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d Stone. 2017. The Upstarts: Uber, Airbnb, and the battle for the new silicon valley. Back Bay Books. 347 pages.
저자는 블룸버그 뉴스의 기자로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기존 업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어떻게 성장했을까에 관해 서술한다. 택시와 숙박업계는 규제가 심하고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이다. 이 두 회사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대표적 성공사례이다. 자신의 차를 남고 공유하는 것과 집에 비는 방을 관광객에게 제공한다는 유사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2010년을 전후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하여 크게 성공했다. 모르는 사람을 자신의 차에 태우거나 집에 묵게하는 것은 이들의 사업이 성공하기 전에는 낯선 아이디어였다.
우버Uber와 리프트Lyft는 2008년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GPS 위치추적이 가능해지면서 사업의 가능성이 열렸다. 차를 함께 사용하는 것, 스마트폰으로 차를 부르는 것, 지도 상에서 위치를 추적하는 것 등의 기술과 아이디어는 이미 다른 회사들이 개발하였다. 우버는 샌프랜시스코에서 기사 딸린 고급 승용차(리무진)를 스마트폰으로 부르는(우버 블랙이라고 후에 이름붙임) 사업을 2010년에 출범하여 샌프란시스코에서 제법 크게 성공하였다. 리프트의 전신인 짐라이드Zimride 는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카풀링을 중개하는 서비스를 2008년에 시작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플랫폼을 통해서 일반인이 자신의 승용차로 고객을 운송하는 서비스는 리프트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먼저 시작하였으며, 우버가 바로 뒤이어 뛰어들었다.
일반인이 자신의 승용차로 고객을 운송하도록 하는 플랫폼 사업을 이들이 시작하자 지역 택시 업계의 반발이 엄청났으며, 택시 업계의 반발에 부응해 정부 또한 이들의 사업을 금지하려 하였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시장과 규제기관장이 파괴적 기술혁신에 대해 호의적이고 기존 택시업계의 보수적 변화 거부 태도에 부정적이었던 덕분에, 결국 우버의 사업은 기존의 택시와는 다른 업종으로 정의되면서 'Transportation networking companies' 라는 새로운 범주로 허가를 획득하였다.
우버의 공유 운송 플랫폼 사업이 다른 도시에서도 샌프란시스코에서 같이 쉬운 합법화의 길을 걷지는 않았다. 뉴욕시에서는 드블라시오 시장이 택시 업계에 대해 동정적이었으며, 시의 규제기관이 우버의 법을 무시하는 공격적 행태에 부정적이어서 마지못해 제한적으로만 허가를 내주었다. 이러한 허가를 얻기위해 우버는 시민들의 정치적 압력을 동원하였다.
에어비앤비의 사업 역시 순탄한 길을 걷지 못했다. 호텔 허가 없이 숙박업을 하는 것에 대해 호텔 업계는 물론 지역 주민의 반발 또한 매우 컸다. 에어비앤비의 사업이 확대되면서 이 플랫폼을 악용해 본격적으로 숙박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들에 대해 주민의 반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 역시 순수한 동기에서 자신의 집을 빌려주는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덕분에 제한적이나마 합법화가 이루어졌다.
두 회사 모두 인터넷 덕분에 유휴 자산과 노동력을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공유 중개 플랫폼이 기술적, 경제적으로 가능하게 되면서 성공하였다. 공유 플랫폼을 통해 부업의 기회를 얻고, 이를 통해 편리하고 저렴한 서비스를 누리게 된 소비자가 늘면서 지금까지 관련 산업을 지배하던 규제의 틀을 깨는 것이 가능했다. 기존 산업은 높은 규제의 틀 속에서 높은 진입장벽을 치고 있었으므로,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이러한 체제를 완전히 무시하는 서비스를 선보였을 때, 기존 업자들은 불공정 거래라고 반발하고, 안전을 구실삼아 격렬하게 반대했다. 정치권은 처음에는 업자의 편이 었지만, 시민의 요구가 높아졌 때 변화를 수용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가져온 서비스가 기존 업자의 서비스보다 편리하고 저렴했기에 결국 그들에게 유리하게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이 책은 실리콘 밸리 업계를 오랫동안 취재한 기자의 경험이 밴 심층 탐사기사의 성격이다. 중요한 맥락을 놓치지 않고 잘 취재했으며, 이야기의 흐름을 무리없이 전개하였다. 회사의 성장을 피상적으로 잡다하게 기술하기보다는, 이들의 사업이 어떻게 기존 업계의 규제를 극복했을까라는 특정 주제에 촛점을 맞추었기에 더 흥미있다. 그러나 분석적이기보다는 사건과 인터뷰 중심의 서술이라,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드는 '왜 그렇게 되었을까'하는 의문에 대해 심층적 설명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기업관련 책으로 이만하면 매우 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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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un Sundararajan. 2017(2016). The Sharing Economy: the end of employment and the rise of crowd-based capitalism. MIT Press. 205 pages.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가 공유경제의 이론적 배경을 서술한 개론서. 공유경제의 사례는 2000년대에 들어 인터넷 기반의 중계 플랫폼이 속속 사업을 개시하면서 서서히 확대되었다. Airbnb, Couchsurfing, Lyft, Uber, BlaBlaCar, Getaround, Kikstarter, Kiva, TaskRabbit, Etsy, 등의 사례가 소개된다. 숙박, 운송, 금융, 개인 서비스, 소매 유통, 등의 영역에서 공유경제의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공유경제가 발생하는 원인을 설명하며, 후반부에서는 공유경제가 미치는 사회경제적 영향을 서술한다.
