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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13. 22:46

Martin Daly and Margo Wilson. 1983. Sex. Evolution, and Behavior. Willard Grant Press. 344 pages.

저자는 진화생물학자이며, 이 책은 사회생물학 sociobiology의 교과서로 집필되었다. 후손을 생산하는 데서 유리함을 획득하는 것 evolutionary fitness 으로 생물체의 행동과 생존 방식을 설명할 수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란 결국 후손 생산을 많이 하기 위하여, 다시말하면 자신의 유전자를 많이 퍼뜨리기 위하여 최선의 성 전략을 구사하는 존재 sexual strategist 이다. 

후손을 생산하기 위하여 부모가 얼마나 어떻게 투자하는가 parental investment 의 관점에서 암컷과 수컷 사이의 성적 관계를 분석한다. 암컷은 수컷과 비교하여 생산할 수 있는 후손의 수의 최대값에 제한이 있으며, 각각의 후손을 생식가능한 단계까지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반면 수컷은 생산할 수 있는 후손의 최대값에 제한이 없으며, 각각의 후손에게 크게 투자하지 않는다. 따라서 암컷은 짝을 고르는데 수컷보다 훨씬 더 신중을 기하며, 짝으로부터 후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자원을 획득하는데 주로 관심을 둔다. 반면 수컷은 짝을 고르는데 까다롭지 않으며, 가능한 한 많은 짝으로부터 많은 후손을 얻는 데에 주로 관심을 둔다.

수컷에게 암컷은 자신의 후손을 만드는 소중한 자산이므로, 후손을 잘 만들 수있는 육체적 능력을 지니는지를 주로 본다. 다른 수컷의 접근을 막고 자신이 배타적으로 암컷의 성을 독점하는 데 매우 큰 관심을 둔다. 암컷이 바람을 피워 다른 수컷의 자녀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엄청난 노력을 들여 암컷의 행동을 감시한다. 수컷의 질투는 암컷이 다른 수컷과 성적인 관계를 맺는 것에 촛점이 맞추어지는 반면, 암컷의 질투는 수컷이 다른 암컷에게 자원을 나누어 주는 것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수컷은 암컷을 독차지 하기 위하여 수컷 간에 치열한 경쟁을 한다. 따라서 수컷은 위험한 행동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으며, 일찍 죽는 확율이 높다. 수컷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심할수록, 수컷은 암컷보다 육체적으로 강하고 크다. 일부다처 동물의 경우 수컷 간에 경쟁이 매우 치열한 반면, 일부일처 동물은 상대적으로 수컷간 경쟁이 덜 심하다. 인간은 어느 정도 일부다처 동물이다. 암컷은, 상대적으로 능력이 부족한 한 수컷의 단독 짝이 되는 선택지와 능력이 뛰어난 수컷의 두번째 짝이 되는 선택지 중에서 후손을 재생산하는 데 유리한 쪽을 택한다.

동물은 기본적으로 친족을 타인보다 우대한다 nepotism. 이는 유전자를 후대에 퍼뜨리는 진화적 관점에서 볼 때, 친족은 타인과 달리 약간이라도 자신과 유전자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inclusive fitness. 자신과 혈연적 관계가 가까울 수록 수컷은 암컷이나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타인과보다 훨씬 덜 한다.

암컷과 수컷으로 분화되어 교미를 통해 유전자를 교환하는 양성 생식 방식으로 후손을 만드는 것은 단성 복제 생식보다 훨씬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그러나 양성 생식은 세대를 이어가면서 유전자의 다양성이 확대된다. 이는 해로운 병원체에 대해 면역력을 갖는 유전자를 진화적 선택을 통해 만들어냄으로서 종의 생존에 유리하다. 동물 세계에서는 환경이 우호적일 때에는 단성 복재 생식으로 단시간에 많은 후손을 생산하고, 환경이 불리할 경우에는 불확실한 환경에 적응력이 높은 양성 생식 방식으로 번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자신의 집단 밖의 개체와 성 관계를 통해 유전자를 섞을 경우 열성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나, 자신이 속한 작은 집단 내에서만 성관계가 계속 이루어지면 세대가 흐르면서 열성 유전자가 발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족 구성원간의 성적 관계를 금하는 터부가 진화적 선택을 통해 발달하였다. 유전자를 공유하는 형제자매간에는 성적 관심이 일어나지 않는데, 이는 유전자의 공유 그자체보다는 성장기를 같이 보내는 경우에 뚜렷이 나타난다.

