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tonio Damasio. 1994. Decartes' Error: Emotion, Reason, and the Human Brain. Penguin Book. 267 pages.
저자는 뇌과학자이며, 이 책은 이성과 감정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함께 하면서 사고 작용을 수행한다는 점을 설명한다. 다양한 임상 사례와 뇌과학 실험 결과 및, 뇌과학의 전문 지식을 동원하여 서술한다.
사고 혹은 질병으로 인해 두뇌의 전두엽의 일부를 잃은 환자를 관찰한 결과, 그들의 기억, 추리, 산술 등의 지적인 활동에는 문제가 없으나,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다양한 선택지에 대해 예상되는 결과를 추리하지 못하고, 일시적인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일관되게 행동하지 못하고, 목적에 따라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윤리 감각이 없고, 상식적으로 마땅히 느껴야할 감정을 느끼지 못하였다. 이는 우리 두뇌에서 감정을 처리하는 부분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감정' emorion 이란 우리의 몸의 각 분문에서 그것의 상태에 관해 두뇌로 보내는 정보, 과거의 경험과 기억으로부터 끌어올려진 이미지, 등이 종합되어 산출된 결과물이다. 우리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은 긍정적인 감정으로, 우리의 생존에 위협이 되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느껴진다. 이러한 감정은 우리의 사고 작용을 효율적으로 만들며,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준다. 감정이 동반되지 않은 순수한 사고작용 cold-blooded thinking 이란, 특정 상황이나 특정 대상에 대해 무수히 가능한 선택지 각각에 대해 손익 계산을 해서, 이익이 손해를 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일텐데, 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양의 두뇌 작용을 의미한다. 미래의 상황에는 불확실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냉정하게 손익을 따져본다면 사실상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 감정이 배제된 냉정한 사고이란 현실적이거나 실용적이지 않다. 반면, 사고 작용에 감정이 수반될 때, 고려할만 한 선택지가 크게 줄며, 많은 경우 복잡하게 손익계산을 하지 않고, 감정이 지시하는 대로 행동한다. 즉, 감정은 사고 작용을 효율적으로 만든다. 또한 감정은 '욕구' drive 를 제공함으로서, 사고 작용 자체를 시작하게 만든다.
인간의 감정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진다. 하나는, '일차적 감정' primary emotion 으로, 순간 순간의 환경과 몸 내부의 변화에 대한 정보의 종합물이다. 다른 하나는 '이차적 감정' secondary emotion 으로, 특정 상황이나 대상에 대해 과거 자신의 경험이나, 사회화와 문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습득된 정보의 종합물이다. 우리는 특정 상황이나 대상을 경험하면서, 그것이 우리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지 혹은 위해가 되는지를 평가하여, 감정으로 기억에 저장하고 있다가, 필요한 순간에 이러한 감정을 떠올려서 행동한다. 앞에 언급한 전두엽의 일부를 상실한 환자는, 이러한 감정들과 기타 정보들을 종합하여 사고 작용을 수행하는 부분이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 환자들도 일차적 감정은 경험할 수 있지만, 이를 이차적 감정 등과 종합하는 데 문제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제대로 사고를 하지 못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자신의 몸의 생존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 감정은 몸의 상태를 대변하는 것으로서, 생존에 도움을 주는 기제로서 진화하였다. 우리의 사고 작용에서 몸의 상태에 대한 고려는 가장 우선적인 것이며, 감정이 바로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지적인 사고 역시, 결국에는 개체의 생존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데 있으므로, 감정이 지적인 사고를 포함한 사고 작용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당연하다.
데까르트로 대표되는 서구의 철학적 전통이, 이성을 감정과 분리시켜 우위에 놓고, 두뇌 작용을 몸의 작용과 분리시켜서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마음과 몸, 이성과 감정은, 각각 별도의 것으로 파악해서는 안된다.
이 책은 인간의 감정이 지적인 활동에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명제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여, 이후 그의 주장이 학계의 정설로 정착하게 되었다. 그의 주장은 매우 흥미로우나, 그의 글쓰는 스타일은 고칠점이 많다. 글이 산만하고 반복이 많으며 필요없이 둘러말하거나 요점에서 벗어나곤 한다. 이 책을 끝까지 잃는데는 정말 많은 인내력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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