자궁, 유방, 난소에서 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구석기 시대와 달리 오늘날의 여성은 아이를 자주 낳지 않고 수유 기간도 짧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월경을 훨씬 더 많이 하는 결과 발생한 문제이다. 즉 과거의 환경에 적합하도록 진화한 몸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오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특정 물질에 대해 알러지가 왜 일어나는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면역활동이 왜 전개되는지는 확실치 않다. 특정 물질이 우리 몸에서 독성으로 잘못 인식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그 물질이 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의 몸에 해로운 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지 모른다.  그 물질에 대해 거부 반응을 하는 쪽으로 진화한 것이다.

성인병은 과거 구석기 시대에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한 우리 몸이 주위의 환경이 바뀌었음에도 과거의 욕구에 따라 마구 먹고 운동을 하지 않은 결과 나타난 것이다.

이 책은 엄청나게 다양한 질병과 임상 사례를 들어 진화론에 바탕을 둔 이론적 설명을 제시한다. 진화 의학이 최근에 나타난 의학 분야로서 연구가 미흡하지만 이론적 설명력은 높다고 주장한다. 이론보다는 치료에 치중하는 의학의 경향 때문에 진화 의학은 발전이 더디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의 몸과 질병에 대해 이해를 깊이 하도록 유도하면서 진화 의학의 발전을 촉구한다. 흥미로우면서 내용이 풍부하다. 두번 읽을만한 대단한 책이다.

2019. 11. 24. 22:00

George A. Akerlof and Robert J. Shiller. 2009. Animal Spirits: How human psychology drives the economy, and why it matters for global capitalism. Princeton University Press. 176 pages.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저자가 쓴 경제학 이론에 관한 학술적 성격의 고급 교양서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경제적 동기에 따라 합리적으로 움직인다는 고전 경제학의 가정을 비판하면서, 그들이 동물적 감성(animal spirits)라 지칭하는 경제 행위에 비합리적 심리적 요인이 개입되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 그들은 다섯가지의 비합리적 심리적 요인을 지적하는 데, 신뢰(confidence), 공정함(fairness), 부패와 그릇된 믿음(corruption and bad faith), 화폐에 대한 환상(money illusion), 이야기(stories)가 그것이다.

책의 전반부에서 이 다섯개의 요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후반부에서 이 요인들을 동원하여 경제학의 핵심 질문에 답한다. '왜 경제가 공황에 빠지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이는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신뢰가 허물어지고 이것이 사람들 서로간 상승작용을 일으켜 확대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2008년의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유는, 부정하게 돈을 벌려는 욕심에서 금융기관은 모기지를 재가공하여 위험도가 높은 증권을 만들어 낸 한편, 사람들은 부동산이 계속 오르리라는 그릇된 믿음에서 자신의 가득 능력을 초과하는 부동산을 마구 샀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은 언젠가는 꺽이게 마련인데, 그러면 사람들은 빚을 값지 못하고, 위험도가 높은 증권은 부도가 나고, 금융기관이 망하고, 경제 전반에 신용이 경색되면서 심각한 불황을 맞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저자는 정부가 나서서 위험한 금융 행위를 규제하는 규칙을 세우고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나오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사람들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는 시장가격이 아니라 공정한 댓가라고 생각되는 선에서 임금을 정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실업이 넘쳐도 사람들은 어느 선 이하의 임금에는 일하려고 하지 않으며, 만일 이보다 낮은 임금에 일하면 속으로 불공정하다고 화를 내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경기가 하강하고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그에 맞추어 임금을 낮추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사람들은 구매력이 아니라 화폐로 표시된 금액에 대한 환상 때문에 임금을 낮추는 것을 거부한다. 고용주의 입장에서 볼 때 노동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보다 종업원에게 높은 임금을 제시함으로서 그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동기를 갖게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시장 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임금이 정해진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실업은 항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왜 미래를 대비한 저축은 그렇게 들쑥날쑥한가?' 하는 질문에 대해, 사람들은 미래의 필요를 미리 고려하여 저축 수준을 결정하는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은 미래 특히 은퇴 후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현재 자신의 지위에 걸맞는 소비에 관해 주위의 영향을 받아 소비 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합리적 계산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아이디어에 따라 소비를 결정한다.

'왜 주식의 가격이나 기업의 투자가 변동이 큰가?' 하는 질문에 대해, 주식은 기업의 내재 가치를 반영하여 오르내리기보다 사람들의 비합리적인 투기 심리에 따라 가격이 좌우된다. 기업의 투자 결정 역시 경제의 펀더멘탈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직관적인 감성에 따라 내려진다. 두가지 다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와 잘못된 믿음에 의해 좌우된다. 부동산 가격이 부침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부동산 가격이 그렇게 올라야 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부동산 불패 신화를 믿으며 투자를 하고, 이러한 믿음이 꺼질 때 두려움에 휩싸여 팔아치우기에 폭락한다.

' 왜 흑인은 특별히 가난하게 사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흑인과 백인 사이에 감정적인 단절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백인은 현 체제가 공정하다고 생각하기에 흑인의 빈곤을 그들의 잘못으로 돌린다. 반면 흑인은 백인이 주도하는 사회의 불공정에 분노하기 때문에 자신의 향상을 위해 헌신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해로운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백인과 흑인 사이에 '그들 대 우리'라는 대립적인 생각이 바로 이러한 단절을 만든다. 적극적 차별 개선 정책(Affirmative Action Program)은 바로 이러한 대립적인 생각을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조치이다. 흑인들은 이 정책을 통해 백인들이 흑인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를 접하게 되면서 두 집단 사이에 감정적 단절이 점차 허물어질 수 있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만으로 경제를 설명하려고 한다면 불황, 실업, 극심한 가격 변동, 낮은 저축율, 극심한 빈곤, 등 흔히 발생하는 경제 현상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심리적인 요인을 추가하여 설명할 때 이러한 경제 현상이 더 명쾌하게 이해 된다. 합리적 행위자 모델에 근거한 고전 경제학 이론에서는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하지만, 비합리적 감정적인 요인에 의해 경제가 움직인다면 이러한 요인이 경제를 불안정하게 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개입하여 규제하고 감독하는 것이 필수이다. 