공유경제는 시장경제의 속성과 선물 교환의 속성을 함께 가진다. 순수하게 시장적 원리, 즉 가격기구와 이윤 창출 목적만으로는 공유경제 사례를 설명할 수 없다. 비경제적 공동체적 관계 맺기가 공유 경제의 거래에 포함되어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상품과 서비스가 디지탈화 되면서 공유경제가 가능해졌다. 디지탈화된 서비스는 재화를 소유하는 대신 함께 사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인터넷은 분권화된 개인들간 거래(peer-to-peer transaction)을 수월하게 한다. 음악파일을 공유하는 Nepster가 대표적인 예이다. 인터넷 상에서 구축되는 평판과 공동체를 통해 거래의 필수요소인 신뢰가 형성될 수있다.
거래의 비용이 클수록 조직 내에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인 반면, 거래의 비용이 작을수록 시장이 효율성을 발휘한다. 경제학의 고전적인 markets vs. hierarchy의 문제이다. 디지탈 기술은 거래의 비용을 줄이기때문에, 조직 내에서보다 시장을 통한 조달을 효율적이게 만든다. 시장에서 거래를 통해 조달하는 것의 비용을 고려할 때,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가 클 수록, 일상적인 활용도가 낮을수록, 특정 상황에 특화된 정도가 적을수록, 운송비용이 적게 먹힐수록, 공유 플랫폼 사업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과 자동차가 이러한 조건을 가장 잘 만족시키기에 Airbnb나 Lyft, Uber 등이 공유경제를 가장 잘 구현하고 있다.
공유경제 사례는 유휴 재화와 서비스의 활용도를 높임으로서 경제 전체의 총생산을 증대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기존의 GDP 추계 방식으로는 포착하기 어렵다. 공유 플랫폼은 시장에서 제공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다양성을 높인다. 공유 플랫폼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못했을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가 거래의 대상이 되었다. 공유 플랫폼은 대기업이 아닌 일반인도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에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서 경제 기회의 민주화를 촉진시킨다.
기존의 산업생산 체제에 적용되는 규제를 공유경제 거래에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예컨대 호텔 사업에 적용하는 엄격한 품질과 안전 규제를 소규모의 민박인 Airbnb에 적용하는 것은 많은 Airbnb 공급자의 선의의 참여를 막는 결과를 초래한다. 규제는 거래에 필요한 신뢰를 제공하며 거래의 안정성을 높이나, 규제의 문턱이 높으면 거래를 어렵게 만든다. 경제 제도와 브랜드가 전통적으로 신뢰를 만들어 내는 장치인데, 인터넷은 참여자들간 상호 평가와 감시를 통해 자발적 규제 생태계를 만들어 낸다. 인터넷 상에서 부정 행위를 하면 그의 평판이 낮아지고 참여가 제한되는 결과를 가져오기에 사람들은 올바르게 행동하려는 동기를 품게 된다.
공유 플랫폼을 통해 일을 구하는 주문형 서비스(on-demand service) 혹은 gig economy 에서 일하는 사람은 피고용 노동자인가 혹은 자유 계약의 프리랜서인가 하는 문제는, 2013년 우버의 노동자가 우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쟁점화되었다. 일의 과정을 누가 통제하는지, 일에 관해 누가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지, 일의 도구는 누가 마련하는지, 일의 기간은 어떻게 되는지, 보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의료보험이나 기타 수당이 있는지, 일과 관련된 훈련이나 교육을 제공하는지, 등의 판별 척도를 적용하는데, 경우에 따라 적용 기준이 다르다. 분명한 것은 산업생산 체제에 적용하는 기준을 공유 플랫폼 거래에 적용하려하면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제삼의 노동자 기준과 이들을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예컨대 의료보험이나 실업보험 등 노동자를 보호하는 장치가 어디에서 일하냐에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보장되며, 경력과 개인적 데이터를 개인 각자가 관리하면서 플랫폼간에 이전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공유플랫폼 노동자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긍정적 성격의 노동인가 혹은 정규직의 부담을 피하고 저임금으로 노동을 갈취하는 착취적 고용 형태인가. 공유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저자와 같은 사람들은 전자의 편에 서있는 반면, 로버트 라이시 등의 경제학자들은 후자의 편에 서있다. 공유플랫폼 노동자 중 일부는 거의 전업으로 매달리며 장시간을 노동하면서 생계 임금에 못미치는 소득을 얻기는 하지만, 이는 일부이다. 공유 경제에 참여하는 대다수는 별도의 전업이 있고 공유 플랫폼 노동에는 일부 시간만을 쓰며, 소득의 일부를 보충하고, 공동체적 관계를 맺는 동기도 있으므로 공유경제 노동자를 피고용 노동자로 규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저자는 공유플랫폼 사업이 앞으로 더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며, 이러한 플랫폼에 참여하면서 기업가 (entrepreneurial) 훈련을 하여 기업가로 성장하는 기회가 넓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현재는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벤쳐 자본의 투자를 받아 공유 플랫폼 사업을 하기 때문에 참여자가 아닌 자본가에게 책임을 지는 구조이다. 그러나 노동자소유기업제도(ESOP)와 유사하게 플랫폼 참여자가 공유경제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태가 등장할 것을 기대한다. 데이터를 통해 우량한 참여자만 걸러지고 불량한 참여자는 도태되는 데이터 다원주의(Data Darwinism) 경향이 확대될 것이다.
이 책은 공유경제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그런지 논의에 체계가 부족하고 나열식으로 제시되며 분석의 깊이가 얕다. 충분한 객관적 근거 없이 저자 개인의 인상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서술을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럼에도 공유경제와 관련하여 학술적 논의를 시작하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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