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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14. 12:15

   미국 사회에서 지난 30년간 소득 불평등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근로자의 실질 임금은 정체하거나 하락하는 반면, 최상위 1%의 소득은 크게 증가하였다. 대기업 CEO의 연봉은 평균적인 근로자 임금의 수백 배에 달한다. 전 세계로부터 “아메리칸 드림”을 쫒아 미국으로 많은 이민자들이 모여 들었지만, 근래에는 미국이 유럽보다 신분 상승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http://www.nytimes.com/2012/10/14/opinion/sunday/the-self-destruction-of-the-1-percent.html?hp&_r=0

 The Self-Destruction of the 1 Percent

By CHRYSTIA FREELAND




   미국은 폐쇄적인 사회로 치닫고 있다. 저소득층의 자식이 상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상류층은 자식에게 자신의 지위를 물려주기가 과거보다 수월하다. 부자는 중류층보다 세금을 적게 낸다. 기업의 인수 합병을 통해 경제력이 소수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엄청난 정치자금을 무기로 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공화당 후보인 미트 롬니나 뉴욕 시장인 블룸버그의 예에서 보듯이 거부들이 자신의 돈으로 대중의 여론을 조작하여 권력을 획득하려 한다. 미국의 선거는 어느 후보가 더 많은 돈을 모았는가에 좌우된다. 선거가 다가오면 엄청난 광고비를 써서 TV에 상대를 비방하고 자신을 칭찬하는 광고전을 벌인다. 이러한 광고에서 제시하는 정보는 거짓말과 과장의 범벅으로 시청자의 냉정한 판단을 흐려 놓는다. 여론을 주도하는 미디어 자체가 영리를 추구하는 대기업으로 돈 있는 사람의 편이므로, 사회 구성원 전체를 위해서보다는 대기업과 부자를 위한 나팔수 역할을 한다.

   대기업은 공정한 경쟁을 두려워한다. 시장에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약자를 부당하게 억압하는 것은 물론, 대기업들 서로 간에 결탁하여 경쟁을 제한하려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경쟁자가 출현하는 것을 막으려고 시장의 규칙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꾸어 놓는다. 설사 실패한다고 해도 자신이 피해를 보지 않게끔 교묘하게 처리한다. 세금으로 충당하는 엄청난 공적자금은 이들에게 돌아가며, 정부의 다양한 보조금의 수혜자 역시 이들이다. 

  부자들은 자신의 자식들에게만 특별한 교육을 시켜 우월한 지위를 획득하게 한다. 아래 계층과 접촉하거나 그들과 동일한 수준에서 경쟁하는 상황을 피한다. 미국 부자들이 자식을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과 한국의 부자들이 자식을 외국인 학교에 보내는 것은 동일한 맥락이다. 부자의 자식들은 부모의 사업을 물려받거나,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땅집고 헤엄치는 장사를 하거나, 해외 브랜드의 독점 수입을 통해 쉬운 돈벌이를 택한다. 그들은 공정한 경쟁이 무엇인지 체험해 본 적이 없다. 

   이렇게 경쟁이 제한되고, 계층 이동이 차단되고, 부가 집중되고, 불평등이 높아지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사이에 적대 관계가 깊어지고, 갈등이 높아지고, 폭력충돌이 빈발할 것이다. 범죄가 높아지고, 안전을 확보하는 데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열심히 살려는 동기를 상실하고, 인재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공급되지 않고, 생산성이 떨어지고, 결국 그 사회는 몰락한다. 첨부한 기사에서 과거에 베네치아가 그러한 길을 걸었다고 지적한다.

   미국 사회의 불평등 수준이 매우 높음에도 그럭저럭 버텨온 것은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 이념이 강한 설득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이 거짓으로 밝혀진다면 사람들은 더이상 미국을 매력적인 이민지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경향이 계속된다면 미국에 인재가 모여들지 않을 것이다. 소수의 엘리트가 승자독식의 게임을 통해 엄청난 부를 획득한다고 하여도, 그 사회가 안전하지 않다면 다른 사회로 옮겨갈 것이다. 미국 밖으로부터 인재가 모여들지 않는다면 세계의 창의를 주도하는 미국의 지위 또한 무너질 것이다. 미래의 스티브 잡스나 버락 오바마는 미국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