이 책은 경제학 이론 수업에서 참고 교재로 쓰는데 적합하다. 대부분의 논의는 상식적으로 당연한 것처럼 들리지만, 경제학계에서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것이기에 저자는 이점을 거듭 강조한다. 이 책은 경제 상식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지만, 전문적 논의를 전개하기 때문에 그리 흥미롭게 읽히지는 않는다.

 

2019. 11. 22. 20:54

Daron Acemoglu and James A. Robinson. 2019. The Narrow Corridor: States, Societies, and the Fate of Liberty. Penguin Press. 496 pages.

Why Nations Fail 책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저자의 후속작. 이전의 책이 국가가 실패하는 원인에 촛점을 맞춘 것이라면 이 책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성공하는 원인을 분석한다. 고대부터 최근까지 시대를 망라하며 서구에서 아시아 남미 중동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사례를 검토한다.

저자는 책 초반에 자신들이 개발한 국가 발전이론을 소개한다. 밑으로 부터의 사회 참여가 활발하고, 위로부터 국가의 조직과 행정력이 굳건하여, 이 두개의 힘이 균형을 이루며 서로 견제할 때에만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적 정치체제가 발전한다. 이 두세력이 균형을 이룰 때 '견제된 국가' (shackled leviathan)이라 칭한다.  국가의 힘이 강력한 반면 사회의 힘이 약하다면 '독재적 국가'(despotic leviathan)로 흐르며, 반대로 사회의 관습과 조직은 강한 반면 국가의 힘이 약하다면 '무정부 상태'(absent leviathan)가 된다.  견제된 국가 체제에서만 국민의 자유는 보장된다. 반면 관습과 부족의 힘이 강한 무정부 상태에는 전통에 포획된 구속 상태에서 살기에 자유가 없으며, 독재적 국가에서는 독재자 집단의 권력 횡포에 눌려 국민의 자유가 존재할 여지가 없다. 견제된 국가로 나아가는 과정은 이 두개의 세력이 어떻게 상호 타협을 잘 해가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동태적인 과정이다. 

국가와 사회간의 세력 관계는 자유만이아니라 경제발전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국민의 자유가 보장될 때에만 시장이 활성화되며 개인의 창의, 기업가 정신, 새로운 발명이 촉진되므로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 영국에서 가장 먼저 산업혁명이 일어난 것은 바로 영국에서 가장 먼저 이러한 견제된 국가 체제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독재적 국가나 무정부 상태에서는 변화로 인하여 기존 질서와 기득권이 위협받을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경제발전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견제된 국가 체제에서는 사회의 요구와 국가의 권력이 균형을 이루므로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며 서로 힘이 확대되는 경로를 밟는다. 사회로부터의 요구가 증가하고, 이에 대응하여 국가의 권력과 행정력이 확대되고, 이에 대하여 사회의 견제 장치가 치밀해지는 선순환을 거친다. 이러한 대표적인 예로 북구의 복지국가를 예로 든다. 그 나라들은 국가의 역할이 큰 대신 민간의 참여가 높아 서로 균형을 이룬다. 반대의 예로는 아프리카나 남미의 일부 나라들 처럼 국가의 행정력이 미약하고 사회가 분열되어 있어서 국가에 대한 요구나 국가에 대한 효율적인 견제가 가능하지 않는 나라들이다.  이 나라들에서는 국가가 제공하는 공공 서비스랄 만한 것이 없고, 사회의 조직도 미약하여 국가에 대해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이는 '유명무실한 국가'(Paper Leviathan) 이다.  

저자는 이러한 이론에 따라 세계 각국의 사례를 인용하면서 왜 정치경제 상황이 그렇게 전개되었는지 설명한다. 서유럽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 그는 게르만족이 민의를 반영하여 결정을 내리던 전통이 서유럽 사회문화 밑바닥에 흐르고 있으며, 영국의 경우 이러한 바탕에 기반하여 상인과 산업자본가의 상승하는 세력이 왕권을 견제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견제된 국가 체제를 낳았다.

반면 중국은 춘추시대를 거치면서 국가의 권력과 질서를 강조하는 법가 사상이나, 혹은 위정자의 도덕적인 정치를 강조하는 유교사상이 전 역사 시기를 관통하였다. 중국에서는 밑으로부터의 참여는 간헐적인 폭동을 제외하고는 전무하다. , 다만 관습의 구속을 지지하고 정당화하는 것이 독재적 국가 권력과 결합되면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지배 집단의 기득권을 보호할 뿐이다. 이러한 중국 체제에서는 기존의 관습이나 기존 지배층의 권위에 균열을 가져올 어떻한 변화도 거부한다. 근래 중국에서 급속한 경제발전이 일어난 것은 독재적 국가도 어느 정도까지는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경제발전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창의와 변화에 대한 개방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중국은 그것이 없으므로 앞으로 갈수록 경제 발전이 지체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인도 역시 카스트의 관습이 정치경제를 지배하는 상태이므로 국가의 역할이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결과 개인의 자유가 억압되며 경제발전에 장애로 작용한다.

