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403)
미국 사정 (22)
세계의 창 (25)
잡동사니 (26)
과일나무 (285)
배나무 (44)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아마존'에 해당되는 글 1건
2020. 4. 17. 18:04

Brad Stone. 2013. The Everything Store: Jeff Bezos and the Age of Amazon. Back Bay Books.

블룸버그 비즈니스에서 기자 생활을 한 저자가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를 중심으로 하여 아마존의 성장 과정을 서술한 책이다.  아마존은 인터넷 브라우저가 일반에게 보급된 해인 1994년에 창업했다. 베조스는 뉴욕의 금융회사에서 일하다가 인터넷의 가능성에 눈뜨게 되고 인터넷 망을 통한 비즈니스를 하기로 결심하고 회사를 그만둔다. 온라인으로 판매할 아이템을 찾다 서적을 취급하기로 결정한다. 서적은 중간도매상이 있어 제조업자를 일일이 상대할 필요가 없고, 표준화된 아이템이므로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데 거부감이 적으며, 오프라인 책방이 갖지 못한 온라인숍만의 장점인 long-tail item 즉 소수만이 찾는 아이템도 제공할 수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의 예상은 적중하여 시애틀의 집 차고에서 시작한 비즈니스는 감당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제프 베조스는 어렸을 때 매우 똑똑하여 영재교육을 받았으며 엄청난 성취동기와 추진력을 가진 아이로 성장한다. 이러한 성격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그의 생부는 덴마크계 이민자로 그가 아기일 때 그의 어머니와 헤어진후 다시는 만나지 않았으며, 그의 양부는 쿠바계 이민자로 베이조스에게 잘 대해주었다. 그는 어머니의 정성 덕분에 텍사스의 소도시에서 성장하여 프린스턴 대학에 진학하고 뉴욕의 금융계에서 일하게 된다.

서적 온라인 사업을 시작한 이래 취급하는 물량이 급속도로 늘면서 베조스는 물론 그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모두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서 일해야 했다. 베이조스는 똑똑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사람을 선별하여 고용하는 데 많은 정성을 쏟지만, 베이조스의 무서운 추진력과 경쟁적인 성격 때문에 중도에 그만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베조스의 집중력, 추진력, 판단력에 감복하고 사업의 성장 속도에 도취하여 유능한 사람들이 계속 모여든다.

서적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사업은 월마트와 같은 소매 유통업과 달리 고객 개개인의 여러 주문을 조합하여 배송해야 하는 특이한 사업모델이다. 마치 부품을 조립하여 완성품을 만드는 일과 유사하다. 처음에는 고객의 주문에 대응하여 도매상에 주문하고 이것을 받아서 고객에게 배송하는 단순 중개업으로 출발하였지만, 취급 물량이 늘면서 자신의 재고를 두고 판매하는 사업으로 발전하였다. 문제는 책의 가지수가 많고 연말에 주문이 일시에 몰리기 때문에 고객 개개인의 주문을 제한된 시간 내에 소화하는 것이 매우 복잡하다는 사실이다. 네바다에 건립한 거대한 배송창고에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주문을 예측하여 재고를 관리하고 배송 업무를 효율화하는데 엄청난 노력을 쏟았다.