동물의 번식 전략은 많은 개체를 낳는 대신 개별 후손의 성장을 위해 자원을 적게 투자하는 전략과, 반대로, 소수의 개체를 낳는 대신 개별 후손의 성장에 투자를 많이 하는 전략으로 구분된다. 곤충이나 물고기 중에는 전자의 전략 r-strategy 를 취하는 종이 많은 반면, 포유류 중에는 후자의 전략 K-strategy를 취하는 종이 많다. 포유류의 경우 후손을 모두 생식가능한 성체로 양육하는 데에는 부모의 노력이나 자원 환경의 제약이 큼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수를 출산하며, 양육환경이 불리할 때에는 의도적으로 영아를 살해한다. 인간은 영양상태가 부실하면 여성의 초경이 늦고 월경이 중단되는 것도 이러한 전략의 발현이다.

인간 남녀간의 성적 관계나 삶의 방식은 진화생물학적인 이론에 의해 많은 부분이 설명될 수 있다. 인류 역사에서 농경이 시작되고, 특히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단시간에 인간의 삶의 환경이 크게 변하였으므로, 과거 인류의 오랜 생존방식인 수렵채취방식의 삶을 통해 진화적으로 발달한 삶의 방식이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간의 행위와 삶의 많은 부분은 진화적으로 후손을 생산하는 관점 evolutionary fitness 에서 적절히 설명할 수있다.

이 책은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데 대단한 혜안을 제공한다. 엄청난 경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서술하며, 교과서로 집필되었음에도 일반 독자에게 놀랄만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책을 읽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비약적으로 높아진 느낌이다. 정말 대단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한 다음 인간의 살인 homicide 을 분석하는 책을 집필했는데, 두 책은 사회생물학 sociobiology 이라는 일관되는 이론을 배경으로 인간을 매우 잘 설명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내가 이 책을 일찌감치 읽었더라면 인생을 그렇게 헤메지 않았을텐데 하고 아쉬워했다. 물론 젊은 시절에 읽었다면 이 책에서 서술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겠지만. 그런 것이다, 인생이란. 지나고 난 다음에야 깨닫게 되는 것이다. 한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 거라는 것을, 지나고 나서 후회할 뿐이다.

2021. 5. 12. 22:25

Martin Daly and Margo Wilson. 1988. Homicide. Aldine de Gruyter. 297 pages

저자는 진화심리학자이며, 이 책은 사람들이 살인을 저지르는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진화적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퍼뜨리는 데서 유리함을 획득하기 위한 (raising fitness) 것이다. 살인을 범주별로 구분하여 역사적 기록, 인류학적 자료, 범죄 자료를 분석하여 살인을 설명한다.

살인의 빈도로 보면 가족이나 친족간 살인이 많지만, 접촉의 빈도를 고려할 때 가족이나 친족이 가장 위험한 대상은 결코 아니다. 자신과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는 지인이나 이방인을 살해하는 경우가 가족이나 친족을 살해하는 경우보다 사실상 더 많다. 부모 자식간 살인보다 부부간 살인이 더 많은 것이나, 부모가 친자보다 의붓자식을 살해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진화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있다.

아버지는 자식의 친자관계를 확신할 수 없는 경우 유아를 살해한다. 반면 어머니는 자식을 기를 환경이 되지 못하거나, 혹은 새로운 아이를 가지면 기존의 자식을 제대로 기를 수 없으리라는 합리적인 계산이 유아 살해의 원인이다. 어머니는 나이가 든 아이를 살리는 대신 어린 아이를 죽이는 것이 제한적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후손을 퍼뜨리는데 사용한다고 계산한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이유는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린다는 관점에서 볼 때 자식의 이익과 부모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식 모두가 잘 자라서 자신의 유전자를 많이 퍼뜨리는 데 관심이 있는 반면, 자식은 자신의 유전자에게만 최고의 환경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다. 부모의 제한된 자원을 자신이 독점하고자 하는 동기가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원인이다. 

자신과 피를 나눈 사이가 아닌 타인을 살해하는 것은 사회적 지위와 자원을 경쟁하는 가운데 발생한다. 젊은 남성들 간에 타툼이 많으며 이중 일부가 살인으로 귀결된다. 일견 사소한 이유로 싸우고 살인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만, 핵심은 사회적 경쟁에서 자신의 지위를 위협당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을수록 상대가 자신의 지위를 위협하는 말이나 행위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싸움을 벌이기에 살인의 가능성이 높다.