저자는 미국의 사례를 자세히 분석한다. 건국의 과정에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도입될 수있었던 이유는 남부의 세력을 포섭하기 위한 타협에서 나온 것이다. 대공황 이후에 정부의 역할이 확대될 수있던 것은 진보주의 시기를 거치면서 밑으로부터의 참여가 높아진 덕분이다. 근래에 세계화와 자동화로 미국 노동자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불만이 높아지면서 사회와 국가의 균형에 틈이 생겼으며 그 틈으로 대중영합주의 정치가 머리를 들었다. 이들은 기존의 국가 제도를 비하하며 밑으로부터의 참여를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포섭하는 정치인이다. 과거에 히틀러가 1치대전 이후 독일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민족주의를 표방하면서 의회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권력을 잡았던 상황과 유사하다.

국가와 사회간의 관계가 윈윈의 관계로 설정될 경우 민주주의가 전개되고 자유가 보장되지만, 둘간에 제로섬의 관계로 싸우게 될 때에 견제된 국가의 경로로부터 이탈할 수 있다. 과거에 그리스의 사례나 오늘날의 대중영합주의의 사례에서 보듯이 견제된 국가의 경로에 있던 나라들도 이 경로에서 이탈하여 독재적 국가의 상황으로 퇴행할 수있다.

이 책은 거의 전세계 주요 지역과 나라들의 역사를 망라하여 종횡무진하면서 논의를 전개한다. 자신들의 이론이 분명하므로, 그렇게 다양한 사례와 시기를 예로 들고 있음에도 설명이 명쾌하다. 대단한 책이다. 몰입해서 단숨에 읽었다. 두번 읽을만하다.  

 

 

2019. 11. 16. 06:21

Robert Levine. 1997. A Geography of Time: the temporal misadventures of a social psychologist. Basic Books. 224 pages.

사회심리학자인 저자가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의 시간관념에 대해 연구하고 장기간의 여행을 통해 개인적으로 느낀 생각을 서술한 책이다. 미국인인 저자가 브라질의 대학에 취직하여 갔을 때 그곳 사람들과 접하면서 받은 충격에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미국인의 시간관념은 엄격한 반면, 브라질 사람들은 느슨한 시간관념을 갖고 있다. 과거에 코리안 타임을 연상케 한다. 브라질 사람들의 삶의 속도는 미국인의 비해 느리다.

엄격한 시간관념을 가진 사회는 산업화되었으며,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지배하며, 평균적으로 잘 살며, 서구 문화권에 속한다. 반면 느슨한 시간관념을 가진 사회는 산업화 정도가 덜하며, 집단주의 가치관이 지배하며, 소득 수준이 낮으며, 비서구 문화권이다. 전통 사회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감정적인 화합을 효율성보다 중시한다. 전통 사회에서는 시간은 돈이라는 가치관을 경멸하며, 효율을 희생하더라도,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행동한다고 해도, 일이 계획한대로 성사되지 않는다고 해도 괜찮다는 묵시적 합의가 있다.  시계에 따라 시간과 일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event)이 벌어지는 대로 따라간다. 물론 그런 사회에서는 설사 성사된다고 해도 일이 느리게 전개되며, 많은 경우 성사되지 않고 용두사미로 끝나거나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흔하다.

삶의 템포가 빠른 사회와 템포가 느린 사회 중 어느곳의 삶이 더 질이 높을까? 저자는 일견 느린 템포의 삶이 더 바람직하다는 뉘앙스의 서술을 한다. 그러나 그런 사회에서는 많은 일을 할 수 없고, 그 결과 사람들이 풍요롭게 살지 못한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외면한다. 삶의 템포가 빠르고 스트레스가 많은 삶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가 여행하고 경험한 비서구 전통사회 사람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보는 그의 입장은 순진한 낭만으로 보인다.

저자는 일본 사회를 이상적으로 본다. 일에 중독된듯 보이지만 서구와 달리 장시간 노동의 스트레스가 건강 악화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를 집단주의 문화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집단주의 사회에서는 서로 챙겨주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것이 내가 속한 집단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며 보람을 느끼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견딜수 없는 스트레스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구의 개인주의 사회에서 장시간 노동은 개인을 파괴하는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반면, 집단주의 사회에서는 나를 보살피고 내가 보살펴주는 나의 확대된 가족을 위해 일하기 때문에 장시간 노동이 개인을 파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물론 그는 일본의 과로사 문제를 언급하기는 한다.

긴장도가 높고 템포가 빠르게 살아가는 소위 A 형 인간이 반드시 건강이 나쁜 것은 아니다. 개인의 시간관념과 그가 속한 사회의 시간관념이 맞지 않을 때가 문제이다. 예컨대 삶의 템포가 느린 사회 출신의 사람이 서구의 빠른 템포의 사회에서 살려면 힘들며, 반대로 서구의 빠른 템포에 익숙한 사람 혹은 A 형 인간이 느린 템포의 사회에서 살려고 한다면 속터져서 살수 없다. 서구에서도 지역에 따라 삶의 템포가 다르기 때문에, 개인의 성격과 그 사회의 관행이 부합하는 사회에서 살 때 행복할 수 있다.

저자는 문화적 상대주의의 입장이다. 각 사회와 문화의 고유한 시간관념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계화가 진전된 요즈음 별로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 아니다. 개인적인 일화나 여러 책으로부터 인용을 많이 하나, 서술이 산만하며, 피상적인 주장에 머물고 있다.

 

2019. 11. 9. 22:28

Richard Dawkins. 1995. River out of Eden: A Darwinian vies of life. Basic Books. 161 pages.

'이기적인 유전자'로 유명한 저자가 유전자를 중심으로 한 진화론을 보다 흥미있게 해설한 책이다. 생명의 진화란 유전자의 증식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우리의 육체는 유전자를 담는 그릇에 불과하며, 유전자의 생존과 후대에 증식이 생명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유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생물체가 고통을 느끼는지, 도덕적으로 올바른지, 공정한지, 건강하고 오래사는지 여부는 중요치 않다. 생물체의 어떤 기관의 목적이 무엇일까를 탐구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한가지, 그 생물체가 담고 있는 유전자의 생존과 증식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유전자는 오로지 자신의 생존과 증식의 가능성을 높이는 쪽으로만 진화의 방향을 몰고간다. 생명이란 정보의 덩어리 즉, 유전자 혹은 알고리즘이외에 다른 어떤 것도 아니다. 육체는 이 정보를 담는 수단에 불과하다.

