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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0'에 해당되는 글 1건
2025. 7. 20. 14:20

Todd Buchholz. 2011. Rush: Why we thrive in the rat race. Plume. 244 pages.

저자는 경제학자이며, 이 책은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생물학의 연구 결과를 배경으로, 사람은 경쟁하며 살아야 한다는 주장을 다양한 예를 들면서 펼친다. 

인간은 오랜 진화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서로 경쟁을 하며 필요한 자원을 얻고 살아가도록 만들어졌다. 경쟁을 기피하거나 경쟁에서 거듭하여 패한 사람은 도태되어 우리에게까지 자손을 잇지 못했다. 우리는 모두 경쟁의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다. 경쟁은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를 만들며, 성취를 낳으며, 물질 문명의 진보를 가져왔다. 심리학 실험에 따르면 경쟁에 처했을 때 머리가 빨리 돌고 의욕이 넘치며 성취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반면 경쟁이 없는 환경에서, 사람들은 지적인 능력이 떨어지고, 도전할 의욕이 생기지 않고, 자신의 행위의 결과에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 

일은 사람들에게 물질적 보상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 자존감, 자신의 가치 확인 등을 가져다 준다. 사람들이 경쟁하여 무엇을 성취하였을 때,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욕망을 버리고, 자조하고, 물러나 관조하고, 자제함으로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 주장은 인간의 본성과 맞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는 결코 행복해 질 수 없다. 

이세상의 삶에서 유토피아를 찾으려는 꿈을 버려야 한다. 삶은 긴장과, 도전과, 실망과, 초조함과 안타까움으로 점철되며, 간혹 성취의 기쁨을 맛보는 것이 정상이다. 서로 경쟁을 하면서 이방인과 반복적으로 거래를 하고 협력을 하는 가운데 자본주의가 발달했다. 경쟁이 없다면 새로운 발명이나 제도의 개선은 없었을 것이며, 산업혁명은 없었을 것이며, 인류는 과거와 같이 빈곤과 질곡 속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현대인의 삶이 다람쥐 쳇바퀴와 같고 무한의 경쟁 rat race 에 던져졌다고 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결핍과 부정의 속에서 비참하게 살아갔다. 경쟁하는 현대인의 삶이 과거보다 더 살만해진 것은 분명하다. 인류는 경쟁을 통해 진보 progress 했다. 

저자는 경쟁에서 성공한 사람의 입장에서 이 글을 쓴 것이 분명하다. 경쟁에서 실패하고 좌절에 빠진 사람에 대한 조언이나 동정의 문구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대물림되는 빈곤 속에서 살아가고, 사회에서 배제된 사람들에게, 이 책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경쟁이 인류의 진보를 이끌었다는 그의 말이 맞기는 하지만, 경쟁에서 패한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사회는 제대로 굴러가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그들이 언제까지나 가만히 죽어지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사회는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성취하도록 하는 사회이면서, 동시에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들을 보듬는 사회이다. 전자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쉽지만, 후자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여하간 이 책은 유머와 활력에 넘치는 삶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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