남성이 남성을 살해하는 경우가 남성이 여성을 살해하거나 여성이 남성 혹은 여성을 살해하는 경우보다 훨씬 많다. 이는 동물의 세계에서 수컷이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해 암컷을 놓고 경쟁하는 것과 같다. 일부다처의 정도가 심할 수록 수컷 간에 짝짓기의 기회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데, 인간은 어느 정도 일부다처의 동물이므로 수컷 간에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남성은 자신이 만드는 후손의 숫자에 생물학적으로 제한이 없으나, 여성은 열명을 넘어서기 어렵다. 따라서 남성은 더 많은 여성을 차지하고 자신의 여자를 뺏기지 않기 위한 경쟁에 전적으로 몰두하나, 여성은 자신의 자식을 잘 성장시키기 위한 자원을 풍부히 제공하는 남성을 찾고 지키는데 관심이 많다. 이것이 남성이 여성보다 배우자의 정조를 훨씬 더 엄격히 규제하며 배우자를 자신이 배타적으로 소유하는 것으로 여기는 이유이다. 남성은 바람난 배우자나 그녀의 정부를 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은 바람난 배우자나 그의 정부를 살해하는 경우가 드물다. 남성이 여성을 살해하거나 반대로 여성이 남성을 살해하는 경우 모두 성적인 질투가 원인이며 거의 대부분 남성 쪽에서 먼저 도발을 한다.

성적 능력이 왕성한 젊은 여성이 배우자에 의해 살해당하는 빈도가 나이가 든 혹은 폐경기를 넘어선 여성이 배우자에게 살해당하는 빈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남성 살해자의 젊은 나이를 고려한다고 하여도 전자가 후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자신의 배우자의 성적 능력에 대한 남성의 배타적 소유 의식 때문이다.

농경사회 이전에는 피살인자의 친족이 살인자 혹은 그 친족에게 피로서 복수하는 관행이 일반화되어 있었다. 집단주의 사회에서 집단의 이익을 구성원이 공동으로 보호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에서 집단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사람은 주위로부터 업수이여겨지고 살해당할 위험이 높다. 집단이 그들 보호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이론의 실험이 입증하듯 눈에는 눈으로 보복하는 것이 폭력을 예방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살인에 대한 피살해자의 친족의 복수의 감정과 관행은 진화의 산물이다.

국가가 형성되면서 개인의 사적인 복수을 제한하고 국가의 공권력을 동원하여 살인자를 처벌하는 제도가 만들어졌다.  개인의 충성심을 친족이 아니라 국가에 모으려고 한다면, 국가가 친족을 대신하여 개인이 살해될 위험을 막아주고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피살해자의 친족의 일원으로서 피살해자의 원한을 값아야 할 의무를 국가의 사법제도가 대신해 주기때문에, 개인으로서도 짐을 더는 셈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변화를 선선히 수용하였다. 그러나 복수의 감정까지 완전히 제거한 것은 아니기에, 개인의 복수의 감정이 재판 결과에 반영되어 있다.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사람은 죄값을 치러야 한다고 사람들은 여전히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자유의지로 타인을 살해한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이 자신을 제어할 수 없는 정신 상태에서 저지러진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해준다. 그러나 자유의지, 즉 자신이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가 여부는 과학적으로 판명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살인의 결과 살인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지 여부에 따라 살인의 책임을 묻는 것이 합리적이다. 살인자 본인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 살인이라면, 사람들은 그를 처벌하려 하기보다 동정하는 경향이 있다. 원시 시대 사람들은 자신이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인을 저질렀다면 복수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피살해자의 가족 혹은 친족에게 보상을 하였다.

국가에 따라 또 시기에 따라 살인율에 차이가 크다. 미국은 예외적으로 살인율이 높으며, 모든 사회에서 전쟁을 치른 직후 살인율이 높다. 왜 특정 사회, 특정 시기에 살인율이 높은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한 사회의 살인율이 높은 이유를 문화적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실제로 설명을 한게 아니다. 왜 특정 사회에서는 다수가 그러한 문화적 특성을 보이는지 설명을 해야 한다. 일부 폭력적인 젊은이들 사이에서 살인율이 높은 것을 폭력적 하위문화의 탓으로 돌리는 것 또한 설명이 아니다. 왜 그들이 폭력적인 행위를 많이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주위의 사람들의 폭력적 행위를 모방하는 것이 이유라면, 왜 폭력적 행위의 모방이 그 사회, 그 집단에서 많이 일어나는지 설명해야 한다. 

이 책은 놀라운 통찰력을 제공한다. 인간의 행위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들이대면서 이렇게 이론적으로 진지하게 설명하는 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을 통해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대해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으며, 사회학적 혹은 문화인류학적 설명의 약점에 새로이 눈뜨게 되었으며, 진화심리학의 설명력에 감탄하였다. 문체가 난삽하여 잘 읽어지지 않는 부분이 가끔씩 나타나는게 흠이다. 다시 읽어볼 만한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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