유전자는 세대를 거쳐 복제 되며, 지리적인 격리 등 환경적 요인으로 유전자가 서로 다른 종으로 갈리는 과정을 거친다. 우리와 유전자가 근접할수록 보다 최근에 이 갈리는 과정에서 나누어졌다.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는 성염색체와 달리 어머니의 계통을 통해서만 다음 세대로 복제되는 특성을 가진다. 인간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거슬러 추적한 결과 소위 African Eve 라고 부르는 아프리카에 살던 한 여성이 현대인 모두의 여자쪽 조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녀와 동시대에 살았던 여성들의 후손은 현재 살고 있는 사람에게까지 유전자가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녀가 현생 인류의 최초의 조상은 아니다. 최초의 조상은 아마도 남성일 가능성이 크다. 동물의 세계에서 보면 수컷이 암컷보다 자신의 유전자를 더 많은 후손 속으로 증식시키기 때문이다. 현재 살고 있는 사람의 유전자는 오랜 세월 동안 진화적 선택에서 가장 생존가능성이 높은 것이 살아남은 결과이다. 우리의 유전자보다 생존 가능성이 낮은 것은 그간의 생존 경쟁에서 패배하여 후손을 남기지 못했다.

생물체가 놀랍도록 정교하게 짜여진 것을 보고, 이렇게 정교하고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신뿐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오류이다. 진화의 과정은 유전자의 증식의 가능성을 높이도록 생물체의 시스템을 정교화시키는데, 현재 관찰되는 어떤 생물체의 정교함에 못미치는 전 단계를 다양한 생물체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벌꿀이 자신의 동료에게 먹이의 위치를 알리는 특징적인 춤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계되어 만들어진 듯이 보이지만,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신호 체계의 복잡성을 더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특정 생물체의 유전자 증식의 목적에만 부합하도록 정교화된 경우를 흔히 본다. 특정 곤충의 감각 능력은 그들의 생존 욕구에 맞도록 진화되면서, 인간의 감각과 지능으로 볼 때에는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유전자의 효용함수, utility function 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개별 생물체의 유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생존과 증식의 가능성을 가장 높이는 선택을 말한다. 개별 생물체의 유전자에게 이익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그 종 전체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개는 소수의 수컷이 많은 암컷을 거느리기 때문에, 많은 수컷은 교미할 기회가 없이 죽는다. 종 전체의 유전자의 증식으로 볼 때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수컷대 암컷의 비율을 1:9로 하여 낭비되는 수컷이 없도록 하는 것이 다. 그러나 개별 생물체의 유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수컷대 암컷의 비율이 5:5로 될 때에만 진화적 평형상태를 유지한다. 만일 성비가 1:9라면 모든 부모는 자식이 수컷이되도록 할 때 자신의 유전자의 증식이 최대화되므로, 암컷대비 수컷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화가 전개될 것이다. 5:5가 되면 자식이 수컷이건 암컷이건 유전자의 후대 증식 가능성이 동일하므로 평형상태에 도달한다.  이 경우 만일 수컷을 낳으면 다수의 수컷은 교미를 하지 못하여 유전자의 증식이 제로이지만, 소수의 수컷은 많은 암컷을 거느리므로 유전자의 증식 비율이 크다. 따라서 수컷을 낳을 때 유전자 증식의 기대값은 암컷을 나을 때와 동일하게 된다. 

태평양의 연어는 강 상류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가 성장하여 원래 태어난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생식을 하고 나서는 바로 죽는 것으로 일생을 마감한다. 반면 대서양의 언어는 이러한 생식 과정을 한 생애 동안 여러번 반복한다. 왜 이렇게 다르게 진화하였을까? 태평양 연어의 서식지인 강은 험하여 이를 거슬러 오르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마지막 에너지를 다하여 강을 거슬러 오르고 생식을 한 다음 바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에너지를 아끼면서 강을 오르고 생식 이후에도 다시 살아가도록 하는 선택보다 유전자의 후대 증식의 관점에서 보다 합리적인 선택이다. 반면 대서양의 연어가 서식하는 유럽의 강은 그리 험하지 않으므로 한 생애 동안 여러차례 강을 오르고 생식을 하도록 하는 것이 유전자의 증식에 합리적이다. 유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생물체가 어떻게 고통을 받고 얼마나 살고 어떻게 죽는가 하는 것은 고려사항이 아니다. 고통없이 오래 사는 것보다 고통을 받으면서 짧게 살다 다음 세대를 낳고 죽는 것이 제한된 자원을 사용하면서 유전자의 증식에 더효율적이라면 당연히 후자 쪽으로 진화한다.

우주에서 신성 supernova 은 몇 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방출하고 재로 변하는 별을 이른다. 에너지의 폭발과 유사하게 우주에서 정보의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한 정보의 폭발은 지구에서만 발견된다. 지구에서 일어난 정보의 폭발의 시작은 미미하다. 정보를 자기복제하는 기제, 즉 생명체가 시작되면서부터이다. 정보의 자기 복제는 광물질의 결정이 만들어지는 것과 유사하게, 화학적 결합체인 분자가 자신을 복제틀로 하여 자신과 대칭적인 동일한 존재를 생성하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이것을 저자는 복제 폭탄 replicator bomb라고 부른다. 우리의 DNA를 구성하는 네가지 종류의 분자 A,T,C,G는 A가 T에 대칭적인 존재이며, C가 G에 대칭적인 존재이다. 이 네 종류의 분자가 무수히 엮어지면서 정보의 복잡성을 높여갔다. 이 분자들은 복제를 기하급수적으로, 즉 2, 4, 8, 16, 이런 식으로 하면서 수를 늘렸으며 분자들이 덩어리를 구성하여 세포가 되고, 세포가 덩어리를 구성하여 개별 생물체가 된다. 이 분자들은 복제를 하면서 ATCG의 조합을 조금씩 달리하게 되는 데, 이것이 종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기제이다. 다양한 종들은 서로 경쟁을 하면서 복제의 효율성을 높여간다.

