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n Wang. 2025. Breakneck: China's Quest to Engineer the Future. WW Norton. 234 pages.
저자는 중국계 캐나다인으로 기술분석가이며, 이 책은 1980년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변화를 분석적으로 서술한다. 아울러 현재의 중국과 미국을 비교한다. 책 전체적으로, 중국을 "건설하는 나라" engineering state, 미국을 "법률가의 나라" lawyerly state 로 규정하는 프레임을 적용하여, 중국과 미국을 대비한다.
중국은 정치 지도자의 다수가 공학도이며, 무엇을 만들고 건설하는데 능한 사람들이다. 반면 미국은 정치 지도자의 다수가 변호사로, 권리를 따지고 반대 논리를 전개하고 일의 추진을 막는데 능하다. 중국은 실물의 제조 manufacturing 을 중시하여, 중앙의 계획하에 제조와 건설 목표를 정하고 일관되게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경제 발전을 추진했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 제조 물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제조업 중심의 국가가 되었다. 경공업 제품에서부터 시작하여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끌여들어 육성한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세계의 거의 모든 물품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엄청난 경쟁력을 갖춘 공장으로 성장하였다. 그 결과 내수는 물론 해외 수요를 훨씬 초과하는 과잉 생산의 문제를 안게 되었다. 또한 도로, 항만, 공항, 철도, 발전소와 송전시설에 이르기까지 사회간접자본의 건설에 엄청난 자원을 투입하여 과잉 건설의 문제를 낳았다. 소비재 산업보다 중후장대 산업을 육성하고, 엄청난 빚을 안으면서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한 결과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제조업과 건설 중심의 산업 추진 정책이, 빈곤과 소외된 지역을 없애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
중국의 공학도 사고방식 engineering mindset 의 무리한 일추진은 개인의 인권과 권리를 짓밟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까지 추진된 한자녀만 허락한 가족계획 정책이나, 최근 코로나 사태에 제로 코로나 정책을 추진하면서 도시 전체를 봉쇄하고 주민을 집안에 가둔 정책 등은, 민주국가라면 상상하기 힘든 권위주의적이고 폭압적 방식으로 일이 추진되었다. 중앙에서 공학도 마인드의 위정자가 계획을 하고 결정을 내리면, 이견이 허용되지 않고, 여론이나 부작용에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인다. 일을 완수해내는 추진력은 대단하지만, 그에 수반되는 개인의 희생은 경시된다.
중국은 해외의 선진 기업을 끌여들여 기술을 배우고 모방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애플 컴퓨터가 대표적인 예로, 애플의 첨단 제품을 생산하면서 중국 내에 연관 산업과 기술의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이는 밧테리, 드론, 전기자동차, 태양력 발전, 등으로 확대되면서 세계에 두각을 보이는 기반을 제공했다. 애플 컴퓨터 공장이 있는 션전 지역 주변에는 풍부한 기술 생태계가 형성되었으며, 이곳에서는 '생산공정 지식' process knowledge 이 축적된 기술자와 노동자의 공동체가 풍부하게 형성되었다.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첨단 기술의 수출을 억제한 것은, 중국의 자체 기술 개발 노력에 불을 붙인 결과를 초래했다. 외국의 선진 기술을 수입하고 모방하는 통로가 막히자, 중국 정부와 기업가들은 중국 내부에서 대체 기술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그결과 중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급기야 미국에 필적할 인공지능 기술을 선보이는 단계에 도달했다.
중국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은 1960년대 이래 제조업과 건설이 점차 쇠퇴하였다. 첨단 기술과 과학 지식을 개발하는 데에는 세계 최고이나, 이러한 지식과 기술을 적용하여 실제 물품을 생산하는 것은 경시했다. 물품을 생산하는 것은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분야이므로, 보다 낮은 생산 비용을 찾아 해외로 나간 결과 미국 내에서는 점차 공장이 사라졌다. 1980년대에 기업의 구조조정 restructuring 광풍이 불면서,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종업원을 최소한으로 두고,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분야는 외주를 주는 관행은, 제조 분야를 떨어버리고, 기술 개발, 디자인, 유통, 금융 등의 서비스 산업 부문만 미국에 남는 결과를 초래했다. 미국은 물품을 제조하는 기반과 역동성을 상실하였다.
미국의 인프라 시설은 반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채 낡았다. 새로운 것을 건설하려면 주민의 반대나 환경 평가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건설 비용과 시간이 매우 많이 소요된다. 중국과 달리 미국에서 고속철도가 건설되기 어려운 이유이다. 미국의 정치인은 중국의 정치인과 달리 새로운 것을 건설하는데 노력을 경주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그나마 남아 있는 첨단 기술의 제조업들 마져 쇠퇴하고 있다. 컴퓨터의 IBM, 반도체의 Intel, 항공기의 Boing, 전기차의 Tesla, 등등. 미국의 인재들은 소프트웨어나 금융 분야에만 갈뿐, 제조업에는 가려고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무엇을 만들려고 해도, 지난 수십년간 '생산공정 지식' process knowledge 을 가진 노동자들을 엄청나게 해고했기 때문에, 실제 물건을 만드는 생산 공정 지식을 가진 기술 노동자를 찾기 어렵다. 반면 중국은 생산공정 지식을 가진 노동자와 기업가 정신으로 불타는 사람들의 풍부한 풀이 존재하므로, 물품을 제조하는 일에 관한한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나라는 드물다. 앞으로도 중국의 제조업은 뻗어 나갈 것이다.
법률가는 본질적으로 부자의 이익에 기여하는 일을 한다. 미국의 정치에 부자들의 목소리가 과다하게 반영되고, 미국의 소득 불평등이 높은데에는 법률가의 나라라는 특징이 한 몫한다. 공공의 사회간접자본은 혜택이 부자에게 독점되지 않는 대신 건설 비용은 더 많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의 부자들은 이러한 것을 건설하는데 적극적이지 않다. 건설과 제조는 부자만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이나 중류층에게도 혜택이 적지 않게 돌아간다. 중국의 위정자들이 건설과 제조에 노력을 경주하는 이유는, 건설과 제조의 산물에 대중들이 크게 지지를 보내기 때문이다. 건설과 제조로부터 정권의 정당성을 획득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제시한 "건설하는 나라" 대 "법률가의 나라"라는 프레임으로 큰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중국의 변화를 설명하는 것이 그의 의도였으나, 미국인에게는 현재 미국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큰 설득력을 주는 듯 하다. 여러 미디어 채널에서 그의 주장을 다루는 것을 보노라면, 마치 또하나의 '유발 하라리'가 출현한 듯하다. 여하간 이 책은 술술 읽히며 설득력도 대단하다. 그러나 경제사회의 변화를 '건설과 제조의 시각'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좀 편협한 듯하여 미진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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