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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2. 29. 17:35

Phillips Payson O'Brien. War and Power: Who Wins Wars - and Why. Public Affairs. 236 pages.

저자는 국가간 전쟁을 전공한 국제정치학자이며, 이 책은 20세기의 전쟁들을 대상으로 승패를 결정지은 요인을 분석한다.

전쟁은 전쟁에 참여한 국가의 모든 분야의 국력을 동원하여 전개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력과 기술력이며, 인적자본, 사회적 합의와 이견 조정 능력, 지도자의 지도력, 우방과 연대 능력, 등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전쟁을 시작할 당시에 군사력은 전쟁의 결과에 제한적으로만 영향을 미친다. 모든 전쟁은 시작할 때의 예상과 달리 전개된다. 전쟁의 승패는 개별 전투의 결과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특히 시작 시점에 전투의 결과는 전쟁의 궁극적 승패와는 연관이 없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미리 준비한 무기와 전투 인력은 급속히 마모되고 사라진다. 따라서 전쟁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 가용한 모든 경제력과 기술력을 동원하여 엄청난 양의 무기를 새로 계속 만들어야 하며, 새로이 병력을 계속 충원해야 한다. 이렇게 재충전하는 능력을 상대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오래 버틸 수 있는 쪽이, 궁극적으로 전쟁에 승리한다. 1,2차 대전에서 독일과 일본이 패한 궁극적 원인은 바로 이것이다. 

20세기의 전쟁을 보면, 전쟁을 수행하는 와중에 무기의 기술이 빠른 속도로 개량되며, 이러한 기술의 우위가 승리를 가져온 결정적 요인이었다. 제1,2차 대전에서는 군함, 전투기, 핵무기가 그것이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드론이 전쟁중에 개량되거나 개발된 신무기이다. 신무기의 개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를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가이다. 무기와 인력을 새로이 생산하고 충원하는 속도가 전장에서 소모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전쟁에서 패할 수 밖에 없었다.  

전쟁이 시작되어야  그 나라와 그 군대의 실제 실력을 알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러시아가 강대국이라고 모두 생각했으나, 이러한 예상은 빗나갔다. 전쟁을 수행하면서 소모되는 것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이 생산하고, 충원하고, 적절히 자원을 배치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일이다. 이러한 모든 것은 효율적인 경제 시스템과 사회 구성원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사회가 부패로 썩어 있고 국민들 사이에 이견이 조정되지 않으면,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진 것이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같이, 전쟁 발발 전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게 된다. 

21세기의 강국인 미국과 중국은 경제력, 군사력, 이념, 등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어느쪽이 승리할지 장담할 수 없다. 전쟁 초기의 전투에서는 미국이 이기겠지만, 대량으로 물건을 생산하는 능력에서 중국이 훨씬 앞서기 때문에,  장기 소모전에서 미국이 승리하리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시간이 가면서 중국이 미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중국은 권위주의 체제로서 치명적인 약점이 있으며, 미국은 정치적인 양극화로 불안정하다. 미국은 과거와 같은 우방국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큰 충돌없이 평화적으로 패권이 이전된 경우는 거의 없다. 19세기말 20세기 초반에 영국에서 미국으로 세계의 패권이 이전된 경우가 아마도 유일한 예외일 것이다. 영국과 미국간에는 특별한 연대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건국 이후 이래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두 나라간에 본격적인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예 없었다. 미국은 영국과 피를 나눈 후계자로서 암묵적으로 서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고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는 백인들의 언어 공동체의 연대감이 미국과 영국 사이에 존재한다. 

저자는 주로 1차, 2차 세계대전을 연구한 학자로 보인다. 흔히 "강대국" 이라고 하는 나라들이 실제 전쟁에서는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쟁의 전개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계획대로 전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왜 전쟁을 벌이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으며, 전쟁의 결과를 전쟁의 원인과 연결시키는 논의는 전혀하지 않는다. 그런데 진짜 강대국이라면, 자신과 상대의 힘을 잘 가려서 전쟁에 참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질 전쟁에 억지로 끌려들어간다면, 사실 그런 나라는 강대국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물론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강대국이지만, 베트남전쟁에서 졌기 때문에, 강대국이라고 반드시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라는 그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