정보의 복제 속도가 높아지고 복잡성이 증가하는 과정은 인간에 이르러, 지난 이삼백년간에 걸쳐 가속화되며 마침내 지구 행성 밖으로 정보를 보내는 단계에 도달하였다. 이렇게 정보의 절대 규모가 커지고 복잡성이 증가하는 끝은 어딘지 알지 못한다. 슈퍼노바의 경우처럼 지수적인 팽창을 하다가 결국 가용 자원의 극에 도달하여 폭발로 끝날 수있다. 혹은 정보가 행성 밖으로 이동하면서 우주의 다른 곳에서 새로운 복제의 사이클을 만들 수도 있다. 우주로 나간 정보가 지구의 인간과 교신이 끊어진다면, 환경이 바뀌면서 생물체가 다른 종으로 정보의 강이 갈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주의 다른 곳에서 새로운 종으로 만들어 질 수도 있다.

이 책을 두번째 읽었다. 과거에 이해되지 않던 부분이 조금더 이해되는 듯하다. 리차드 도킨스는 엄청난 사람이다. 냉정한 학자이면서 천재적인 명석함이 번득인다. 그의 책을 읽으면 경외감이 슬금슬금 올라온다. 그가 서술하는 것의 요지는 일견 단순한 듯 하면서 우주의 진리를 관통한다는 느낌이 든다. 도킨스는 진화론에서도 특히 삶의 중심을 유전자에 두는 정말로 냉혹한 골수 진화론자이다. 그의 확신이 존경스럽다. 

2019. 11. 3. 21:13

Neil Shubin. 2008. Your inner fish: a journey into the 3.5 billion-year history of the human body. Vintage books.

시카고 대학의 고고생물학자인 저자가 우리 몸의 각 기관이 어떤 진화 과정을 거쳤는지 연원을 거슬러 올라면서 일반 독자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진화의 연결고리에 관한 설명이 주를 이루지만, 동시에 어떻게 그런 발견에 이르게 됬는지 연구 과정을 상세히 이야기 한다.

물 속에서 살던 동물이 육지로 올라오는 진화의 중간 단계 생물의 화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북극의 한 섬에서 저자가 찾는 대상의 화석을 찾는 작업을 생생히 묘사한다. 전 세계에서 저자가 찾는 생물군의 화석을 찾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을 추적하여 마침내 그것을 찾아내는 작업은 과학과 우연이 결합된 서사이다.

인간의 팔과 물고기의 지느러미의 구조를 해부학적으로 비교하고, 배아의 발달과정에서 인간의 팔과 물고기의 지느러미가 발달하는 과정의 유사점을 보여준다. 이빨과 머리 털과 새의 깃털과 유방은 동일한 원시 피부조직으로부터 변이되어 나타난 형질이다. 배아의 초기 발달 과정에서 보이는 네 개의 아치 형상의 구조가 인간에게는 두개골과 목과 귀로 발달하고 물고기는 지느러미로 발달한다.  인간과 근접할수록 유전자에서도 유사점이 발견되며, 물고기의 것으로부터 인간의 것으로 기관이 진화해온 과정은 유전자에서도 변화의 궤적을 읽을 수있다. 

물고기에서 진화의 시원을 한 단계 더 올라가 다세포 박테리아와 인간의 기관을 비교한다. 인간의 몸의 조직은 다세포 박테리아와 동일한 물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포와 세포를 결합하여 조직하는 방식 역시 박테리아 동일하다. 다세포 박테리아는 세포들 사이에 기능의 분화를 이루면서 전체의 생존을 돕는데 이는 인간의 다양한 기관과 유사한 원리이다. 지구의 생물계가 어떻게 단세포 박테리아에서 다세포 박테리아로 진화했는지에 대해, 지구의 대기중에 산소 농도가 증가하여 생물체들이 에너지를 더 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콜라겐이라는 세포를 구성하는 복잡한 물질을 만들 수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후각기관, 시각 기관, 청각 기관, 각각에 대해 물고기와 인간을 비교하면서 단순한 구조에서 복잡한 구조로 진화해 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인간의 후각 기관은 물고기보다 훨씬 더 많은 냄세를 판별하는데, 이는 서로 다른 종류의 냄세 분자 각각을 판별하는 수천개의 유전자를 통해 냄세 판별기관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이 냄세 판별기관을 제어하는 유전자의 상당수가 비활성화되어 있는데, 이는 인간의 감각의 70%를 시각에 의존하는데, 이는 육지에 사는 동물인 인간의 생존에서 냄세의 중요성은 쇠퇴한 반면 시각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 중에서도 칼라를 구별하는 시각 능력을 발전시켰는데, 이는 지구 식물의 변화에서 단순한 색의 나무만 존재하다가 다양한 칼라의 식물, 예컨대 꽃과 열매 등이 많이 출현하게 되면서 칼라를 구별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각 기관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던 동물의 기관이 돌연변이를 통해 조금씩 변화하는 긴 연결고리의 맨 끝에 있다. 이것은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원래 물에서 사는 데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기관이 변이를 통해 뭍에서 사는 환경에 적응되도록 변화되었다는 것은, 처음부터 뭍에서 사는 환경에 적합하도록 만들었다면 그렇게 만들지 않았을 비효율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간의 머리와 목과 척추를 연결하는 신경 섬유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이는 원래 물고기의 머리와 아가미를 근처에서 연결하던 신경 조직이 변화되면서 복잡해진 것이다. 

