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even Levitsky and Daniel Ziblatt. 2023. Tyranny of the minority: Why American Democracty Reached the Breaking Point. Crown. 258 pages.
저자는 정치학자이며, 이 책은 2000년대 들어 미국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특히 근래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에 촛점을 맞춘다.
민주주의는 다음 세가지 원칙이 지켜져야만 권위주의의 도전을 물리칠 수 있다. 첫째는,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며, 둘째, 폭력 사용을 배제하는 것이며, 셋째, 반민주적 극단주의 extremism 와 단호히 절연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 세가지 원칙을 모두 위반한 위험한 사람이다. 자신이 패한 선거 결과를 부정했으며, 폭력을 사용하여 의회를 탈취하려는 시도를 옹호했으며, 백인 인종주의 집단을 지지했다.
미국의 공화당은 1960년대 민권운동이래 백인 기독교 신자 White Christians 를 핵심 지지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이래 미국 사회의 인종 민족 구성이 다원화되면서, 백인 기독교 신자의 숫적인 지배가 근래로 올수록 허물어지고 있다. 그 결과 21세기에 들어 공화당은 대부분의 선거에서 소수의 지지를 받으면서 권력을 계속 유지하는 모순적인 위치에 처하게 되었다. 과거에 백인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상위 자리를 모두 독점하였으나, 미국이 다인종 사회가 되면서 비백인의 지위가 상승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백인 기독교 신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상실감과 분노를 느끼는데, 공화당은 이들의 분노를 선거에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현재 미국의 정치는 소수가 다수를 이기는 다양한 반민주적 제도 장치 덕분에 공화당이 계속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이 선거에서 첨예하게 반반으로 갈리는 이유는, 실제 국민이 두 정당에 정확히 반반으로 나뉘어져 있어서가 아니라, 소수의 지지를 받는 공화당이 자신의 지지율보다 더 높은 비율의 선거 결과를 얻도록 반민주적 제도 장치를 동원하여 고의적으로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선거인단 Electorial College 이 뽑는 제도, 인구 크기에 관계 없이 각 주당 2명씩 상원의원을 선출하는 제도, 상원의원의 60%가 찬성해야만 법안이 통과되도록 한 제도, 상원에서 법안 통과를 고의로 막는 필리버스터 제도, 대법관을 종신직으로 한 제도, 국민이 투표를 하기 어렵게 만드는 다양한 장치들, 선거구를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임으로 구획하는 제도, 등등. 이러한 반민주적 장치들은 특히, 공화당이 소수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전락하면서, 극단적으로 악용되고 있다. 그 결과 근래에 미국의 대통령, 의회, 대법원은 국민 다수의 의견과는 반대되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 총기 규제, 임신중절 허용, 소수자 우대 제도 Affirmative Action, 이민자 규제, 등 근래에 첨예한 갈등의 중심에 있는 의제들은 대부분 국민 다수의 뜻과 정부의 결정이 어긋난다.
근래에 트럼프의 집권으로 미국 정치의 반민주주의 성향이 더욱 노골화되었다. 미국은 서구의 선진 산업국 중 가장 반민주주의, 권위주의의 정도가 높은 예외적인 나라가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미국을 다른 서구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의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는 나라로 만들 것인가. 정치 개혁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러나, 1960년대의 민권운동이나, 20세기 초반 진보의 시기 Progressive Era 에 이루어진 다양한 개혁에서 보듯이, 그 이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변화가 실현될 수 있다. 미국 정치의 문제를 꾸준히 적극적으로 어젠다로 제기하고, 지역과 주 단위에서부터 개혁을 논의하고 작은 규모나마 실행하고, 시민과 정치인의 조직적인 관심과 노력을 통해, 시민의 의식을 바꾸고 반민주적인 제도를 고치려고 계속 시도한다면, 결국 개혁은 이루어질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의 역사와 정치를 일반인이 알기 쉽게 서술한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진단하는 작업은 잘 했지만, 문제를 어떻게 고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이 책을 읽다보면, 트럼프 이후에 미국이 어떻게 될지 우려된다. 많은 한국인이 모범으로 삼는 나라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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