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iel Levitin. 2014. The Organized Mind; thinking straight in the age of information overload. Dutton. 383 pages.
저자는 뇌과학자이며, 이 책은 조직적으로 사고하고 생활하는 방법을 뇌과학의 연구에 기초해서 설명한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은 정보 과부하 상태에서 살고 있다. TV, 이메일, SNS, 유튜브, 인터넷 검색, 등의 경로를 통해 매일 엄청난 규모의 정보에 사람들의 의식이 노출된다. 쇼핑을 가서도 단일 품목에 대해 선택지가 매우 많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들을 비교하여 선택하는 과정에서 뇌의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이러한 정보들은 우리의 주의력과 기억력 및 뇌의 정보 처리 능력을 조금씩 갉아먹기 때문에, 사람들의 뇌는 지쳐 있다. 현대인은 정말 중요한 주제에 뇌의 능력을 집중적으로 쓰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근래에 사람들은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모드, multi-tasking mode, 속에서 살아간다. 뇌과학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없다.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 우리 뇌는 한가지 일에 조금 에너지를 쓰고, 다른 일로 이전하여 또 조금 에너지를 쓰고, 다시 다른 일로 이전하는 일을 반복한다. 우리의 뇌는 이렇게 일과 일 사이에 의식을 이전할 때마다 뇌의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멀티태스킹 모드에서는 어느 한가지 일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며 쉽게 뇌가 지친다. 한가지 일에 집중하고, 그 일이 끝나면 다른 일로 이전하는 방식 mono-tasking mode 으로 일해야만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뇌는 여러가지 생각을 동시에 담고 있으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정보를 외부 수단에 기탁하는 것이 enteralize, 우리 뇌의 부하를 줄이고 중요한 일을 위해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길이다. 우리의 뇌는 일단 입력된 정보는 의식의 수면 위 혹은 아래에서 머물면서 뇌의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을 때에는 의식에 그 정보가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정보를 불러내서 뇌가 처리하도록 하기 위해서, 현재 사용하지 않는 많은 정보를 외부에 기탁하고 필요할 때만 불러오도록 해야 한다. 정보를 외부에 기탁하는 방법으로는, 종이에 메모하기, 비서나 다른 사람에게 넘기기, 꼭 필요한 시점에 뇌가 필요한 정보를 상기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기, 등이 있다. 5분 이내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은 바로 처리하여 머리를 비우는 것도 유용하다. 성공한 사람들은 당장 해야 할 일에 뇌의 에너지를 온전히 집중하도록 하여, 최고의 뇌 효율성을 거두면서 일한다.
뇌는 두가지 모드로 작동한다; '실행 모드' executive mode 와, '이완 모드' day-dreaming mode. 이완 모드가 기본 상태 default 이며, 실행모드가 끝나면 이완 모드로 복귀한다. 실행모드는 특정 주제에 의식을 집중하여 focused 정보를 처리하는 모드인 반면, 이완 모드는 특정한 주제에 의식이 투사되지 않고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상태이다. 이완 모드일 때, 전에는 연관되어 있지 않던 정보의 조각이 연결되며, 창의적인 생각,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떠오른다. 뇌에 과도하게 많은 다양한 정보가 입력되면, 이완모드에 들어가기 어렵다. 뇌는 휴식을 취할 때 이완 모드에 들어가기 때문에,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행 모드의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해야 한다. 휴가를 가고, 쉬는 시간을 갖고, 등으로, 실행 모드로부터 의식을 벗어나게 해야만, 뇌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수리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정보의 가치를 구분하고, 중요성과 가능성을 비교 분석해야만 가장 효과적인 정보 처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베이지안 이론 Basian theory 에 입각해서 사고할 것을 제안한다. 기초 확율 base 을 먼저 정하고, 추가적인 정보를 이것에 차례로 더하면서, 조금씩 진실에 근접하게 확율을 다듬는 것이 최선의 정보 처리 방법이다.
인터넷의 시대에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보의 가치를 평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정보 출처의 권위, 다양한 정보의 상호간 비교,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정보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가짜 혹은 외곡된 정보를 진실된 정보와 구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러한 기술은 학교 교육에서부터 단련되어야 한다.
이 책은 저자의 뇌과학 연구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지나치게 다양한 주제를 다루느라 촛점이 흐려졌다. 집안을 조직하고, 사회관계를 조직하고, 시간을 조직하고, 비즈니스를 조직하고, 의료 정보를 조직하는 등, 일상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다. 뒤로 갈수록 연구 결과에 근거한 논의는 줄어들고, 자기 개발서의 냄세가 난다. 그가 언급하는 많은 정보 조직과 뇌의 효율적 사용 방법을 적용하여 살아 왔음을 느낀다. 그가 언급하는 많은 지적들은 상식과 생활의 지혜에 속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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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ar Hidalgo. 2016. Why Information grows: The Evolution of order, from atoms to economies. Basic Books. 181 pages.