인간은 유인원이 된 이후에도 진화 과정의 대부분을 수렵채취의 단계에서 생활했으므로 현대의 생활에 부적합한 몸을 갖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겪는 질병이나 문제를 바로 이러한 진화의 긴 연결고리를 통해 설명한다. 비만, 심장질환, 고혈압은 현대인의 생활 환경이 수렵 채취에 적합하게 빚어진 몸에 맞지 않아서 일어나는 질병이다. 인간의 딸꾹질은 인간이 물고기와 올챙이로부터 진화해 온 과거로 부터 물려받은 잔재이다. 올챙이는 물속에서 아가미로 호흡하면서 동시에 폐로 공기호흡을 한다. 물을 흡입하여 아가미로 보내면서 동시에 폐를 막는 동작을 하는 데, 바로 이것이 인간의 딸국질과 동일한 동작이다. 딸꾹질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이 책에서 처음보았다. 저자는 인간의 몸은 생물의 역사를 온전히 그 안에 담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일반인의 흥미를 돋우도록 설명을 하지만, 인용하는 설명은 체계적인 연구 성과에 근거한 것들이다. 왜 그런지하는 의문을 해명하는 데 주력한다. 과학을 한다는 것이 실제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 논의하는 것은 매우 세세한 것들이다. 그런데 생물의 진화 과정을 밝히는 데에 이 세세한 것들이 핵심적인 증거가 된다. 책을 읽어가면서 과학활동에 대한 저자의 열정과 흥분을 읽는다.

2019. 10. 25. 13:36

Carl Benedikt Frey. 2019. The Technology Trap: Capital, labor, and power in the age of automati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366 pages.

경제사학자인 저자가 18세기의 산업혁명과 근래에 전개되는 정보기술 혁명을 비교하면서, 정보기술 혁명이 안고 있는 문제를 진단한다.  저자는 인류 역사상 두가지 다른 성격의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replacing technology)이며, 둘째는 기존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enabling technology)이다.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은 필연적으로 기존 노동자의 저항에 직면하는데, 정치권은 노동자의 불만이 초래할 사회적 불안을 염려하여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막는 조치를 취한다.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되기 전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술 발전이 더디었던 이유는 바로, 노동을 대체하는 신기술의 도입을 기존의 노동자와 정치권이 막았기 때문이다. 고대에서 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생산성을 높일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제시되었지만, 이것이 실제 생산에 본격적으로 적용되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이다. 기존의 지배층은 노동 생산성이 향상됨으로 거둘 수 있는 이익은 많지 않은 대신, 기존의 지배 체제가 노동자들의 폭동으로 흔들릴 때 치러야 할 위험과 희생이 크기 때문에, 기존 노동자들이 신기술을 폐지할 것을 요구할 때  번번히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은 이전과 다른 상황 속에서 전개되었다. 산업혁명을 주도한 부르조아 상공인은 토지를 배경으로 한 기존의 정치세력에 대항해 점차 세력을 키워 나갔다. 이들은 노동을 대체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로 이득을 얻는 집단이다. 반면 중세의 길드 조직에 뿌리를 둔 숙련 노동자들은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이 보급되면 양질의 일자리를 잃는 집단이므로 격렬하게 신기술 도입에 반대했다. 19세기 초반 영국을 휩쓴 러다이트 운동이 그것이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은 방직업을 중심으로 일어 났는데, 이는 기존의 수공업적인 방직 생산을 기계 생산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방직 기술자들은 일자리를 잃은 대신, 방직 기계를 돌리는데는 아동이나 여성과 같은 저임금 비숙련 노동자들이 주로 투입되었다. 영국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저항하는 숙련 노동자를 억압하고 부르조아 상공인의 편에 섰다. 영국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해외시장을 놓고 군사적으로 경쟁관계에 있었는데,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국부를 축적하는 것이 이러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노동자의 요구를 묵살하였다.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전기와 내연기관이 개발되면서 전개된 소위 제 2차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백년 전에 전개된 산업혁명과 달리 기존의 노동자들에게 큰 저항 없이 받아들여졌다. 전기와 자동차는 기존의 노동자들의 노동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전기는 기존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위험을 낮추면서 기존 노동자들에게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자동차는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고 소비자의 삶의 질을 크게 높였으므로 역시 노동자들에게 환영받았다. 한편 19세기 후반 전개된 농업의 기계화는 기존의 농업 노동자의 일을 기계로 대체하였다. 그러나 농촌에서 쫒겨난 노동자들이 도시에서 급속히 확대되는 보다 양질의 새로운 산업의 일자리에 흡수될 수 있었기에 농업의 기계화 역시 큰 저항 없이 전개되었다.

1980년대 이래 전개된 컴퓨터 및 통신기술의 보급과 세계화는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을 초래하였다. 이러한 구조조정에서 교육수준이 낮거나 연령이 높은 노동자들은 기존에 양질의 일자리를 잃고 낮은 임금의 서비스 일자리로 이동하거나 실업의 고통에 힘들어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이 산업 현장에 도입되면서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컴퓨터와 인공지능은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이다. 교육수준이 높은 고급 기술의 노동자들은 이러한 신기술이 가져오는 생산성 향상의 과실을 향유하는데 비해, 교육 수준이 낮은 낮은 기술의 노동자들은 이러한 신기술로부터 갈수록 더 배제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서 교육수준이 낮은 기존 노동자의 저항이 예상되는데, 도날드 트럼프의 당선이나 유럽을 휩쓰는 포퓰리즘 정치인의 부상이 바로 이러한 징후이다.

