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bert Axelrod. 1984. The Evolution of Cooperation. Basic Books. 191 pages.
저자는 정치학자이며, 이 책은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게 되는 조건과 이유를 설명한다. 반복하여 거래해야 하는 개체들 사이에는 'tit for tat'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전략이 가장 큰 이익을 가져오기 때문에 협력하게 된다.
세상사의 많은 부분은 '제로섬 게임' zero-sum game 이라기 보다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 prisoner's dillemma game 상황에 부합한다. 즉 한쪽이 이기면 다른 쪽이 지는 게임이기보다, '플러스 섬' plus-sum 게임, 즉 둘이 협력하면 각자 단독으로 이익을 추구할 때보다 더 큰 이익을 얻는 상황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상대의 이익을 저버리는 경우가 둘이 협력하는 경우보다 배반하는 개인에게 더 큰 보상을 가져오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열등한 보상을 가져온다. 즉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여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자기 자신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타인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여 행동할 때보다 사회 전체로 볼 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왜냐하면 자신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다른 상대도 그에 맞받아서 이기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전체로 볼 때 열등한 보상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둘이 협력하면 전체로 볼 때 가장 큰 이익을 가져오지만, 자신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각 개인이 타인의 이익을 고려하여 자신의 이익을 일부 양보하기는 어렵다.
저자는 죄수의 딜레마 조건 하에서 컴퓨터 게임 경쟁 시합을 공모하여, 출전한 프로그램들간 맞대결을 하는 방법으로 최고의 게임 프로그램을 선발하였다. 그 결과, 'tit for tat' 전략이 가장 우수한 결과를 얻었다. 이는 처음에 협력으로 시작하여, 상대가 배반하면 바로 배반으로 맞대응하고, 상대가 협력으로 돌아서면 바로 협력으로 맞대응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최고의 전략이 되려면, 상대와의 만남이 계속된다는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어야 한다. 또한 상대가 과거에 협력과 배반 중에 어떤 선택을 했는지 기억하고 이에 맞추어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tit for tat 전략의 강점은, 상대를 이기려고 하기보다 상대로 부터 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있다. 상대도 나의 행동에 대응하여 선택하기 때문에, 상대를 이기려고 하는 혹은, 상대를 속이려고 하는 것은, 결국 상대의 보복을 불러온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도 있으나 장기적으로 나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 tit for tat 전략의 요점은, 지속적인 거래 상황에서 '상호주의' reciprocity 에 있다. 동일한 상대와 지속적으로 거래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협력이 각 참여자에게 가장 이익이 되기 때문에 결국 협력하게 된다.
tit for tat 전략이 협력으로 이끄는 상황은, 현실 세계에서 종종 관찰된다. 제1차 대전 중 참호전, 즉 동일한 적과 지속적으로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비공식적인 협력 관계가 나타났다. 생물계에서 공생의 관계는 바로 이 전략이 적용된 사례이다. 소수의 대기업이 반복되는 경쟁 입찰에서 공모하는 경우, 귀금속을 거래하는 상인들 사이에 형성된 신뢰 관계, 등 이러한 상황이 적용된 예는 많다.
tit for tat 전략은 다른 어떤 복잡한 전략보다 장기적으로 우수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 전략을 사용하는 참여자들 사이에 일단 협력이 정착되면, 어떤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 침입자가 나타나더라도 협력 관계가 깨지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협력을 추구한다면, tit for tat 전략은 어떤 다른 전략보다 도덕적으로 강력한 교훈을 제공한다. 상대에게 선제적으로 호의적으로 대응할 것, 상대가 악으로 행동하면 악으로 응대할 것. 상대가 악으로 행동하는 데 상대를 용서하는 것은 좋지 않다. 상대의 악에 대해 선으로 응대하면 악행을 용인하는 관행을 만들기 때문이다. 상대가 악으로 대응하면 악으로 맞받아쳐, 상대로 하여금 자신의 잘못의 댓가를 치르고, 마음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 상대가 선으로 행동하는 쪽으로 돌아서면 상대가 과거에 어떻게 했건 상대에게 선으로 응대한다.
tit for tat 전략의 약점은, 상대가 배반을 할 때 배반으로 응대하기 때문에, 상대가 만일 이에 대해 tit for tat 전략으로 대응하면 배반으로 상호 맞받아치는 함정에서 둘 다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상대가 계속 악을 행하면 상대는 물론 자신도 함께 망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상대의 배반에 대해, 상대보다 약간 약한 강도로 배반으로 대응함으로서, 거래가 반복될수록 상호간 배반의 강도가 줄어드는 전략을 제시한다. 상대가 random 하게 응대할 때, 역시 tit for tat 전략은 협력으로 이끌지 않는다.
이 책은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어떻게 협력이 나타날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간단하면서도 투명한 논리로 왜 tit for tat 전략이 어느 복잡한 전략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간단한 전략이 인간을 포함한 생물계에 대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대단한 발견이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도 감탄했지만, 두번째 읽을 때 역시 이 책이 시사하는 바를 읽으면서 계속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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