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bert Shiller. 2015. Irrational Exuberance, 3rd editi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271 pages.
저자는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이며, 이 책은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발생하는 기제를 설명한다. 1929년 대폭락, 1960년대 후반의 상승에 이은 폭락,1990년대 후반 폭등에 이은 2000년의 폭락, 2007년의 주택 시장의 폭락, 등이 주요 사례로 언급된다.
주식시장은 구조적 요인, 인간 심리에 귀인한 요인, 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거품과 폭락의 사이클을 만들어 낸다. 예컨대, 2000년의 폭락의 구조적 원인은, 1990년대 정보통신기술의 보급에 따른 기업 성과의 향상, 공산권의 붕괴에 따른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자신감, 새천년을 앞둔 기대감, 등이 주식 가격의 상승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적 요인 자체가 시장의 큰폭의 상승과 폭락의 사이클을 만든 것은 아니다. 주식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낙관하는 피드백 현상이 나타났다. 주위에 주식 가격이 올라서 큰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들은 객관적 이성적 판단이 흐려진다. 가격이 오르는 원인으로 사람들 간에 회자되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은 그러한 이유가 앞으로도 계속 오를 정당한 근거라는 확신을 시간이 갈수록 굳히게 된다. 즉 가격이 계속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전에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피드백 과정이 계속되면, 주식 가격은 기업의 펀더맨탈과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피드백 효과가 작용하는 데에는 미디어가 한 몫한다. 미디어는 주식 가격이 오르는 것을 사람들에게 계속 환기시키고, 그것을 설명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낙관적인 전망을 불어넣는 데 열심이다. 새로운 뉴스에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미디어의 수익을 높이는 길이므로, 미디어는 더욱 자극적이고, 주식 투자로 돈을 번 사람의 이야기를 선택적으로 소개하고, 사람들의 '희망적인 생각' wishful thinking을 부추기는 데 기여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증권회사나 소위 전문가들은 그럴듯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계속 제공하여 돈을 벌게 된다.
지금까지 주식 시장의 거품은 항시, "새로운 시대" new era 가 열리고 있다, "이번은 다르다" this time is different 등의 이야기 stories 를 동반했다. 1920년대의 대폭락은 "광란의 20년대" Roaring Twenties 라고 지칭하는, 비약적인 기술발전과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의 이야기와 함께 했다. 1960년대의 호황과 폭락은, 베이비붐 세대의 도래, 이차대전 이후의 비약적 생산성 향상, 등의 이야기가 함께 했다. 1990년대의 호황과 폭락은 정보통신혁명이 가져올 엄청난 생산성 향상의 이야기가 함께 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이야기에 도취되어, 실제 이러한 기술발전과 생산성 향상이 기업의 성과로 반영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 단기간에 주식 가격을 크게 올린다. 엄청난 장미빛 전망이 단기에 기업의 수익으로 실현될 수는 없기 때문에, 가격이 높아지면 점차 사람들의 마음 속에 의심과 불안이 자라난다. 이때 조그만 사건을 계기로 가격이 하락하면, 붕괴의 피드백이 발생한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먼저 빠져 나오려고 패닉 처분 panic selling에 뛰어들고,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떨어진다. 요컨대, 주식 시장의 폭등과 붕괴의 사이클은 사람들의 감정적 요인 때문에 발생한다.
주식 시장의 거품은 인간의 감정적인 성향 때문이므로, 이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장이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구조적으로 개선한다면,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 주식 가격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도록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short sale' 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것, 주택 가격의 지나친 변동 위험에 대해 헤징 hedging 하도록 주택에 대한 futures option 시장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요컨대, 각자가 자유롭게 시장에서 거래하도록 하되, 위험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시장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근래에 크게 환기되고 있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Anvidia나 Open AI와 같은 인공지능 관련 회사들의 엄청나게 높은 주식 가격의 연관. 요즘과 같이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가 점차 고조된다면, 결국 조만간 또다른 주식시장의 거품과 폭락을 맞게 될 것이다. 문제는 어느 수준이 거품인지 추정하기 어렵고, 거품이라고 해도 제법 오래갈 수 있기 때문에, 언제 꺼질지 모른다는 데 있다. 본인이 실제로 경험한 사례들을 설명하기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통찰력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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