새로운 기술이 실제 생산에 적용되는가 여부는 기술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신기술이 도입될 때 사회적으로 파급되는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 과거 역사는 이러한 대응이 적절치 못할 때, 아무리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크게 높일 좋은 기술이라도, 단기적으로 노동자들의 큰 저항에 부딛쳐 좌절된다는 교훈을 제공한다.  책의 말미에서 근래에 인공지능의 보급으로 초래될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해 논의한다. 교육과 기술 훈련 투자를 높여 노동자의 기술을 고도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기술 대체로 밀려나 실직하거나 열악한 일로 이동해야 하는 사람에게 정부가 나서서 물질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즉 신기술의 충격에 대해 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하여, 희생을 분담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방안을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 책은 산업혁명의 과정이 어떻게 전개되었으며, 영국에서 노동 대체 기술이 어떻게 보급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매우 설득력 있는 분석을 제시한다. 반면 근래에 전개되는 컴퓨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미래에 대해서는 크게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과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이 저자의 주장과 같이 뚜렷이 구분될 수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장기적으로 이익을 가져오지만 단기적으로 사회적 저항에 부딛친다면 그러한 기술은 적용되기 어렵다는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근래에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서 보듯이, 이 상황이 19세기 초 영국이 처한 상황 즉, 격심한 국제경쟁의 상황과 유사하다면, 미국의 정치권이 생산성 향상을 초래하는 AI 기술의 보급을 노동의 편에 서서 막을리 없다. 미국의 지도층은 새로운 혁신을 주도하는 상공인의 편에 서서 국제경쟁에 우위를 차지하는 데 전념할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불평등이 확대되겠지만, 미국의 노동 계층은 개발도상국의 노동자와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므로 정치력을 크게 갖지 못할 것다. 트럼프와 같은 대중영합주의 정치인들 역시 입으로는 노동자의 편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기업인의 편에서 미국 경제의 힘을 키우는 데 몰두할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는다면 미국은 중국과 같은 후발국의 추격에 따라잡힐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인공지능 기술 혁명이 노동자의 반대에 부딛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미국의 낮은 기술의 노동자를 배제하고 그들의 반대를 무력화시키려 할 것이다. 그러나 낮은 기술의 노동자들은 숫자가 많으므로 쉽게 배제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저항과 갈등 미국의 정치와 경제의 효율성을 약화시킬 것이다. 길게보면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선진국이 앞서가는 속도는 둔화되는 대신, 후발국 특히 중국의 추격이 지속되면서 선진국과 후발국간의 격차가 좁혀지게 될 것이다. 모든 개발도상국이 이러한 후발국의 열차에 같은 속도로 올라타지는 않을 것이며, 중국도 경제가 고도화될 수록 미국과 흡사한 갈등으로 경제와 정치의 효율성이 약화될 것이다.

2019. 10. 20. 12:38

Christopher Steiner. 2012. Automate This: How Algorithms took over our markets, our jobs, and the world. Penguin Group. 220 pages.

포브스의 탐사보도 전문기자가 그동안 쓴 글을 모아서 편집한 책이다. 흥미를 북돋우는 사례 중심으로 서술한다. 기존에 인간이 하던 분야에 알고리즘이 적용되어 변화되는 과정을 서술한다. 증권 시장에 관한 이야기가 책의 중심을 차지하며, 기타 분야는 서술의 양이나 깊이가 얕다.

헝가리 이민자인 토마스 피터피가 1960년대부터 시작하여 증권 거래에 알고리즘 거래 방식을 도입하여 엄청나게 큰 돈을 번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한다. 그는 알고리즘 거래 전문회사를 설립하여 미국 증권가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데, 그의 회사는 특이하게도 엔지니어와 수학자를 주로 고용하여 알고리즘을 고도화시키는데 전문인 회사이다. 알고리즘 거래와 연관된 이야기로, 시카고에서 뉴욕에 걸쳐 직선거리의 광통신을 깔아 속도를 매우 중요시하는 알고리즘 거래 회사를 상대로 크게 돈을 번 이야기를 한다.

두번째 사례로는 알고리즘으로 음악을 분석하는 이야기이다. 새로운 작품이 시장에서 성공할지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성공한 이야기와, 알고리즘으로 고전 음악을 작곡하여 인간이 만든 작품 못지 않은 호평을 받았으나 비판에 직면한 이야기를 한다.

세번째 사례로는 게임 이론을 적용한 알고리즘의 세계를 소개한다. 국제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알고리즘으로 예측하여 미국의 정보기관에서 유용하게 활용하는 이야기, 포커게임을 개발하거나, 신장이식 기부자와 수용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개발한 이야기를 한다.

네번째 사례로 알고리즘으로 사람들의 성격을 분석하는 세계를 소개한다. 심리 검사와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 자료를 이용해 NASA에서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우주여행이나 업무에 적합한 성격의 사람을 가려내고 갈등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모델을 활용한다. 알고리즘으로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는 방식은 사람들이 쓰는 언어를 자료로 활용하는데 콜센터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데 적용하며, 고객을 분류하고 그에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데 사용한다. 사람들의 이메일이나 전화 통화에서 쓰는 언어를 분석하여 고객이나 직원의 성격을 파악하고 문제의 가능성을 차단하거나 적절한 세일즈 전략을 선택하는데 사용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례를 언급하고 있는데, 의료 영역에서 환자를 진단을 하고 투약을 하는데 활용하며, 스포츠에서 선수를 선발하는데 사용하며, 법률회사에서 적절한 법규나 판례를 찾아내는 데 활용하는 등등.

마지막으로 월스트리트와 실리콘 밸리가 우수한 엔지니어와 수학자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양상을 서술한다. 1990년대 알고리즘 거래가 붐을 이룰때 월스트리트로 인재가 몰렸으나,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실리콘 밸리로 인재가 몰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 알고리즘을 정교화하는 일은 돈은 많이 받지만 그들의 재능이 사회를 바꾸는 데 활용되는 것이 아니기에 유감이라고 서술한다.

