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도. 2017. 부탄 행복의 비밀: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면 충분하다. 한울 아카데미. 285쪽.
저자는 경제학자이며, 이 책은 남아시아의 부탄이란 나라와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종합 안내서이다. 부탄 사회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고루 다루고 있다.
부탄은 인구 80만명이 못되며, 남한의 3분의 1 면적에 국토의 98%가 산악지역이고, 일인당 국민소득이 U$ 4,000 에 불과한 히말라야 산맥에 조그만 나라이다. 부탄은 국민총생산 GDP에 대한 대안적 지표로 "국민총행복" Gross National Happiness 지표를 개발하였으며, 이것이 유엔에서 채택되어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부탄은 매우 가난함에도 국민의 행복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국민총행복지표는 물질적인 수준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과, 형평, 공동체적 연대, 환경,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사람들의 삶의 질을 다차원적으로 파악한 지표이다. 부탄은 다차원적인 국민의 복리를 국가의 정책 목표로 추구하며, 경제성장 우선보다,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의 삶을 끌어올리는 것을 정책의 최우선으로 삼는다. 가난한 나라로는 특이하게 무상 교육, 무상 보건 시스템을 실행한다. 11학년까지의 공교육이 무료이며, 병의원 진료가 무료이다. 그 결과 유사한 국민 소득 수준의 나라들과 비교하여 교육, 보건 수준이 높으며, 극빈자가 많지 않고, 부패가 심하지 않다.
어떻게 그런 나라가 될 수 있었을까? 주요 원인을 몇가지 나열하자면, 첫째는, 전통사회의 가치가 지배하며, 불교의 종교적 가르침이 일상의 삶에 깊이 스며 있다. 불교가 가르치는 절제하고 자족하는 가치관에 따라, 국민의 대부분이 자신의 가난한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둘째는, 계몽 군주가 주도하는 위로부터의 개혁이다.1990년대 이래 군주가 주도하여 국민의 삶을 고루 높이는 목표에 매진했으며, 군주 자신의 특권을 포기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여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그결과 권력 갈등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었다. 셋째로, 중국과 인도의 갈등 속에서, 물질적으로는 물론, 국방과 외교의 측면에서 인도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과정에서 수반된 정부의 재정 적자와 무역 수지 적자의 상당 부분을 인도로부터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부탄은 1999년에야 TV를 허용했으며, 이후 외부에 대한 개방도가 높아졌다. 관광객이 점차 늘어나 관광 소득이 경제에서 큰 몫을 차지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매년 6~7%의 빠른 경제성장을 기록했는데, 경제성장에 수반되는 사회 갈등의 진통을 앓는 중이다. 도시와 농촌의 격차가 커지고,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도시 빈민 거주지가 형성되며, 전통 가치와 공동체 의식이 허물어지고,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청소년의 일탈과 실업이 사회문제로 부상하였다. 소수의 재벌이 경제를 장악하고, 상류층은 매우 부유한 생활을 하며 자신의 자제를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 유학보내 특권적 지위를 계승한다. 다민족으로 구성된 나라이기에, 민족간 갈등이 벌어졌으며, 앞으로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부탄은 현재 근대화의 과정 중이서 전통사회의 모습을 많이 유지하고 있기에, 아직은 한국과 같이 경쟁이 치열하고 삶의 스트레스가 높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경제 성장이 지속된다면, 그들의 높은 주관적 행복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서 부탄의 부정적 요소를 언급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면 충분하다" 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삶의 스트레스가 훨씬 높지만, 사람들이, 가난한 나라인 부탄보다 한국에서 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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