서적에서 CD와 DVD 로 사업을 확장하였으며, 이어서 장난감, 가전제품, 신발, 의류 등으로 차례차례 취급하는 상품 범주을 넓혀 나간다. 아마존이 온라인 쇼핑계에 진입한 다른 경쟁자를 물릴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물류 배송의 효율성과 추천 시스템을 들 수있다. 고객이 일년에 70불만 내면 배송을 무료로 해주는 프라임 시스템은 충성 고객을 늘리는 엄청난 성공을 불러온다. 소비자에게 업계 최저의 가격을 보장하는 가격제도 역시 경쟁자를 물리치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한다. 아마존 회사 내부에서 컴퓨터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구축한 웹 서비스 시스템은 일반인들이 저렴한 가격에 컴퓨터 기능을 임대하여 사용하는 아마존 웹서비스 AWS로 발전하여 큰 성공을 거둔다. 애플의 아이파드와 아이튠을 이용한 음악스트리밍 시장을 벤치 마킹하여, 아마존의 킨들로 디지탈 서적을 판매하는 사업 역시 출판사와 저자의 엄청난 반발을 물리치고 성공한다. 아마존이 상대적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한 분야는 음악 스트리밍 사업에서 애플을 따라가지 못한 것과 비디오 스트리밍 사업에서 넷플릭스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식료품 유통사업은 아마존이 근래에 진출한 분야로 월마트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마존의 온라인 유통채널은 기존에 오프라인으로 존재하던 분야에 새로이 진입하여 시장을 빼앗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오프라인 책방이 망했으며, CD와 DVD 매장이 사라졌으며, 장난감 전문점이 사라졌다. 대규모 물량을 앞세워 업계 최저가 보장 정책을 밀어 붙이면서 중간 도매상이나 소규모 매장은 설자리를 잃었다. 아마존은 극도로 내부 비용을 절감하는 정책을 펴고, 마진을 최소로 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비효율적인 요소를 철저하게 도려내는 노력을 지속함으로서 경쟁자가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다. 이러한 정책은 냉혹하게 경쟁자를 몰아내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소비자에게 편익이 집중되도록 하여 소비자의 만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아마존의 소비자 중심주의는 온라인 시장 규모를 키웠으며 매출을 급속도로 증가시킴으로서, 비록 창업이래 한해도 수익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투자자의 각광을 받아 큰 어려움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베조스가 사내외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한 사업 중 하나인 마켓플레이스 프로그램은 그의 냉정한 효율 지상주의를 반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아마존이 재고를 비축하면서 판매하는 아이템에 더하여 외부 사업자가 아마존의 플랫폼에서 자신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플랫폼 중계료로 매출의 7퍼센트 정도를 뗀다. 주로는 중고 서적이나 물품이 새로운 상품과 함께 판매 목록에 나란히 제시되어 고객으로 하여금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아마존이 업계 최저 가격제 정책을 추진하므로 아마존이 재고를 비축하여 판매하는 것과 동일한 신품을 외부 사업자가 판매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때로 아마존이 제시하는 가격보다 외부 사업자가 제시하는 가격이 더 낮은 경우가 발생하면, 아마존의 구매 담당자는 이 가격에 맞추기 위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아마존이 재고를 비축하지 않은 많은 다양한 상품들을 외부 사업자가 취급하므로서 아마존이 고객에게 제시하는 상품의 다양성을 크게 높인다. 아마존은 외부사업자가 취급하는 상품의 소비자 호응도를 관찰하다가 잘 팔리는 아이템이 나타나면 재고를 비축하여 직접 판매한다. 외부 사업자는 아마존의 플랫폼의 이점을 이용하여 쉽게 장사를 수 있지만, 잘 팔리게 되면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상품 개발 능력을 빼앗기게 된다.

제프 베조스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효율을 높임으로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안주하여 기득권을 누리던 시장 지배자를 뒤흔들고 파괴하는 것은 선이라는 철학으로 자신과 종업원을 설득한다. 이러한 신념하에 경쟁자를 무자비하게 몰아붙여 결국 항복하게 하는 전략은 많은 사람들의 원성을 사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변화에 대한 개방성과 철저하고 냉혹하고 영민한 판단이 전에는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업계 최고의 위치를 만들어 낸 것이다. 온라인 쇼핑,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디지털 북 시장은 제프 베조스가 만든 것이다. 이것에 대한 오리지널 아이디어는 그가 만든 것이 아니지만, 이것을 실제 사업으로 성사시키고 소비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있도록 한 것은 그의 공적이다. 마치 스티브 잡스가 기존에 있던 아이디어를 모아서 스마트폰을 만들고 사업으로 성공시켰듯이.

그는 인터넷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혜안이 있었으며, 다른 사람에 앞서서 사업을 밀어붙였기 때문에 그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의 엄청난 추진력과 냉정한 판단에 부응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말한다. 아마존이란 직장은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렵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베조스는 잘 못하는 부하에게는 단도직입적으로 철저하게 몰아붙이는 성미였다. 직원의 성과를 수치로 냉정하게 평가하여 하위 성과자를 내보내는 인사관리 시스템은 직원을 항시 불안한 긴장속에 있도록 한다. 창조적 파괴를 하는 선구자에게는 사람들과의 화합보다는 일을 추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제프 베이조스와 스티브잡스의 유사점을 발견한다.

이 책은 저자의 엄청난 조사작업이 뒷받침 되어 만들어졌기에 내용이 풍부하다. 사업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상세히 묘사하고 군더더기 수식도 덧붙이기에 장황한 면도 있다. 그럼에도 아마존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면서 부닥치는 문제와 도전들을 구체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제프 베조스와 아마존을 경쟁자를 무자비하게 절벽으로 몰아붙이는 괴물로 느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파괴적 혁신 creative innovation 을 하는 진정한 시대의 개척자라는 인상을 받는다. 이런 사람들이 성공할 수있기에 미국이 강한 것이리라. 한국이나 유럽에서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상생을 주문받고, 파괴적 혁신을 중단하라는 기존 업계의 정치적 압력에 시달리다 결국 시들었을 것이다. 아마존은 출판계의 반발을 무시하고 작가가 온라인을 통해 직접 출판하는 시장을 열었다. 비록 사업으로는 아직까지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연 것이다.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