이 책에 나온 사례는 저자가 탐사보도 기사를 쓰기 위해 직접 인터뷰한 것에 바탕을 두었다.그래서 현장 감각이 살아 있으며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논의의 깊이는 깊지 않으며,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열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 알고리즘이 얼마나 어떻게 활용되며, 알고리즘 적용에서 어떤 문제를 노출하며, 어떻게 인간과 협업을 하고 있는지에 관해 증권 거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깊이가 있으나 다른 분야는 인상적인 서술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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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 Norman. 2013.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 Basic Books. 298 pages.

인지심리학을 응용한 산업디자인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가 산업 디자인의 기본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물건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잘 못한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이 인간의 심리적 속성을 무시하고 이것에 어긋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러하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심리 속성에 잘 맞고 사용하기 편하도록 만든다는 원칙을 인간 중심 디자인 Human Centered Design 이라고 하며, 이것이 모든 디자인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좋은 디자인은 인간과 물건이 서로 잘 소통하면서 인간의 의도에 맞게 물건이 잘 반응하고 기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단순한 일을 반복해서 하는 데 쉬 실증을 내고 실수하며,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힘들어 하며, 여러 숫자나 정보를 기억하는 데 한계가 크다. 만일 물건이 이러한 것을 사용자에게 요구한다면 사용자는 실수와 좌절하는 느낌을 거듭 받을 것이다. 기계는 반복적이고 논리적인 업무를 잘 수행하는 반면, 인간은 변화나 창의적인 생각하는 내는데 능하다.  인간과 기계가 서로 협업을 하면서 서로 잘하는 부분을 보완한다면 업무 수행 능력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인간이 머리 속에 단기에 기억하는 용량이 매우 작기 때문에 인간이 필요한 정보를 모두 기억하여 물건을 사용하도록 설계해서는 안된다. 사용자가 많은 것을 기억해서 조작하도록 하면 실수를 하며 제대로 될 수가 없다. 인간이 기억해야 하는 부분은 가급적 최소화 단순화하는 대신, 물건 속에 필요한 정보가 가급적 많이 녹아 있도록 해서, 물건이 사용자의 의도에 맞추어 알아서 작동하도록 설계 한다.

일단 어떤 물건이 사람들에게 익숙해지면 비록 그것이 효율성에 약점이 있다해도 계속 수용되는 관성을 갖는다. 소비자들은 매우 새로운 것에 거부감을 가지므로, 이러한 관성은 깨기 어려우며, 변화는 점진적으로만 이루어진다. 과거에 그 물건이 개발될 때는 어떤 기능이 효율적이었더라도, 이후에 상황이 바뀌면 이것이 비효율적이 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데서 얻는 이득이 기존에 익숙한 것을 버리는 비용보다 많을 때에만 새로운 것을 수용하기에 변화는 서서히 일어날 수밖에 없다.

새로운 물건을 개발할 때는 두개의 단계를 거친다. 첫째는 사용자가 어떤 욕구를 갖는지 파악하는 단계이며, 두번째는 그 욕구를 어떻게 물건이나 서비스로 적절히 구현해 낼지이다. 사용자의 욕구를 파악하는 길은 실제 기존에 유사한 물건이 사용되고 있는 현장에서 참여 관찰을 하면서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를 파악해야 하며, 일단 신제품 개발의 대상이 될 소비자 욕구를 확정지은 다음에는 신제품에 대한 브레인 스토밍 단계를 거쳐 시제품을 만들고 테스트 한뒤 개선하는 과정을 여러번 반복해야만 제대로 된 물건이 만들어진다. 책상에 앉아서 소비자의 욕구를 추정하고 물건을 설계하여 시장에 내놓으면 반드시 실패한다.

신제품 개발의 현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쓰임새(usability)만을 고려하여 소비자가 쓰기에 좋도록 최선의 물건을 만든다는 원칙을 지킬 수 없다. 예산과 납기의 제한 속에서 신제품 개발이 이루어지며, 팔리는 것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은 소비자의 사용 가치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소비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사용을 방해하기 까지 하는 새로운 기능이 들어가는데, 이는 경쟁업체를 의식해 구매를 자극하기 위한 목적에서 그리되는 것이다.

업무 현장에서는 원칙대로 하면 일이 수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안전장치나 안전 절차를 많이 만들어 놓아도 이 안전 장치를 모두 지키면서 하면 일이 완수되지 않기에 일부러 안전 장치나 절치를 무시하고 일을 한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일이 잘 못되면 그렇게 한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는다.  일이 잘 못되었을 때, 일을 한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그릇되다. 일이 잘 못되는 근본 원인은 일을 그렇게 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여러 원인이 중첩되어 일이 잘 못되기때문이다. 일이 잘못될 때 담당자를 문책하기보다 담당자가 그렇게 일을 하도록 만든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근본 원인을 찾으려 하지 않고 담당자만을 문책하고 덮어버리면, 뒤에 그 일을 맡은 사람이 또 유사한 잘못을 저지를 것이다. 왜냐하면 물건 혹은 일 자체가 담당자의 잘못을 유도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설사 일을 잘못한 담당자가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정한다고 해도, 일이 잘 설계되어 있다면 그가 그렇게 잘못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근본 원인을 사람에게 귀착시키는 것은 그릇되다.

저자는 산업디자인 분야의 학자에서 출발하여 산업 현장의 디자인 전문가로 활동하고 사업가이기도 하다. 그러한 자신의 성향에 맞게 이 책은 디자인 이론과 산업 현장에서 전개되는 비즈니스 현실을 융합하여 어떻게 산업 디자인을 할 것인가 라는 실천적 질문에 답한다.  쉽게 쓰여져 있고 사례를 들며 설명하여 그의 논지가 빠르게 다가온다. 한국을 긍정적으로 여러번 언급하는 것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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