저자는 MIT 대학의 Media Lab 교수이며 경제학자로, 정보이론을 적용하여 인간의 행위와 경제 현상을 설명한다.
우주는 에너지, 물질, 정보라는 세가지 요소로 만들어져 있다. 물질은 에너지를 이용하여 질서 혹은 정보를 만들어 낸다. 평형 상태로 부터 벗어날 때 out of equilibrium 정보가 만들어진다. 정보 혹은 질서는 항시 정보가 소실되는, 혹은 무질서로 돌아가려는 경향, 즉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우주의 대부분은 높은 엔트로피의 평형 상태에 있는 반면, 지구는 우주에서 예외적으로 정보 즉 질서가 높은, 평형에서 벗어난 지역이다.
정보를 증가시키려면, 시간이 흐르면서 정보가 소실되는 자연의 힘을 거슬러야 한다. 정보의 증가란 질서의 증가, 복잡성의 증가를 의미한다. 고체 상태로 만들어 이것에 정보 혹은 질서를 체화 embeded 시킴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정보가 소실하는 자연의 힘을 막는다. 물질이 스스로 계산하는 compute 능력을 가질 때 정보를 만들어 낸다. 생명체란 계산하는 능력을 가진, 질서를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우리의 세포는 끊임없이 정보를 처리 process 한다. 생명체가 죽는다는 것은 계산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질서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상실하고, 우주의 무질서, 즉 정보가 없는 상태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생명 활동이란, 이러한 자연의 힘에 거슬러서, 질서를 계속 유지하고 새로이 만들어 내는 활동이다.
인간이란 끊임없이 계산하는, 즉 정보를 처리하는 물질이다. 인간은 계산하여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낸 새로운 정보의 뭉치는 바로 인간이 만들어낸 물건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물건에 인간이 생성한 정보가 체화 embeded 되어 있다. 인간은 이렇게 만들어낸 물건, 즉 정보의 뭉치를 이용하여 더 복잡한 즉 더 많은 양의 정보를 담은 물질을 만들어 낸다. 인간은 머리속에서 상상한 것을 구체화시켜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 물건, 즉 새로운 정보의 뭉치를 창조한다. 인간의 경제활동이란 정보를 증가시키는 활동,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활동, 이렇게 만드는 정보를 물건에 체화시키는 행위이다.
정보는 물건에 체화되기도 하지만, 또한 인간의 지식과 기술 knowledge and knowhow 로 체화된다. 그런데 한 개인이 담을 수 있는 정보의 양에는 제한이 있다. 한 개인이 담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양의 지식과 기술은 사람들의 네트워크, 즉 사회 네트워크를 통해 집합적으로 담는다. 회사란 여러 명이 분업으로, 즉 종류를 분담하여 다양한 많은 정보를 담은 집합체이다. 회사는 한 개인이 담을 수 있는 양보다 많은 양의 정보, 즉 복잡한 정보를 담을 수 있다. 개별 회사의 조직으로 담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양의 정보, 매우 복잡한 정보는 시장기구 등의 사회 네트워크를 통해 담는다.
한 개인이 담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동일하지 않다. 지식과 기술 수준이 높은 사람은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으며, 따라서 더 많은 양, 더 복잡한 정보 처리를 하고 새로 만들어 낼 수있다. 사람들 사이에 신뢰의 수준이 높으면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데 드는 거래 비용이 적은 반면, 사람들 사이에 신뢰의 수준이 낮으면 사회 네트워크 내의 거래 비용이 많이 든다. 거래 비용이 적은 사회 네트워크는 새로운 정보를 만드는 데에서 훨씬 더 효율적이다. 즉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것, 즉 매우 복잡한 정보를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적은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즉 단순한 정보를 처리하여 체화시킨 물건은 많은 나라에서 만들 수 있다. 반면 많은 양의 정보, 즉 복잡한 정보 처리를 통하여 체화시킨 물건은 소수의 나라에서만 만들 수 있다. 많은 양의 정보, 복잡한 정보 처리는 한 개인의 수준을 넘어서며, 회사 단위의 정보, 혹은 그보다 더 큰 범위인 산업 생태계 단위의 정보 담지력을 요구한다. 매우 복잡한 정보 처리는 단순히 한 개인 혹은 한 회사를 이식한다고 하여도 수행할 수 없다.
우주는 엔트로피가 계속 높아지는 방향인데, 우리 인간은 이러한 자연의 힘에 거슬러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려고 한다. 이를 위하여 회사를 만들고,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사회 체계를 만들어 냈다. 경제 발전이란 더 많은 정보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이 책은 '인간의 경제활동은 정보 생성이다'라는 명제를 통해, 인간 사회를 물리학 이론을 적용하여 설명하는 데 성공하였다. 논지는 간단하지만 통찰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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